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2026 지방선거, 대전시장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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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2026 지방선거, 대전시장의 조건

안필용 CDS 정치아카데미 원장

  • 승인 2025-10-12 16:47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안피룡
안필용 원장
추석 연휴 기간 거리에는 명절 인사를 건네는 현수막이 도배되듯이 내걸렸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내걸다 보니 거리마다 공해 수준으로 넘쳐났다. 사실상 지방선거의 공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내란 정국 조사와 수습과정이 얼마나 국민적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구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지방선거를 통해 형성될 거버넌스가 중앙이슈에 묻혀 지역 담론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대전의 발전을 책임진다는 공약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선거를 보면 오랫동안 미뤄진 공약이나 현실성 없는 구호만 재탕될 뿐 대전이 직면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미리 대전의 위기와 기회를 점검하면 시민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전의 발전을 위해 어떤 리더십이 만들어져야 할까? 첫재, 대전이라는 도시 자체에 측면에서 보자. 이 부분을 강조하면 항상 등장하는 것이 개발이유다. 산업단지유치를 기본 아이템으로해서 과학을 접목하고 대규모 도시개발을 통해 대전을 부흥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대전은 국가산단 유치를 목표로 한 도전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대전이 어떤 경쟁력을 가졌고 어떤 약점을 가졌는지 고민 없이 산업단지 유치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예를 들면 대전은 전국 최하위 수준의 에너지 자립도를 가졌다. 향후 발전소가 없는 지역은 더 높은 전기세를 부담하도록 할 방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전은 더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는 전남의 풍력 에너지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RE100 에너지가 수출의 최대 이슈가 된다는 점에서 대전을 비롯한 중부권은 큰 약점을 가지게 된 것이다. 대전이라는 도시 자체가 갖는 이런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전과 인근 도시들의 연대를 필요로 한다. 5극3특의 지방시대 주제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둘째, 시민의 삶의 측면에 대한 것이다. 이 주제의 핵심은 교통, 복지, 의료, 교육에 관한 것이다. 시민들 개개인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교통문제에서 대전은 전국 최고의 자가용 운송 부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현실을 감안하면 공약은 도로를 만들고, 주차장을 넓히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항상 대중교통을 확대하는 공약이 우선한다. 이는 자가용 중심의 운송체계를 대중교통 중심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현실과 목표가 상충되는 정책의 균형점에 대한 논의는 한번도 없다. 도시철도 건설, 버스공영제와 같은 대중교통 확충과 도로 문제에 대해 타협점을 찾는 정책이 필요하다.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대전의 구조, 공공의료서비스의 부족문제, 동서간 교육격차, 지방인재의 수도권 유출, 청년이 떠나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도시의 거버넌스 문제이다. 사실 이 주제는 제도로서 민주주의가 시민들의 삶에 확고히 자리잡고 참여로 이어지고 있는지, 시민들의 권리가 보장받고 있는지 등에 관한 문제이다. 이 주제의 핵심은 시장이 어떤 철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겨울 혹독한 민주주의의 시련과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시장은 어떤 역할이 있었고, 어떤 것을 하지 않았는지를 평가하고, 시민들이 만든 빛의 혁명을 더 확장할 수 있는 제도화에 대한 요구를 누가 잘 담아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다른 한편으로 실질적 지방자치제도의 확립과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같은 주제들에서도 어떤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

이밖에도 세분하면 더 많은 주제들이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사람마다 무엇을 중심에 둘 것인지에 대한 선호가 다르다. 대전 전체의 발전보다 개인의 삶이 우선할 수도 있고, 시민참여가 우선할 수도 있다. 이런 주제들에 대해 토론을 제안하거나 미리 입장을 밝히는 후보를 본 적이 없다. 또 그렇게 흘러가면 대전은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당장 급하게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전략에서 대전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정치력은 어느 정도 발휘 할 수 있는지 제시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아직 보지 못했지만, 나타나리라 생각된다.

대체로 선거의 결과는 구도와 이슈로 결정되기 때문에 그 흐름에 편승하면 손쉽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후보들은 정책이 아니라 공천에만 목을 메는 경우가 많다. 대전시장은 그런 얄팍한 생각으로 얻어질 수 없다. 깨어있는 불침번처럼 대전시장의 조건을 잘 살펴 가장 훌륭한 후보를 찾아내야 대전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안필용 CDS 정치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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