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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상류의 서화천이 녹조에 뒤덮힌 가운데 이승찬 수습기자가 물을 떠서 녹조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사진=임병안 기자) |
대청호 문의·회남에 조류경보가 한 단계 더 악화된 경계 발령에 이후 대청호 추동 수역에서도 관심 단계가 발령되며, 조류발생을 매주 조사하는 대청호 3개 수역에서 모두 녹조가 번식하고 있다. 22일 중도일보는 대청호를 방문해 호수 내 서로 다른 세 지점에서 컵으로 물을 채수한 뒤, 물에 담긴 녹조의 양과 탁도를 비교했다. 먼저 대청호에서 가장 상류이면서 지방하천인 서화천이 있는 옥천군 추소리를 찾았다. 서화천은 대청호 수위가 78m에 이를 때 흐름을 멈추고 정체되는 곳으로, 여름철 녹조가 가장 먼저 증식하고 계절상 가장 늦게까지남아 있는 곳이다. 이날 하천에 도착했을 때 빛깔은 푸른 빛은 온데간데없었고, 온통 초록색으로 물든 정도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녹조 제거용 선박이 점심시간 정박한 상태로 녹조를 응축하고 찌꺼기를 담은 포대에서는 돼지축사와 유사한 악취가 풍겼다. 서화천에서 첫 번째 물을 채수해 눈으로 확인해보니 녹색 이물질이 다수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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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찬 기자가 부소담악물을 채수해 녹조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 (사진=임병안기자) |
채수를 마친 후 추소리 마을회관에서 이곳에서 오래 거주한 주민들을 만났다. 추소리에서 70년을 거주한 90대 여성은 "지자체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녹조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며 "녹조현상이 대청댐이 생긴 이후 물이 흐르지 않아 고이게 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전인 1980년 이전에는 이 물로 먹고, 빨래하고, 씻으며 살아왔다"고 전하며 지금의 서화천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두 번째로 채수한 곳은 군북면에 위치한 부소담악 인근이다. 이곳도 서화천과 마찬가지로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있어 녹조 현상이 나타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물을 유리병에 담아 살펴본 결과, 앞서 서화천처럼 이곳 역시 물속에는 녹조에서 발생한 초록색 입자들이 떠다녔으며, 이물질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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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상류의 옥천군 추소리 서화천부터 추동취수탑 앞(왼쪽에서 세번째)까지 순서대로 물을 떠서 수도꼭지의 상수도(가장 오른쪽)와 녹조와 탁도를 각각 비교해봤다. (사진=임병안 기자) |
서화천과 부소담악을 거쳐 이보다 하류인 추동 취수탑으로 이동했다. 시민들이 마시는 물을 취수하는 곳으로 녹조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수면에 수초가 자랄 수 있도록 수초섬이 마련되어 있다. 취수탑 수초섬이 보이는 지점에서 물을 채수해보니, 앞의 서화천·부소담악보다 맑았지만 녹조 입자가 눈에 보일 정도로 드문드문 관찰됐다. 세 지점에서 호를 살펴본 결과, 대청호 전반에 녹조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비교에서 부소담악 부근의 물에서 녹조 입자가 가장 많이 관찰됐고, 그다음이 서화천, 취수탑 인근 순으로 나타났다.
대청호 전반에 나타난 녹조 현상은 수질이 점점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자체에서 방제장비 투입, 조류차단막 설치, 오·폐수처리시설 부적정 운영 등 노력하고 있지만,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관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병안 기자·이승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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