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시 넘어 '국방경제 허브'로 대전환하는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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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시 넘어 '국방경제 허브'로 대전환하는 대전시

방위사업청 대전 시대 안착…산학연군 협력 생태계 구축
방산혁신기업 100 최다 선정... 협동조합기반 연대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 기회발전특구 지정 효과 가시화

  • 승인 2025-12-23 16:54
  • 신문게재 2025-12-24 10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4. 첨단국방과학도시 대전, 혁신의 주역들 한자리에1
12월 2일 열린 2025 대전 국방 페스타 모습. 사진제공은 대전시
한때 '과학도시'가 대전의 정체성을 규정했다면, 지금의 대전은 '대한민국 국방·방산의 수도'라는 새로운 위상을 구축해가고 있다.

방위사업청의 대전 정부청사 이전이 본격화되고 신청사 착공 단계에 들어간 지금, 대전시가 지난 수년간 추진해 온 국방산업 육성 정책들도 하나 둘씩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중도일보는 2025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을 맞아 대전 방산 생태계의 현주소와 성과, 그리고 향후 전망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20250311-방위사업청 기공식
3월 11일 대전 서구 정부대전청사 서북녹지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청사신축 기공식에서 석종건 방사청장, 이장우 대전시장, 서철모 서구청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공사 시작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이성희 기자


▲방사청 이전 효과 '본격화'… 대전 K-방산 생태계 윤곽= 대전으로 이전한 방위사업청이 지역 방산 생태계에 가져온 변화는 단순한 지리적 이동을 넘어 '구조적 혁신'에 가깝다. 방사청을 중심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주요 국책 연구기관과 계룡대(3군 본부)·자운대(교육사령부) 등 군 지휘체계, 그리고 지역의 230여 개 방산 기업이 하나의 유기적 네트워크로 연결되며 협력 기반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대전시는 이를 바탕으로 'K-방산생태계 활성화 및 강소기업 맞춤형 패키지 지원', '방산혁신클러스터' 등 핵심 사업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기업의 기술 개발·성능 검증·군 적용·해외 마케팅을 잇는 원스톱 성장 사다리를 구축했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대전방산혁신클러스터지원사업'은 지역 방산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전TP는 군(軍)과 연계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기업 맞춤형 기술지원과 국내외 판로 개척을 아우르는 전주기형 지원을 체계화하면서, 방사청 지원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3년간 축적된 성과도 분명하다. 지원기업들은 매출 증가 484억 원을 포함해 고용 창출 609명, 투자유치 775억 원, 특허·인증 221건을 기록하며 기술력과 산업 기반을 동시에 확장했다. 총 490억 원(국비 245억, 시비 245억)이 투입된 이 사업은 단기 매출을 넘어 고용·투자·기술성과 전반에서 가시적인 결과를 나타내며, 대전 국방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 구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K-방산' 수출 호황, 방산혁신기업 100 최다 선정…대전 기업이 기술로 뒷받침= 폴란드·중동·동남아로 이어진 'K-방산' 수출 호황의 뒤편에는 대전 기업들의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2025년 대전 소재 국방 기업들의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 이후 수요가 급증한 드론·안티드론(Anti-Drone) 분야와 유·무인 복합체계(MUM-T) 분야에서 대전 기업들의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대덕특구가 보유한 AI·센서·로봇 기술이 국방 시스템과 결합되면서 정찰·감시·타격용 드론 부품과 플랫폼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대전 기업들의 성장세는 방사청이 추진하는 '방산혁신기업 100'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사업은 2022~2026년 동안 국방첨단전력 분야 혁신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 총 100개사를 선정해 R&D·자금·수출·컨설팅 등 최대 50억 원 규모의 성장 패키지를 지원하는 방사청의 핵심 사업이다. 올해까지 선정된 방산혁신기업 83개 중 대전 소재 기업은 26개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2025 방산혁신기업 100'에는 대전기업 7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전국 21개 기업만이 포함된 해당 명단에 대전 기업이 7곳이나 포함돼, 첨단 방산기술 분야에서 대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선정된 대전 기업으로는 ▲아이쓰리시스템(근적외선 게이트 모드 AI 영상장비) ▲라이온로보틱스(AI 기반 군집정보·사족보행 로봇 통솔 시스템) ▲스텝랩(위성 발사 진동·충격 완화 기술) ▲유저스(차세대 무인 지뢰탐지 기술) ▲데이터메이커(온디바이스 멀티모달 객체 인식 및 AI 감시정찰 시스템) ▲유큐브(저고도 소형드론 데이터 링크) ▲텔레픽스(국방 의사결정 지원 AI챗봇)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드론·반도체·로봇·우주·AI 등 방산 핵심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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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안산 첨단국방융합클러스터 예상 조감도. 대전시 제공
▲'기회발전특구' 날개 단 안산, 대기업 투자 유치 봇물=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가 '기회발전특구' 지정 이후 사실상 새 국면에 돌입했다. 세제 혜택·규제 완화라는 정책적 인센티브가 가시적 투자로 이어지며, 대전 방산 생태계의 공간적 확장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체계종합업체(SI)의 연이은 입지 결정이다. 올해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안산 일대의 R&D센터 확장 계획을 확정했고, LIG넥스원은 위성체계 연구소 이전 및 확장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미래 방위산업의 핵심 분야인 유도무기·우주체계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앵커기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업의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동반 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센서, 통신, 제어, 소부장 등 특화 분야 기업들이 협력사로 등록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 국방우주산업과 관계자는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는 단순한 제조벨트가 아니라, R&D와 시제 생산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국방클러스터를 목표로 한다"며 "특구 지정 이후 전국 각지 기업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고, 2026년 이후 본격적인 기업 집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산 산단이 특구 지정을 통해 확보한 규제 특례·세제 감면·부지 활용의 자유도는 기업 유치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특구 내 입주 기업들은 연구시설 증설, 시험설비 설치, 인력 투자 등에서 행정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면서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3. 대전시, 국방벤처 기업 22개 사와 협약 체결2
대전시와 대전국방벤처센터는 5월 27일 대전테크노파크 어울림플라자에서 지역 국방 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한 사업 지원 협약식을 개최했다. 사진제공은 대전시
▲'뭉쳐야 산다'… 대전방산사업협동조합, 상생과 연대의 구심점= 대전 방산 생태계는 최근 '연대'라는 해법을 통해 새로운 성장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대형 과제 대응에 어려움을 겪던 지역 중소기업들이 '대전방산사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전TP는 협동조합 설립 과정에서 기업 수요 조사를 비롯해 실태 분석, 기업 네트워크 연계, 사무공간 제공 등 기반 조성을 실질적으로 지원해 왔다. 조합이 대전TP에 입주하게 된 것도 이러한 협력 구조의 연장선이다. 현재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방산 관련 100여 개 기업이 조합 참여를 준비하고 있으며, 참여 기업들은 공동 브랜드 구축과 공동 마케팅, 공동 수주 전략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대전방산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방산 분야는 진입장벽이 높아 개별 기업이 대형 사업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대전TP와 대전시가 기업 간 기술 교류와 공동 사업화를 지원한 덕분에 지역 기업들이 이제는 시스템 단위 대응도 가능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TP는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방산 벤처·강소기업이 하나의 공급망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기술사업화 지원, 군·방사청 수요 연결, 판로 확보 프로그램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5. 2030 대전의 국방산업 미래를 그리다1
12월 16일 열린 2025년 대전광역시 국방산업발전협의회. 사진제공은 대전시
▲대한민국 안보 경제의 축, 국방산업 지형 바꾸는 대전= 대전의 국방산업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외연을 넓히고 있다. 대전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국방 드론·로봇과 무인체계, 정밀측정·시험평가, 위성·통신 등 첨단 분야에서 기업들의 기술 실증과 사업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전은 국방 연구개발과 산업화를 함께 이끄는 도시로 자리 잡고 있으며, 국방 첨단전력의 핵심 공급지로서 산업 성장의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최근 주간업무회의에서 "방산혁신기업 100에 선정된 대전 기업들의 성과가 매우 우수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지역 기업이 선정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에서 맞춤 지원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대전시는 2026년 ▲국방 소부장 특화단지 공모 ▲로봇·드론지원센터 구축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 착공 등 굵직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방산·로봇·AI·소부장으로 이어지는 전략 산업 간 연계가 강화되면서, 지역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산업적 기반도 단계적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대전은 이제 과학도시를 넘어 '대한민국 안보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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