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민생회복지원금이 왜?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민생회복지원금이 왜?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5-06-23 17:41
  • 신문게재 2025-06-24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재석 소설가
김재석 소설가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국민주권정부'란 이름으로 가게 문을 열고 정상영업을 시작했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느낌은 아니어도 일단 첫 메뉴를 내놓았다. '내란종식과 민생안정', 이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는 3대 특검과 전 국민 대상 민생회복지원금인 소비 쿠폰 지급이다. 여기에 코로나와 경기불황의 여파로 빚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의 빚탕감도 일부 재료로 들어간다.

맛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국민 세금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편다며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일부 극우 성향의 단체에서는 우리는 더 이상 포퓰리즘의 소비자가 아니라면서 소비 쿠폰 거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성실하게 빚을 갚고 있는 이들과 형평성을 논하고 세금을 더 많이 내는 이들이 민생회복지원금에서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다는 볼멘소리도 한다. 타당한 말이기도 하고 아이러니한 말이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타당하다는 뜻은 이번 대선에서도 느꼈듯이 내란 사태로 치러지는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와 진보의 세가 여전히 반반이라는 것과 국민의힘은 대선에서는 패했지만 여전히 자신들을 지지하는 세력이 건재함을 믿고 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밀리면 지는 거야.'하는 심정으로 이재명 정부를 포퓰리즘 정권으로 몰아가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일부 국민의 입장에서는 과연 민생회복지원금을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게 맞냐는 아이러니함에 있다. 소상공인을 포함한 민생경제가 파탄이 난 배경에는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지만 정치를 파탄 낸 내란세력과 그에 동조한 극우세력도 한몫했다. 보편적인 보수는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 헐벗은 국민을 먹여살려야겠다는 박정희식 정치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런 보수의 정서를 악용하여 사회통합은 내팽개치고, 편가르기를 주도하고 오직 사익에만 몰두한 집단에게도 국민지원금을 '줘?'하는 응어리진 마음이 있다. 오히려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게 마땅한 것 아니냐, 하고 말이다. 이번 메뉴에 들어간 3대 특검이 얼마나 치명적인 맛을 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벌써 시작부터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파일이 여럿 등장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얼마나 진실을 은폐하려고 했는지 짐작이 간다.

결국 '내란종식과 민생안정' 메뉴는 각 개별적 재료의 맛이 아니라 아우르는 맛이다. 요즘 '음식에 킥이 있다.'는 표현이 광고에서 자주 나온다. 강한 맛이나 특별한 요소가 있어 먹는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것을 말한다. 3대 특검이 그런 킥한 맛을 내면서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민생회복지원금이 경제 기력을 회복하는 마중물이 되어 국민이 배를 치면서 '이제 살 것 같다.'는 눈물 날 소리를 한 번 했으면 한다.

이재명 정부의 첫 메뉴가 모든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집으로 등극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국민통합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고, 3대 특검으로 죄값을 치르는 입장에서는 정치보복이라고 맞설 것이다. 파스칼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들이 진실을 깨닫게 되는 것은 이성뿐만 아니라 감정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그 어떤 흑백을 가리는 논리적인 공방보다도 국민은 메뉴를 대하는 요리사의 진실한 자세와 국민을 제대로 먹여살리겠다는 경영철학이 살아있는 메뉴 하나하나에 더 큰 감동을 받는다. 이재명 정부가 그런 감동을 준다면 백 마디 말보다 그게 진실이 되고 문정성시를 이루는 맛집이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진푸르지오3차 입주민, 투기꾼 탓에 추가 분담금 위기 맞자 '어깨띠' 매고 거리로
  2. 타임월드 매각 검토에 둔산 상권 촉각…백화점 유지 변수
  3. 대전 한전 전력연구원 ESS 화재…배터리팩 28개 전소
  4. 행정수도 온통대전 충청 밥상머리 민심 관통 전망
  5. 최재근 일자리진흥원장과 전용석 대전신보재단 이사장 각각 임명
  1. 대전시 지역 첫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AX 클러스터' 시정동력 탄력
  2. 허태정 "트램 흔들림 없이 추진" 정상 추진의지 밝혀
  3. 중부권 최대 민속놀이 대축제…제36회 충남도지사배 민속대제전 성료
  4. 석 달 파행 끝낼까…대덕구의회 21일 의장단 선출
  5. 충남 천안·아산 7개 산업단지, 반도체 후공정 특화단지 지정

헤드라인 뉴스


충남 3선 국회의원 지낸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사의

충남 3선 국회의원 지낸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사의

충남 아산시을 지역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21일 사의를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오늘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2025년 이재명 정부 초대 비서실장에 임명된 지 1년 4개월 여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수차례 말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이 종합적으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

저축성예금 50조원 목전 둔 대전... 은행권 예금 금리 경쟁에 더 오를까
저축성예금 50조원 목전 둔 대전... 은행권 예금 금리 경쟁에 더 오를까

주요 시중은행이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며 금융소비자 모시기에 나서면서 50조 원을 목전에 둔 대전 예금은행 저축성예금 수신 잔액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이 수신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정기예금 금리를 3% 중반까지 올리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포인트 올렸다. 지난 14일 같은 상품 금리를 최고 0.6%포인트 올린 이후 일주일 만에 추가 인상이다. 이에 따라 1년 이상 2년 미만 만기 예금 금리는 연 3.4%에서 3.5%로 올..

충청권 AI활용 발전비전 전력공급 원활한 확보 시급… 화력발전 의존 장래에 불리
충청권 AI활용 발전비전 전력공급 원활한 확보 시급… 화력발전 의존 장래에 불리

충청권 지자체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방산·바이오·반도체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지만, 필요한 전력 확보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충청권은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데다 송전망과 무탄소 전원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향후 데이터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전력 공급에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충북이 AI를 활용한 성장전략에 집중하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전력공급이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한다’

  • 미리 보는 2026 지상군페스티벌…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실전 시현 미리 보는 2026 지상군페스티벌…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실전 시현

  • ‘풍요로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풍요로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 차례상 차리기 배우는 어린이들 차례상 차리기 배우는 어린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