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문민식 세종교육청진로교육원장 "소외 없는 진로교육, 꿈의 사다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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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초대석] 문민식 세종교육청진로교육원장 "소외 없는 진로교육, 꿈의 사다리로"

출범 3년차… '모두가 성장하는 맞춤형 진로지도'
진로교육·진학지도 모두 맡아… 초중고 연계 강점
11개 진로체험실 프로그램, 다양한 진로탐색 기회
"학업성취도 날로 개선… 개인의 잠재력 키워야"

  • 승인 2025-11-03 17:33
  • 수정 2025-11-03 17:34
  • 신문게재 2025-11-04 7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문민식 원장
문민식 세종시교육청진로교육원장이 미소를 띠고 있다. /사진=이은지 기자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꿈을 설계하도록 돕는 세종시교육청진로교육원. 올해로 출범 3년 차를 맞아 시교육청과 연계한 교육·진로·진학의 컨트롤타워로서 각 학교를 연결하는 '촘촘한 진로교육'을 펼치고 있다. '모두가 성장하는 맞춤형 진로지도'를 목표로 진로와 진학 두 축을 담당하며, 대학 진학률 개선 등 세종교육의 발전적 지표를 창출하고 있다. 문민식 진로교육원장을 만나 진로교육의 현황과 성과, 앞으로의 과제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진로교육원장에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났는데, 간단한 소회와 함께 기관 소개를 해달라.

▲진로교육원이 올해로 출범 3년 차를 맞았다. '모두가 성장하는 맞춤형 진로교육'이란 비전 아래 '삶과 배움을 주도적으로 연결하는 진로교육'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역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행복한 미래 설계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진로교육부와 진학지원부로 나눠 운영 중으로, 교육연구사와 파견교사, 대입지원관 등 총 20여 명의 교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진학부는 고교생 대상의 대학 입시 지원, 진로부는 초등·중학생이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적성 찾기를 돕는다. '교육은 희망을 줘야 한다'는 것이 제 교육 철학으로, 이의 구체적 방법은 진로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진로 로드맵을 구체화해 꾸준한 동기 부여를 통해 꿈을 찾아 나가도록 해야 한다.



-어떤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나.

▲4층 규모 건물에는 손끝공예실과 표현활동실, 창업키움실, 의과학실, AI·드론실, 탐사보도실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11개 진로체험실이 배치돼 있다. 각 공간은 교원 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운영, 교육자료 개발·보급 등의 학교 진로교육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대입 진학 지원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고 있다. 진학 상담부터, 학부모 아카데미, 대입정보박람회, 대학생 멘토링제 등을 펼치며 공교육 중심의 진로교육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진로교육원은 2023년에야 문을 열었는데, 전국과 비교하면 어떤가.

▲세종이 가장 늦게 조성된 것은 아니다. 흔히 전국 모든 시·도교육청이 운영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없는 지역도 있다. 강원도에 가장 먼저 조성됐고, 충북이 두 번째로 설립됐다. 충북은 진로융합인데 진학지도를 중등교육에서 맡고, 진로교육만 하는 것으로 안다. 세 번째로 설립된 충남은 진로를 중심으로 하되, 진학은 별도 센터에서 다루고 있다. 이어 세종이 네 번째로 출범했다. 뒤이어 설립된 경남은 세종에서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우리 교육원은 충남에도 우수 프로그램을 공유하기도 했다. 세종은 진로교육와 진학지도 모두 자체 담당하고 있어 초·중·고 연계 진로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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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교육청진로교육원 1층 로비에 설치된 도서 시설. /사진=이은지 기자
-진로교육원 출범 후 지역 학생들의 대학 진학은 점점 좋아지고 있나.

▲항간에 세종은 진학지도가 약하다는 말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일반계고 기준 수도권 대학이나 국립대 진학률이 꽤 높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진학하는 학교의 구성이 상당이 좋아졌다. 데이터를 공개할 순 없지만, 드러나는 수치상 진학 지도는 잘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우선 지도교사 역량 강화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옛날에는 학교장이 중심이 돼 단기간 내 역량을 끌어올릴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교사 자발성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올해부터 대입지원단을 운영 중으로, 고교 일선 교사를 선발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강의 지원부터 교원 연수, 면접 문항 개발·보급까지 역량을 높이고 있다.

지역 특성상 학원가 접근성이 좋은 것도 수능 성취도 향상을 가져오는 배경 중 하나로 본다. 최근 일반계고에서 서울대 의대 진학 사례도 있어 희망적이다.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해 의대 진학에 성공한 케이스인데, 학생이 어느 정도 노력만 해주면 교사들이 서울대를 보낼만한 그런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다.

30여 년 간 진학 지도에 몸담으며 세종 지역의 교육시스템을 꾸준히 지켜봤다. 시 출범 당시엔 대입 지도 전문가를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진로교육원 출범 등의 과정을 거치며 더욱 체계화된 교육시스템을 갖춘 것 같다.

예전엔 지역인재 할당 제도를 통해 과학예술영재고에 입학한 세종지역 학생들의 실력이 외지와 차이가 컸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일반 전형 입학자들도 충분히 경쟁할만한 실력을 갖췄다. 국제고도 매년 5명 이상이 서울대에 안정적으로 진학하고 있다. 면접 지도 등 진로교육원과 교류를 통해 진로 지도 역량을 강화하는 등 꾸준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진로교육원의 차별화된 강점과 보완할 부분은.

▲세종은 넓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교육원에서 유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책연구단지 등 지역 인프라도 풍부해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 각급 학교와 교육청 간 네트워크 시너지도 크다.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즉각 살펴보고 챙길 수 있다. 또 학교 밖 청소년이나 다문화 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소외 없는' 진로 진학교육을 펼치고 있다.

반면 대전·충남 등 인근 지역과의 교육 네트워크 확대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초·중·고 학생 발달 단계상 프로그램 고도화가 필요한데, 세종 지역 내에서는 한계가 있다. 대전의 국립중앙과학관 등 전문기관과 연계하고, 충남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장기적으로는 진로교육원장 간 프로그램을 교류하고 확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대입 상담 등 학부모를 대상으로 홍보 강화도 필요하다. 대입지원관은 사설 입시컨설팅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신뢰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최근 열린 진학 콘퍼런스를 통해 고교 1~2학년 교사들이 학생부 종합전형 우수 사례를 공유하며 전문성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들 간 경험을 나누고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로교육원이 사설 진학 상담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있나.

▲교사들 간 역량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지만, 일부 학부모의 경우 사설 입시컨설팅을 맹신하는 경향도 있다. 그런 분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과제다. 우수한 역량을 갖춘 교사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없애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교사가 학생의 기질과 적성을 파악하기 위해선 학생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가령 학원에선 성적이 뛰어나면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가 의료 환경(혈액 등)을 무서워하거나 적성에 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과 보내는 시간 자체가 많기 때문에 기질을 파악하기 쉽고, 다른 진로를 추천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선 학교에서 하는 진학 상담이 일차적으로 이뤄지는 게 좋다. 억압적인 가정 분위기 속에 자란 학생들의 경우 때로는 학교에서의 모습이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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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진학 전학공 계획수립 전체회의 모습. /세종시교육청진로교육원 제공
-내년 수능을 앞둔 고3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조언한다면.

▲고교학점제 등 여러 교육제도 변화 속에 2028년 대입 개편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대학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학생, 그것을 통해 역량을 키워나가는 학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과목 선택의 동기와 이유에 대한 고민을 꼭 해야 한다. 등급이 잘 나오는 과목보단 자신은 없지만, 흥미를 갖고 노력해온 흔적들을 본다. 분명한 동기가 있다고 하면 꼭 1등급이 아니라도 좋게 본다.

물론 일정 부분 성취를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또 그 과목을 공부하며 어떤 경험과 어떤 역할을 했는지, 친구들과의 수행평가에서 잘 협력했는지 등 공동체 역량도 중요하게 판단한다. 교사가 작성하는 생활기록부나 수행평가를 반영해 꾸준히 노력하며 성취해가는 학생들을 높이 평가하고 선발한다.

-사회 트렌드 변화에 따른 특정계열 쏠림 현상에도 본인만의 중심을 지킬 수 있으려면.

▲학생들은 아무래도 사회적인 변화나 언론 매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진로 쏠림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아이 고유의 기질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어떤 외부적인 조건에 의한 진로 지도를 한다면 아이의 행복을 침해할 수 있다. 학부모라면 자녀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불행한 삶을 살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반드시 해야 한다. 교사들도 내신 따기 좋은 방식을 추천하기보단 아이만의 강점과 특성을 찾아내 개발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하고 싶은 것을 무조건 다 하게 할 수도 없지만, 정말 싫어하는 것을 시켜서도 안 된다.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애정 어린 관심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세상엔 실제보다 과장되는 홍보와 정책이 있고, 반대로 소리 없이 제대로 교육을 실천하는 공직자와 교육자도 많다. 공교육 신뢰를 위한 노력은 항상 중요하며, 교육의 가치가 학업이나 진학보다 다양한 한 인간의 소질과 기질, 행복과 공통의 가치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세종지역 학생들이 적성을 찾고 성장하며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대담=이희택 세종본부장·정리=이은지 기자

●문민식 세종시교육청진로교육원장은?

▲전 공주사대부고·천안중앙고·세종고 등 교사 ▲전 세종고·두루고 교감 ▲전 소담고 교장 ▲전 세종시교육청 대입상담교사단 부단장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상담교사 ▲전 세종시진학협의회장 ▲전 전국진학협의회 공동대표 ▲전 고교학점제·대입제도 개선·수능개선 자문위원 ▲전 충북대·공주대 등 8개 대학 대입제도개선 자문위원 ▲전 대입제도 및 중고연계 학부모·교사·입학사정관 대상 특강 ▲전 고교대학 연계 교육부 평가위원 ▲전 교육부 교육과정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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