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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성중학교 권세진·이태희가 아시아롤러선수권에서 금·은메달을 획득했다. |
지난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제천시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롤러스케이팅선수권대회. 이 대회에 대한민국 주니어 국가대표로 출전한 두 학생은, 여자 주니어 P5,000m 경기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권세진은 대한민국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고, 이태희도 은메달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진 3,000m 계주에서도 권세진은 은메달을 추가하며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실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 영광의 뒤에는 상상도 못 할 환경이 있었다. 단성중학교에는 정식 롤러 트랙도 없다. 학생들은 비포장 도로나 좁은 공간에서 훈련을 이어가야 했다. 폭염 속 땀을 쏟고, 겨울이면 얼어붙은 길에서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도, 두 학생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함께 꿈을 꾸는 동료와, 지치지 않는 열정, 그리고 뒤에서 묵묵히 지지해 준 지도자와 마을 공동체가 있었다.
단성중 롤러부는 이미 지난 5월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2개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 대회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열악한 시골 학교에서도,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어도, 진심을 다해 달리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헌신과 꿈, 그리고 그 꿈을 응원한 단성중학교와 지역사회. 이 작은 학교가 만들어낸 기적은, 지금도 누군가의 가슴 속에 조용히 불을 지피고 있다.
“단성중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양=이정학 기자 hak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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