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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 인근에 쌓여 있는 부속토 사진 |
충남 서산시에서 한여름 날씨에 악취 민원이 폭증하면서 주민 불만과 불편이 심화 되고 있다.
지난 7월말께부터 죽성동에서 시작된 악취는 석남동, 예천동을 거쳐 서산시청 일대까지 확산됐으며, 시내 전역에서 냄새가 감지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 악취까지 겹치자, 시민들은 "무더운 폭염의 날씨에도 창문조차 열 수 없다"며 불편함과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서산을 찾은 관광객들 역시 악취 민원에 불편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대형 마트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악취 집중 민원 지역으로 지목됐다.
서산시는 지난 7월 30일경 민원 접수에 따라 제보가 있었던 죽성동 한 농가 창고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창고 내에는 부숙이 완료되지 않은 부숙토가 다량 보관돼 있었고, 이 일부가 악취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천동의 한 재활용 폐기물 업체를 둘러싼 악취 민원도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 규명이나 행정 조치는 미비한 상태다. 인근 주민 A씨는 "매년 여름마다 악취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철저한 원인 조사와 법적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해당 농가에 대해 부숙토 추가 반입 중단을 계도하고, 관련 내용을 관리 부서와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번 사태가 '예고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산시의회 환경특별위원회는 이미 칠전리, 마룡리 등지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부숙토 민원을 지적해 왔으며, 무허가 반입 및 부적정 처리 문제도 수차례 지적된 바 있으나, 시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의원은 "여름철은 외부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기인데, 서산지역의 냄새로 인한 불쾌감과 불편함으로 쾌적한 도시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간척지인 천수만 일대에서도 퇴비를 가장한 축산분뇨나 화학물질 혼합물이 무단 투기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 시민은 "천수만 주변에는 민가가 적은 점을 악용해 외지 차량들이 야간에 '괴물질'을 몰래 버리고 간다"며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산시는 현재 악취 원인과 경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반복되는 부숙토 민원과 불법 투기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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