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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지난달 10일 보령댐과 충남 부여 소재 석성정수장 현장을 점검하고 기후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보령댐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은 한국수자원공사 |
예고 없는 '물폭탄'으로 갈수록 재난대응이 힘들어지는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이하 수공)의 '디지털 물관리'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충청과 남부지방에 극한 호우가 내렸지만, 수공이 관리하는 전국 20개 다목적댐 중 수문을 개방한 댐은 남강댐·보령댐 단 2곳이었다. 많은 비가 집중된 충청·남부권의 용담댐·대청댐·주암댐·합천댐·밀양댐을 비롯해 18개의 다목적댐은 많은 비에도 댐으로 유입되는 물을 수문 방류 없이 전량 저류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던 것은 홍수기(6월 21일∼9월 20일)가 오기 전, 올해 홍수기 기상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댐의 설계 당시 홍수조절용량(21.8억㎥)의 3배가 넘는 68.4억㎥의 물그릇을 미리 확보했기 때문이다.
수공은 수십 년 전 건설된 댐이 시시각각 돌변하는 최근의 기후변화 영향을 감당할 수 있도록 예견하고 조치했다. 20개 다목적댐은 지난달 20일 오전 6시 기준 52억㎥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예년과 다른 수준의 복합재난이 올 것을 대비해 다목적댐의 물그릇을 충분히 확보하고 디지털트윈 등 선제적 대응에 집중했고, 이를 기반으로 이번 집중호우에도 댐에 홍수를 최대한 저류하며 안정적으로 수위를 관리할 수 있었다.
수공은 5월 15일부터 본사 물관리 종합상황실을 주축으로 전국 33개 댐 운영부서가 상시 비상대응체계에 본격 돌입했다. 이번 호우가 시작된 16일부터는 전국 109개 부서가 비상 대응했다. 댐 방류 검토 등의 대응이 필요할 경우 디지털트윈 물관리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 기상청의 최대·중간·최소 댐 유역별 강우량을 포함한 8가지 예측강우량과 현 방류량·최대 발전방류량·하류하천 설계홍수를 고려한 방류량 등 6가지 댐 방류량을 동시에 고려해 총 48개의 댐 운영 시나리오를 일제 도출하고 댐 운영 및 하천 하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응했다. 의사결정 과정이 한결 수월해졌다. 또한 댐 방류에 따른 경보방송 실시 여부를 디지털트윈으로 모니터링하며 오작동에 따른 사고 방지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기후위기로 예측을 벗어나는 극한 상황에 대비해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고, 데이터 기반의 신속하고 정밀한 의사결정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유관기관과 협력을 실시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홍수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대응 체계를 견고히 운영해 국민 안전을 지켜 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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