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해수부 이전 불가피"… 공론 과정은 없다

  • 정치/행정
  • 세종

이재명 대통령 "해수부 이전 불가피"… 공론 과정은 없다

7월 4일 대전 찾아 충청 타운홀 미팅...세종시민과 충청 주민들의 이해 당부
서울과 인천, 세종, 부산 등 각 지역 입장차 설명..."다 가질 순 없다" 시각
해수부와 국민 대상, 공론 절차 생략..."정치는 토론이 기본"이란 발언에 역행

  • 승인 2025-07-06 10:36
  • 수정 2025-07-07 10:02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이재명1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홀에서 충청 타운홀 미팅을 갖고, '해수부 이전'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KTV 방송 영상 갈무리.
"대한민국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vs '다 가지려 한다'는 인식의 초점은 세종시 아닌 수도권을 향해야 합니다."

부산지역의 오랜 숙원인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놓고 국민적 평가가 이처럼 엇갈리고 있다.

전자의 입장은 부산지역 해운업계에 가깝고 부산시민들이 동조하고, 민주당이 사실상 당론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후자는 날벼락을 맞은 해수부 직원들부터 정부부처 다수의 공직자들, 충청권 주민들을 넘어 행정수도 완성과 수도권 과밀 해소를 염원하는 모든 국민에게 형성되고 있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십분 이해해볼 수 있는 대목은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 태동한 해양수산부는 김대중~박근혜 정부까지 부산 이전을 염원하는 해당 지역 목소리에 지속 직면해왔다.



결국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년 서울과 중간 지점인 정부세종청사까지 남하했으나 부산 해운업계의 갈망은 멈추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북극항로 개척에 대한 국가적 대응 논리를 토대로 이 의제를 다시 끄집어냈고, 취임 직후 '연말까지 이전'을 공언하며 속도전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4일 대전컨벤션홀에서 충청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국가 기관 이전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약속된 대로 해야 한다. (그럼에도)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는 문제는 대전과 세종 충청권 주민들께서 이해를 해주셨으면 한다. 다 가지면 좋죠. 충청권이 행정수도 이전의 혜택을 보는 거잖습니까"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의 상반된 입장에 대한 이해도 구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은 많이 가졌으니까 이 정도는 내놔도 되지'란 인식도 여러분의 생각이다. '서울시민들이나 수도권 국민들 입장에선 그거 왜 충청도로 보내는데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라는 예를 들며, "충청민 입장이 전혀 부당한 생각은 아니다. 한번 결정했으니까 무조건 다른 곳으로 보내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에 부산시민 입장에선 우리가 충청권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본다면, 해수부 1개 옮기자는 것을 안된다고 하면 그쪽은 더 섭섭하지 않을까요"란 말로 역지사지를 제안했다.

이어 "해수부가 세종에 있어 100 정도라면, 부산에선 1000 정도의 혜택이 있다. 부산은 관련 중앙행정기관이 1개도 없으니까"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본다면, 그런 점들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제가 인천 지역구 사람인데, 왜 인천으로 오지 않냐는 요구가 있고 저는 인천시민들에게 이해해달라고 하고 있다. 해수부 이전 문제는 (다시 한번) 이해를 부탁드린다. 부산으로선 사활이 걸린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북극항로 개척과 항만업 육성, 부산의 특수한 침체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해수부 이전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나 효율성 따져보면, 세종보다 부산에 있는게 국가적 입장에선 훨씬 효율이 크다. 이해를 구하고 비판받더라도 해야 할 일은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대전·세종 충청에 엄청 손해보게 하지 않겠다. 필요한 정책들은 하겠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당부했다.

KakaoTalk_20250702_155925519
해수부 노조는 정부청사 앞 도로에 현수막을 걸고, "일방적 해양수산부 이전 결사 반대! 행정 효율과 타당성 검토 없는 졸속 이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이번 호소가 해수부 등 정부부처 공직자들, 그리고 행정수도의 정상 건설을 염원하는 국민들을 완전히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극 항로 개척과 항만업 육성 등은 헤드쿼터(해수부)가 아닌 외청 등의 다른 기관 신설로 가능한 영역이고, "다 가지려 한다"의 지적의 화살은 충청권이 아닌 수도권으로 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5극 3특'이란 큰 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전반적으로 다듬고 해수부 이전을 얘기해도 늦지 않으나 강행에 가까운 시도에도 여전히 반감이 크다.

이날 "정치는 토론이 기본인데, 이 부분이 없어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유리해진다. 이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국민들이 공통적 의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국가적 의제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란 이 대통령의 발언과도 배치되는 결정으로 다가온다. 행안부와 과기부가 세종시로 이전할 때 '공청회'라도 진행한 모습과도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공론화 과정이 없다 보니, 국민들은 202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지역 승리'를 위한 포석이자 '정략적 접근'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실제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지역에서 '이재명 열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밀양시 홍보대사, 활동 저조 논란
  2. [2025 국감] "출연연 이직 대책 마련 시급… 연봉보단 정년 문제"
  3. 대전에서 날아오른 한화 이글스…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성공
  4. [2025 국감] IITP 매점 특혜? 과기연전 노조 "최수진 의원 허위사실, 규탄"
  5.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는 오늘도 '만원 관중'
  1. [2025 국감] 대전경찰 전세사기·관계성 범죄대응 집중…"교재폭력 대처 메뉴얼 부재"지적
  2.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3. 7-1로 PO 주도권 챙긴 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진출 성공할까
  4. 박경호 "내년 지선, 앞장서 뛸 것"…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도전장
  5. 조수연 "이제는 변화와 혁신 필요"…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도전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2년 연속 200만 명이 다녀간 대전시 '0시 축제' 운영 재정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과 보수야당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뜨겁게 격돌했다.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민간 기부금까지 동원 우회 재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자발적 기부일 뿐 강요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여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에 따르면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만 124억 7000만 원,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 국민의힘은 29%를 기록했다. 이어 개혁신당 4%, 조국혁신당 2%, 진보당 1%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4%에 달했다. 전국 평균으론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기본소득당 0.2%, 사회민주당 0.1%, 무당층 25%로 조사됐다. 충청권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