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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학 의원<제공=진주시의회> |
정 의원은 기록적 폭우로 남강댐 유입량이 초당 1만7000t까지 치솟아 계획홍수위 30㎝ 아래까지 올라갔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방류량 조절 여부에 따라 상류 산청과 하류 진주·사천 주민의 운명이 갈리는 긴박한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방류를 늘리면 하류 침수 위험이 커지고, 줄이면 상류 저지대가 위협받는 딜레마에 직면했다"며, 이번 사태가 남강댐 다목적 운영체계의 근본적 모순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해법으로 ▲상·하류 지자체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참여하는 통합 협의체 구성 ▲농업용수와 홍수조절은 남강댐이, 상수원은 별도 전용댐이 담당하는 기능 분리 ▲남강댐 준설을 통한 담수량 확대와 준설토 활용 ▲진주시 건설·하천 전담부서 신설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단기적 처방을 넘어선 구조적 재점검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후위기 시대의 집중호우는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반복되는데, 여전히 댐 하나에 농업·상수·치수를 억지로 통합하는 체계는 위험을 증폭시킨다.
남강댐이 가진 '다목적' 장점은 평시에는 효율적이지만, 재난 시에는 기능이 충돌하며 오히려 모든 지역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점이 드러난 것.
또한 상수 전용댐 신설은 장기적 관점에서 타당하지만, 국가적 재정과 환경적 부담이 뒤따른다.
지역 차원 제안이 국가 차원 정책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비용 대비 효과와 사회적 합의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단순히 준설과 신설만으로 기후위기의 변수를 제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보다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정 의원의 발언은 지역민의 불안을 대변했지만, 동시에 댐 하나에 의존한 취약한 수자원 정책이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는지를 묻는 경고이기도 했다.
남강댐은 지금도 거대한 물줄기를 막아내고 있지만, 그 벽 뒤에 쌓여가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대비 없는 시간과 미뤄온 결정이 쌓여 언젠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 또한 함께 커지고 있다.
진주=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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