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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용 교수 |
이제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히 건물이나 인프라에 머물지 않는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지역의 정체성, 지속가능한 미래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학술적 포럼을 넘어 "지역과 함께 하는 대전 도시건축포럼"을 주제로, 도시와 건축,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열린 광장이 되었다.
총 8개 세션에서 ▲글로벌 학제간 지역재생 교류 ▲도시건축 인문학 ▲지역 정체성과 도시건축 ▲도시 안전과 CPTED ▲건강한 삶과 도시 ▲지역재생과 경제 ▲지역사회 환경개선 ▲스마트건설·시공품질·안전 등을 주제로 다양한 발표와 토론, 참여 체험 등이 이루어졌다.
특히 이번 포럼은 지·산·학 협업의 플랫폼 모델로서 대학(학문)·지자체(행정)·기업(산업)·시민(지역사회)이 상호 연결되는 구조를 보여주었다. 대학은 지식과 인재를 공급하고, 지자체는 정책과 제도로 기반을 마련하며, 산업은 기술과 자본을 제공하고, 시민사회는 생활과 문화로 참여한다. 각 주체가 서로의 빈틈을 메우며 협력하는 과정에서 도시재생과 지역혁신을 지속시킬 원동력이 형성된다.
여기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대학의 역할이다. 대학은 단순히 학문 연구의 공간을 넘어, 미래세대를 키우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지식 기반 협업형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교육과 연구 성과를 정책과 산업, 시민사회와 연결하는 통로가 될 때, 대학은 지역혁신의 동력으로 기능한다. 이번 포럼은 대학이 가진 협업의 플랫폼 역량이 지자체의 정책, 산업의 기술, 시민사회의 참여와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축제를 만들어내는 선도적 모델임을 보여주었다.
도시건축은 삶의 품격과 신뢰를 담아야 한다. 도시와 건축은 단순히 공간을 메우는 구조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자, 일상과 공동체가 숨 쉬는 무대이다. 따라서 건축의 목적은 효율적인 기능이나 경제적 가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삶의 품격과 사회적 신뢰를 담보할 때 비로소 건축은 제 역할을 한다.
삶의 품격과 신뢰가 결여된 도시건축은 결국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반대로 이를 확보한 도시건축은 시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인재와 투자를 끌어들이며,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 건축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인문학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도시건축은 기능과 경제성을 넘어 사람과 공동체를 품고 신뢰를 형성할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와 건축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자산이자, 삶의 품격을 지탱하는 사회적 기반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결국 도시는 철근과 콘크리트가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로 세워진다. 도시건축이 삶의 품격과 신뢰를 담아낼 때, 지속가능하고 품격 있는 도시의 미래가 열린다. 이번 대전라이즈 포럼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도시와 건축을 통해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의 삶과 세대를 이어가는 플랫폼"으로 지역대학이 앞장서 지·산·학 협업을 통해 만들어가야 할 미래도시 전략의 방향타일 것이다. 이번 행사는 대학이 지역혁신의 엔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출발점이며, RISE 체계의 모범 사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김규용 충남대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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