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상류 녹색 알갱이 둥둥…무더위에 녹조는 확산중

  • 사회/교육
  • 환경/교통

대청호 상류 녹색 알갱이 둥둥…무더위에 녹조는 확산중

서화천·부소담악·취수탑에서 채수해 관찰
상류 두 곳 이물질 많고 취수탑 인근 줄어

  • 승인 2025-08-24 17:37
  • 신문게재 2025-08-25 2면
  • 이승찬 기자이승찬 기자
111
대청호 상류의 서화천이 녹조에 뒤덮힌 가운데 이승찬 수습기자가 물을 떠서 녹조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사진=임병안 기자)
대청호 문의·회남에 조류경보가 한 단계 더 악화된 경계 발령에 이후 대청호 추동 수역에서도 관심 단계가 발령되며, 조류발생을 매주 조사하는 대청호 3개 수역에서 모두 녹조가 번식하고 있다. 22일 중도일보는 대청호를 방문해 호수 내 서로 다른 세 지점에서 컵으로 물을 채수한 뒤, 물에 담긴 녹조의 양과 탁도를 비교했다. 먼저 대청호에서 가장 상류이면서 지방하천인 서화천이 있는 옥천군 추소리를 찾았다. 서화천은 대청호 수위가 78m에 이를 때 흐름을 멈추고 정체되는 곳으로, 여름철 녹조가 가장 먼저 증식하고 계절상 가장 늦게까지남아 있는 곳이다. 이날 하천에 도착했을 때 빛깔은 푸른 빛은 온데간데없었고, 온통 초록색으로 물든 정도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녹조 제거용 선박이 점심시간 정박한 상태로 녹조를 응축하고 찌꺼기를 담은 포대에서는 돼지축사와 유사한 악취가 풍겼다. 서화천에서 첫 번째 물을 채수해 눈으로 확인해보니 녹색 이물질이 다수 관찰됐다.

2-4
이승찬 기자가 부소담악물을 채수해 녹조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 (사진=임병안기자)
채수를 마친 후 추소리 마을회관에서 이곳에서 오래 거주한 주민들을 만났다. 추소리에서 70년을 거주한 90대 여성은 "지자체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녹조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며 "녹조현상이 대청댐이 생긴 이후 물이 흐르지 않아 고이게 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전인 1980년 이전에는 이 물로 먹고, 빨래하고, 씻으며 살아왔다"고 전하며 지금의 서화천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두 번째로 채수한 곳은 군북면에 위치한 부소담악 인근이다. 이곳도 서화천과 마찬가지로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있어 녹조 현상이 나타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물을 유리병에 담아 살펴본 결과, 앞서 서화천처럼 이곳 역시 물속에는 녹조에서 발생한 초록색 입자들이 떠다녔으며, 이물질로 가득했다.

비교사진
대청호 상류의 옥천군 추소리 서화천부터 추동취수탑 앞(왼쪽에서 세번째)까지 순서대로 물을 떠서 수도꼭지의 상수도(가장 오른쪽)와 녹조와 탁도를 각각 비교해봤다.  (사진=임병안 기자)
서화천과 부소담악을 거쳐 이보다 하류인 추동 취수탑으로 이동했다. 시민들이 마시는 물을 취수하는 곳으로 녹조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수면에 수초가 자랄 수 있도록 수초섬이 마련되어 있다. 취수탑 수초섬이 보이는 지점에서 물을 채수해보니, 앞의 서화천·부소담악보다 맑았지만 녹조 입자가 눈에 보일 정도로 드문드문 관찰됐다. 세 지점에서 호를 살펴본 결과, 대청호 전반에 녹조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비교에서 부소담악 부근의 물에서 녹조 입자가 가장 많이 관찰됐고, 그다음이 서화천, 취수탑 인근 순으로 나타났다.



대청호 전반에 나타난 녹조 현상은 수질이 점점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자체에서 방제장비 투입, 조류차단막 설치, 오·폐수처리시설 부적정 운영 등 노력하고 있지만,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관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병안 기자·이승찬 수습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기 프리미엄버스 P9603번 운행개시
  2. [기획] 의정부시, 우리동네 정책로드맵 ‘장암동편’
  3.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4. 화성시, 거점도시 도약 ‘2040년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
  5.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1.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2.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3. 코레일, 겨울철 한파.폭설 대비 안전대책 본격 가동
  4. "르네상스 완성도 높인다"… 대전 동구,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5.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헤드라인 뉴스


갑천에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갑천에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대전 유성구파크골프협회가 맹꽁이와 삵이 서식하는 갑천 하천변에서 사전 허가 없이 골프장 조성 공사를 강행하다 경찰에 고발당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나무를 심으려 굴착기를 동원해 임의로 천변을 파내는 중에 경찰이 출동해 공사가 중단됐는데, 협회에서는 이곳이 근린친수구역으로 사전 하천점용허가가 없어도 되고 불법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24일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와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유성구 탑립동 용신교 일대의 갑천변에서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굴착기가 땅을 헤집는 공사가 이뤄졌다. 대덕테크노밸리에서 대덕구 상서동으로 넘어..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폐업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대출 증가와 폐업률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이들을 위한 금융 리스크 관리와 맞춤형 정책 지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대전지역 자영업 현황 및 잠재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대전지역 자영업자 수는 15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 다른 광역시와 달리 대전의 자영업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취업자 수 대비 자영업자가 차..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속보>=세종시 도시재생사업을 총괄 운영할 '컨트롤타워'가 내년 상반기 내 설립될 예정이다. 국비 지원 중단 등 재정난 속 17개 주민 거점시설에 대한 관리·운영 부실 문제를 지적한 중도일보 보도에 후속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도일보 11월 19일자 4면 보도> 세종시는 24일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주민 거점시설 운영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본보는 10년 차 세종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광역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현장지원센터 5곳이 폐쇄한 작금의 현실을 고발하며, 1000억 원에 달하는 혈세 투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

  •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