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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7월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10%포인트 낮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며 "미국은 관세를 부과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5% 관세는 앞서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EU)과 합의한 관세율과 같은 수준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가 15%로 결정됐으며 반도체 등은 품목별 부과가 예고됐다.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향후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예고가 있다면서도 미국이 어떤 품목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최혜국 대우' 조항을 협정문에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상호관세가 15%로 낮아지면서 대전·세종·충남 수출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지역에선 반도체가 전체 수출품목 중 가장 비중이 높다. 대전·세종·충남 2025년 2분기 수출 중에선 직접회로반도체(109억 5600만 달러)와 평판디스플레이(20억 9300만 달러) 등 전자부품이 135억 8100만원으로 전체 수출의 56.3%를 차지한다. 전산기록매체 수출도 17억 7500만 달러로 비중이 크다. 높은 비중은 곧 미국 수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대 미국 최대 수출 품목인 전산기록매체는 2025년 2분기 기준 1년 전보다 5% 증가했으며, 집적회로반도체도 67.9%나 상승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도체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명시된 덕에 이 같은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지역 업계의 관측이다. 더욱이 직접회로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전산기록매체 등 반도체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충남의 경우 탄력이 가속화될 수 있다. 충남의 2025년 2분기 수출액이 전국에서 경기 다음으로 가장 높은 228억 3700만 달러로 높은 만큼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
주춤했던 자동차 부품도 수출이 되살아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5년 2분기 자동자부품 수출은 추가관세 25%가 5월 3일부터 시행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7%가 감소했는데, 관세가 15%로 낮아짐에 따라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호관세 타결로 지역 최대 수출 품목에 대한 호조세가 기대된다"면서도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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