![]() |
연합뉴스 |
충청 출신인 그는 이 대통령을 최 측근에서 보좌하면서 민심 전달은 물론 국정에 깊게 조언할 수 있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대선과정에서 충청권 대표 공약으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대전 과학수도 조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은 급반전됐다.
이 대통령의 PK 대표 공약이었던 해수부 부산 이전을 집권 초부터 강력히 밀어붙이면서 행정수도 완성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전남에선 이 대통령이 신설키로 한 기후에너지부를 유치하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무분별한 '부처 쪼개기'로 국정 비효율이 커질 것이란 걱정도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야권에선 대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을 우주항공청이 있는 경남 사천으로 이전하자는 법률을 발의하면서 충청권을 자극하고 있다.
충청권의 미래성장 동력 양대 축인 세종시 행정수도와 대전 과학수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충청권에선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역할론을 바라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9일 세종에서 가진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긴급회동에서 "충남 출신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충청권에 있는 기관들을 다른 곳으로 분산하는 것을 좌시하는 것은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지역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 방향으로 현명하게 대응하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강 실장은 충남 아산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여당 중진 출신으로 6·3 대선 직후 이 대통령에 전격 발탁되면서 용산에 합류했다.
장관급인 이 자리는 국정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 업무를 총괄, 조율하는 위치다. 해수부 이전 업무를 경제성장수석실 산하 해양수산비서관이 담당하는 점을 감안할 때 강 실장이 움직일 공간이 있어 보인다.
충청권에선 해수부 이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지역민심을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메신저'가 돼 달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국회에 대한 정무적인 기능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직접 국회를 찾아 여야와 소통하거나 본인 직속인 정무수석을 활용해 협치의 물꼬를 얼마든지 열 수 있다는 데 이견은 없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국회에 제출한 항우연·천문연 경남 사천 이전법과 관련해 강 실장이 적극적인 대야설득으로 '과학수도 대전'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충청권은 바라고 있다.
강 실장이 직접 해수부 이전 논란이나 항우연 천문연 사천이전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다만, 그는 대통령실 비서실장 발탁 이후 지역주민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아산과 충남의 목소리가 중앙의 목소리가 되는 시대를 만들자고 한 다짐은 그대로다"며 충청 정치인으로서 소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