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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회장. 사진=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
이제 또 다른 도전의 해가 될 2025년이 연말에 다가서고 있다. 제 4대 박상혁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다시금 중책을 맡게 됐다. 3년 임기의 제 5대 회장에 재임명되면서다.
중도일보는 박상혁 회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보완할 부분, 앞으로 계획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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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종시 사랑의 온도탑은 몇도를 가리킬카. 사진=모금회 제공. |
-지난 3년 간 임기를 마친 소감은.
▲지난 시기를 돌아보면, 세종 사랑의열매 수장을 맡고 3년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2022년 9월 1일 제 4대 회장으로 취임하고 참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세상에 각자의 사연이 있고, 모두 다른 감동적인 나눔 철학이 있었기에 그 분들을 만날 때면 또 다른 감동을 받고 성장의 자양분을 받았다. 그 힘으로 제 5대 회장을 연임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선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사회복지기관 단체장들과 종사자를 만날 때면, 살기 좋은 나라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됐다.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체계적이고 촘촘한 돌봄과 안전한 일상을 지원하고 있는 일에 저도 미약하나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지난 시기 가장 어려웠거나 아쉬웠던 부분은.
▲ 어려웠던 부분은 우리나라 경제가 너무나 힘들어 기업들과 기부자들 또한 힘들었던 점이다. 이곳저곳을 방문하며 기부를 제안했지만 경기가 어려운 기업들 대표는 나를 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런 분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기부 제안보다는 "조금만 힘냅시다"란 격려의 인사를 드리며 열심히 응원했다. 이후 형편이 괜찮아진 기업 대표들은 바로 기부하겠다는 반가운 연락을 해왔다. 그럼에도 기업이 적은 세종지역 특성상 매년 모금 목표액이 증가할 때 마다 부담감은 상당히 높아졌다. 한 분, 한 분 만날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어려운 형편에도 따뜻한 손길을 내어준 마음에 감사하며 꼭 필요한 곳에 지원하다보니 막막하기만 했던 모금액이 채워지는 기적이 나타났다. 시민 모두 한마음이 되어 만들어주셨기에 가능한 저력으로 다가왔다.
-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 아무래도 나 자신의 변화인 것 같다. 이전에는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위한 기부 참여자였는데, 이제는 세종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선봉장이 됐다. 기업가 정신에서 사회복지 정신이 더욱 많이 함양된 것 같다. 이제는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함께 사회복지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데 노력하고 기쁨을 얻는다. 세종에 홍수가 발생하거나 여름철 폭염이 지속되면, '어려운 이웃들의 피해는 없을까', '지원할 재원을 어떻게 모을까'란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활동의 영향 때문인지 세종시 나눔지수가 전국 '최고'란 소식을 접했다. 2024 대한민국 나눔지수 도서 지표를 보면, 세종시 126.9 1위, 제주 112.6점 2위, 충북 105.5점 등으로 전국 최고의 실적을 받았다. 여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다는 것에 정말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2022년 9월 취임 이후 아너 소사이어티 고액기부자 회원이 △2022년 2명 △2023년 6명 △2024년 5명 등으로 회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이는 2024년 아너소사이어티 '최우수지회' 중앙회 감사패 영예로 이어졌다.
취임 전 5개소에 불가했던 나눔명문기업도 취임 후 13개소가 급증해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바가 있다. 모금액은 △2022년 개인 11.5억, 법인 26.4억 원, 기타 2억원 등 총 39.9억 원 △2023년 개인 16.8억 원, 법인 34.4억 원, 기타 1.4억 원 등 총 52.6억 원 △2024년 개인 23억, 법인 27.9억 원, 기타 1.5억 등 총 52.4억 원으로 점점 늘었다. .
개인과 법인, 어르신부터 어린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형편에 따라 십시일반 세종 시민 모두의 사랑의열매가 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지난 시기 지역 사회에 소개할 만한 미담 사례가 있다면.
▲세종모금회 회장을 맡으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많은 기부자를 만나는 것이다. 아름다운 미담사례를 접하다 보면, 정말 마음이 뭉클한 사연들도 많다.
전영민 유비티즌 대표는 사업 실패로 큰 빚을 지고 어려운 시기, 사랑의열매가 매월 보내준 10만 ~ 20만 원으로 큰 힘을 얻었다고 한다. 모든 것을 놓고 싶은 순간 사랑을 받으면서, 다시 일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금은 다시 사업을 일으켜 개인이 100만 원을 기부하는 나눔리더도 가입하고, 매년 마라톤 뛴 거리만큼 기부를 하고 있다.
이어 소정면의 한 익명 기부자는 사랑의열매 긴급지원으로 300만원을 지원받아 눈 수술을 급하게 했다. 위급한 순간 소중한 성금으로 한쪽 눈을 살려 지금까지도 행복하게 잘 사고 계신다. 익명의 기부자는 생활비를 아껴 2022년 6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2024년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그 결실을 다시 정리해보면.
▲2024년에는 연중 52억 원 목표에 52.4억 원(100.9%)을 달성했고, 희망2025나눔캠페인은 20.4억 원 목표에 30.19억 원을 모금해 148도를 달성했다. 희망캠페인 역대 최고 금액 기록인데, 과정에선 모금회 구성원 다수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어려웠다. 많은 어린이집에서 고사리 손으로 아이들이 성금을 모아주고, 용돈을 아끼며 이웃을 보듬은 어르신과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리고 사회복지 현장에서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보살피는 사회복지 관계자들, 세종시 공무원들을 비롯한 정부청사, 공공기관 등의 직원들이 급여의 일부를 기부했고, 자영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따뜻한 손길이 모아졌다.
이런 기운은 지난해 12월 말 애터미 도경희 부회장의 10억 원 쾌척으로 이어졌다. 결국 기적적으로 희망캠페인 모금달성을 한 뒤, 모두가 기뻐하며 행복을 나눈 기억이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다시 연임이란 중책을 맡게 됐다. 앞으로 포부는.
▲앞으로 3년 간 다시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았으니 이번에는 좀 더 지역사회의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쓰고 싶다. 제 4대 회장으로는 기업 및 법인 모금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앞으로는 지역사회에 자리잡은 정부세종청사와 공공기관 모금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정부세종청사와 공공기관의 지역사회 기부를 통한 나눔문화 확산을 통해 취약계층과 사회복지 기관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간다,면 세종에 거주하는 청사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으로 선순환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몇몇 정부세종청사는 임직원 성금, 산불, 호우피해 특별성금을 우리 세종사랑의열매를 통해 기부를 하고 있지만 모든 기관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어 점점 확대해 나가는 것이 우리 세종사랑의열매의 숙원사업이다.
-지역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가장 어려운 한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기부금에는 큰 고액 기부부터 매월 1천 원, 1만 원 정기 기부하는 풀뿌리 기부문화, 현물기부 등 다양한 기부 유형이 있다. 올해 역시 기업부터 중소자영업자, 물품 기부업체 등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가 좋아지길 마냥 기다릴 수 없다. 기부자들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콩 한쪽도 같이 나눠서 먹자고 제안을 드려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재원을 모아나가겠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2007년 태안 유류 유출사고'와 같은 위기의 순간마다 단합하며 함께 극복해 나가는 저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제위기도 우리 시민들이 함께 해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인식 전환의 필요성은.
▲기업 사회공헌 활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기업은 조금만 경기가 좋지 않으면 사회공헌 활동비를 제일 먼저 삭감한다. 사회공헌 활동비를 줄이면, 우리 지역 어려운 이웃들의 지원혜택이 줄어들어 소외감과 우울감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여름철 폭염, 산불과 호우피해, 명절 소외감 등 다양한 자연 및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취약계층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도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를 변화시켰고, 이웃을 보듬으면서 커다란 역할을 담당해 줬다. 그렇기에 감사한 마음이 정말 크고 많다. 제가 바라는 건 기업에서 형편껏 동참해주면 좋겠다. 금액에 관계없이 십시일반 기업에서 동참해준다면 이웃에게는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오늘을 살아낼 수 있게 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어려운 이웃들은 더욱 힘들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 기부참여를 양보하지 말고 솔선수범해 나눔을 실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정말 좋겠다.
-세종시 지역경제 활성화가 중요한 숙제로 부각된다. 무엇이 시급하다고 보나.
▲세종시에는 기업이 많지 않고 지역상권 이용률이 저조한 편이다. 임대료가 비싸고 이용률이 저조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더 크다.
우리 기부자들 중에 매월 3만 원 이상 정기기부에 참여하는 착한가게 중소자영업자들이 많은데 폐업을 하는 수도 적지 않은 편이다. 그만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크다는 이유를 반증한다. 그래서 우리 사무처는 나눔봉사단과 함께 회의 개최시 착한가게 이용, 착한가게 소비쿠폰 이용 등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소상공인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래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상권 이용에 시민 모두 동참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중앙회와 공조할 부분은 없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해 많은 일을 하고 있고 우리 또한 정부의 정책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 지자체에서 통합 의료돌봄 서비스 사업으로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지원 노력을 하고 있다. 민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재정적, 심리적, 정서적 돌봄이 필요한 이웃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에 세종 사랑의열매에서도 취약계층의 지원과 사회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안정된 일상 지원을 위해 중앙회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앞으로 정부의 복지정책 방향과 추진사업,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따라 시민들이 모아준 소중한 성금을 즉각 지원해 저소득층 대상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 했으면 좋겠다.
- 그동안 모은 소중한 성금은 지역사회에 어떻게 사용됐나.
▲2024년 연간 모금액 52.4억 원을 살펴보면, 현금 38.5억 원과 현물 13.9억 원으로 구분된다. 이를 △아동·청소년 14.6억 △노인 10.6억 △장애인 12.1억 △여성·다문화 3.2억 △위기가정 4.4억 △지역사회 15.3억 등으로 배분했다. 중앙회 지원금을 포함해 총 60.2억 원으로 나눴다.
이웃에게 긴급 생계비와 식료품 지원, 희망찬 내일을 위한 자립 지원사업, 무더운 여름 써큘레이터, 에어컨 지원, 추운 겨울 난방비와 혹한기 물품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전달했다.
2024년에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아동 등 이웃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 탑차 1대, 경차 2대, 승합차 10대 등 총 13대를 지원해 사회복지 기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병원 진료와 학습참여,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한 이동권을 지원받아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끝으로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나눔의 법칙에 7가지가 있다. 가진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나누는 사람이 성공하며, 나눔은 불평등을 극복하는 힘이란 키워드로 출발한다. 또 내 재산은 나만의 것이 아니고 나눔도 습관이 필요하며, 나눔은 되돌아오고 결국 나를 위한 것이란 의미가 담겨져 있다. 나눔은 '동정심'이 아닌 '응원'이다.
우리 세종시민들도 나눔은 '손해'가 아니라 '행복 투자'라 생각하고 많은 참여를 당부드리고 싶다. 금액에 상관없이 차 한잔을 나누고 국수 한 그릇을 나누는 마음으로 시민 모두가 이웃사랑에 동참하는 그래서 함께 웃으며 동행하는 그 날을 꿈꿔 본다.
대담=이희택 세종본부장·정리=이은지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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