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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현 의원<제공=진주시의회> |
당시 진주시는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진 기록적 폭우로 공공시설 137개소와 주택 50채, 농경지 306ha가 침수됐다.
대평면 549㎜, 수곡면 520㎜, 미천면 543.5㎜, 명석면 451.5㎜의 강우량이 쏟아지며 농경지와 농업시설 피해가 집중됐다.
8월 5일 기준 피해액은 공공시설 94억 원, 사유시설 116억 원으로 총 21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농업·임업 피해가 전체 사유시설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해 농촌 지역의 충격이 컸다.
전 의원은 현장 복구 활동에 직접 참여한 경험을 언급하며, "농민들의 허탈한 표정이 사전 예방의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대책으로 ▲노후 제방 보강과 하천 정비 ▲간이·소규모 배수펌프장 확충 ▲저류지 설치 등 배수 체계 강화 ▲마을 단위 자율방재 활동 확대 ▲영농 재개 비용과 긴급 생활안정 자금 지원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이 실행되려면 단순 복구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적 결단이 전제돼야 한다.
진주 농촌 하천은 구조적으로 협소하고 제방은 노후화돼 있어 반복적 침수에 취약하다.
하지만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복구비 지원에 치중하는 방식은 근본 해결을 지연시키고 피해의 악순환을 되풀이한다.
또한 보상 단가와 지원 체계가 현실과 괴리돼 있어 농민들은 피해를 보고도 충분한 회복의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다.
영농 재개에 필요한 자재와 비용을 직접 지원하지 않으면, 수해 이후의 농촌은 더 깊은 침체로 빠질 수 있다.
전 의원의 발언은 이번 호우 피해를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구조적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하천과 제방, 배수 체계가 그대로인 한, 농민의 삶은 언제든 다시 무너질 수 있다.
물은 지나갔지만 상처는 남아 있다.
사후 복구의 삽 대신 사전 예방의 설계도가 서야, 농촌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진주=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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