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 정치/행정
  • 대전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호수공원·보문산 등 도심 생활환경 변화 뚜렷
일부 반발 속에서도 시설 조성·정비 속도

  • 승인 2025-11-27 17:09
  • 신문게재 2025-11-28 9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2025032601002105600084941
식목일을 앞둔 26일 대전 갑천호수공원에서 식목일 행사가 열려 시민들이 산수유, 홍가시 등 나무를 식재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는 지점이 생겼다. 출렁다리와 잔디광장, 테마섬 등 여러 공간이 연결되면서 산책 목적뿐 아니라 머무는 소비가 가능해졌고, 아이와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려는 시민, 인근 직장인들이 가벼운 휴식을 위해 들르는 모습도 늘었다. 시는 실제 이용 흐름을 반영해 조명·동선·수질 등을 세밀하게 조정하고 있다. 공원이 정착되면 서남부권의 주말 여가 공간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보문산권역은 개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변화의 중심에 섰다.



전망타워 설계공모 당선작 발표 이후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케이블카·모노레일 도입 논의가 이어지며 "앞으로 보문산을 어떻게 이용하게 될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등산·산책 중심의 공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전망·체험·관광 기능이 결합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자연스럽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AKR20251119075600063_01_i_P4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 19일 대전시청 앞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다만 환경·시민단체가 "고층타워·케이블카 중심의 난개발"이라는 비판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19일에는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가 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익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아직 공청회나 설명회를 진행할 단계가 아니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 설명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프르내·숲너울 자연휴양림 조성 역시 시민의 여가 패턴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대전 시민의 휴양 방식은 근교 산행이나 1시간 이상 이동하는 외부 여행으로 양분된 경향이 있었지만, 두 휴양림이 조성되면 도시 인접부에서 숙박·체험·치유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짧게 머물고 돌아오는 방식이 증가하면서, 특히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 시민들의 활용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과 가까운 숲이 하루 일정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2221499_672721_3416
이장우 대전시장이 하천 준설 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대전시 제공
하천 정비도 시민 체감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갑천·유등천·대전천의 하상 정리와 퇴적토 관리가 진행되면서 우기 때 물 흐름 안정이 기대되고,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의 이용 편의성이 높아지는 과정에 있다. 물가 주변이 정비되고 주변 동선이 단순해지면, 시민들이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일상 동선의 안전성과 일관성이 강화된다.

다만 정비 과정에 대한 이견도 나온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9일 "침수 피해는 준설 부족 때문이 아니라 도시 구조와 취약성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시는 정비가 법정 절차에 따라 계획된 일정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대전은 지금 공원·산림·하천·관광시설이 각각 다른 단계에서 변화를 맞고 있는 만큼, 시민이 도시를 경험하는 방식이 여러 지점에서 바뀌고 있다. 산책로만 있던 공간에 머무는 장소가 생기고, 단순 등산지였던 보문산에 새로운 기능이 논의되며, 가까운 숲이 체류형 휴양지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며, 하천은 물 흐름 안정과 동선 보완으로 일상의 이동 기반을 바꾸고 있다.

대전시는 향후 사업이 운영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맞춰 관리 체계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원은 이용량 변화에 따른 유지관리 기준을 세밀하게 조정하고, 보문산권역은 시설별 추진 단계에 맞춰 접근성과 안전 점검을 강화하며, 휴양림은 지구별 수용력과 계절별 운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천 정비는 정비 이후 재퇴적·우기 대응 등 지속적인 관리가 포함된다. 시는 이러한 흐름을 통해 자연·휴양 공간을 생활권 안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시민 김지민 씨 저소득층에 성금 100만 원 전달
  2. 김해시, 2026년 노인일자리 7275명 확대 모집
  3.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4.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5.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1. <인사>대전시
  2.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3.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4.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5.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헤드라인 뉴스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침체를 겪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이른바, ‘K-스틸법’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가 경제의 탄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충청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여러 민생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었으며, 여야 갈등의 정점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도 국회 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여야 합의로 상정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K-스틸법)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석 의원 255명 중 찬성 245명, 반대 5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K-스틸..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