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필자는 가나가와현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외부 활동 일정으로 직원과 이용자 전원이 대형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갑작스러운 강한 진동을 느꼈다. 버스가 위로 튀어 오르기 시작해, 말 그대로 '깡충깡충' 뛰는 느낌이었다. 지진이었다.
창밖을 보니 도로가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근처 미용실에서는 파마를 하던 손님이 그대로 뛰쳐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지진이 일상인 일본에서 진도 3 정도의 흔들림은 크게 동요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날의 진동은 분명히 달랐다. 차량 내부에서는 불안과 혼란이 커졌고, 직원들 역시 이용자들을 안정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설로 복귀한 뒤 티비를 통해 확인한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진원지는 도호쿠 해역이었으며, 태평양 연안 전역에 대규모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가나가와현에서도 진도 5의 흔들림이 관측됐고, 수도권 전철 운행이 중단되면서 교통이 마비됐다. 야간 근무 예정이던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해, 주간 근무자들이 연장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당시 현장에는 여진과 불안 속에서 밤을 지새우는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번 재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초래한 것은 쓰나미였다. 거대한 해일이 해안 도시를 덮치면서 주택과 선박, 항만 시설이 파괴됐다. 이후 공개된 영상에는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고 건물과 차량이 떠내려가는 장면이 담겼다. 전문가들조차 충격을 감추지 못할 정도의 대규모 피해였다. 그 결과 쓰나미와 화재 등으로 약 2만 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발생했고, 일본 관측 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되었다.
지진 발생 3개월 후, 필자는 피해가 컸던 이와테현을 찾아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해안가 주택들은 1층이 대부분 파괴된 상태였으며, 일부 건물 내부에는 쓰나미로 떠밀려온 토사와 해양 생물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자원봉사자들과 지역 주민들은 함께 진흙을 제거하고 건물 내부를 정리하는 복구 작업을 이어갔다. 가족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그럼에도 그들은 놀라울 만큼 강인했다.
당시 피해 지역에는 일본 각지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지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여러 국가와 국제기구, 민간 단체들이 구호 물자와 성금을 전달했으며, 한국에서도 대규모 지원이 이루어졌다.
2026년 현재, 도로와 철도 등 주요 인프라는 대부분 복구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2,500명 이상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 역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던 필자조차 그날의 기억이 또렷한데, 모든 것을 잃은 이들의 고통은 얼마나 깊었을까.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마음 깊이 기원한다.
소마세츠코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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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다문화뉴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