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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명예기자 |
처음 만들다 보니 모양과 색을 요리조리 다르게 만들어 보다가 지금의 하늘하늘하고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코스모스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다. 만들고 난 후 바라보니 너무 가냘프고 단순한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후 여러 가지 꽃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에는 많은 꽃이 생겨났고 제일 마지막으로 만든 게 국화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국화는 가을 찬서리를 이겨내며 피는 꽃이라 하여 오상고절(傲霜孤節)의 꽃이라는 명칭이 따라다니게 되었다. 내가 어려서부터 가장 많이 본꽃이 코스모스였다.
내가 살던 시골집에서 조금만 나오면 먼지 풀풀 날리는 신작로(新作路) 길에 코스모스가 즐비하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 길을 따라가다가 좀 넓은 논둑 길에도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초등학교 정문까지 이어져 있었고. 철없이 꽃잎을 따는 놀이도 하고 마음에 드는 여학생 머리에 꽂아주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이 꽃은 멕시코 원산으로 세계에서 널리 관상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코스모스의 꽃말은 '소녀의 순정'인데 가을바람에 한들거리는 모습이 소녀가 수줍음을 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유래됐다고 한다. 코스모스의 이름은 '우주'를 뜻하는 영어 Cosmos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장식하다'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kosmos에서 유래된 것이란다. 수많은 작은 씨앗을 바람에 날려 보내 이듬해에는 주변에 제 세상으로 만드는 강한 번식력으로 보면 코스모스의 이름 유래처럼 '대지를 아름답게 꾸미는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코스모스의 우리말 이름은 '살살이 풀' 이다. 누군가가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꽃이 아름다워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최근 한 리서치 회사에서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가을 하면 무슨 노래가 생각나세요?'라고 질문을 했더니 바로 이 노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 1위를 차지했다는 기록도 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 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신이 처음으로 만든 아름다운 꽃 코스모스 꽃길을 걷고 싶다면 코스모스 축제가 열리는 곳을 찾아가야 한다. 해마다 구리한강공원, 파주, 경남 하동군 등 전국 지역에서는 자연과 계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을 코스모스 축제를 준비하고 손님을 기다린다.
대전에는 대덕구 장동 만남의 공원 일원에서 '장동계족산 코스모스축제'가 9월 26일부터 3일간 개최된다. 유별스러웠던 지난여름 더위를 견디고 가을을 선물하는 축제에서 한들한들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길을 걸으며 가을 향기와 낭만을 느끼고 싶다. 최호영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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