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이래놓고 충청 표를 달라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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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이래놓고 충청 표를 달라 할 건가

  • 승인 2026-04-15 16:41
  • 신문게재 2026-04-16 18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지역 현안 해결을 지렛대 삼아 표심을 공략해 왔으나,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 행정 통합 무산과 세종 행정수도 명문화 지연 등 충청권 현안은 여야의 정쟁 속에 철저히 외면받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행정수도 완성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실질적인 법적 지위 마련에는 소홀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충청권을 홀대하며 표만 바라는 후안무치한 행태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충청권 민심이 선거 승패의 핵심인 만큼 정치권은 선거 이후를 기약하는 감언이설을 멈추고, 선거 전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하여 지역민에게 진정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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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해묵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변곡점이 돼 왔다.

정치권은 이를 위한 방법으로 주로 입법과 예산을 지렛대로 쓴다.

예산 국회가 연말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를 앞두고선 대부분 지역 현안 입법 드라이브가 많다.

역대 공직선거를 살펴보면 이같은 전례를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20대 대선을 수개월 앞둔 2021년 9월,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하는 세종시에 국회 분원 설치를 골자로 하는 세종의사당법(국회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2022년 6월 제8회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선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를 가능하게 하는 세종집무실법(행복도시법 개정안)이 국회를 넘었다. 비단 충청권뿐만 아니다.

2024년 4월 제22대 총선을 1년 앞둔 2023년 4월엔 영호남 핵심 현안이 입법화됐다. 광주군공항법과 TK 신공항법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지선을 앞두고서도 마찬가지다. 광주전남 통합법이 국회 본회의를 넘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지선 앞 졸속 추진이라며 극도로 경계했지만, 절대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것이다.

정치권은 선거철만 되면 캐비넷에서 먼지 가득한 지역 현안 파일을 꺼내 만지작거리기 일쑤다.

평소엔 뒷짐을 지고 있다가도 선거 시계만 돌면 여야 누가 먼저라도 할 것 없이 '밀린 숙제'를 앞다퉈 한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자신들의 명줄이 달린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특정 지역표를 읍소하기 위해 '밑밥'을 까는 것이다.

하지만, 올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유독 충청권은 분위기가 썰렁하다. 속 시원한 현안 해결 소식이 함흥차사다.

대표적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무산됐다. 이 사안은 2년 전 국힘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처음 추진했고 민주당은 반대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통합 필요성을 역설한 뒤에는 여당이 태도를 180도 바꿔 두 팔을 걷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힘 태도가 돌변했다. 여당 법안에 자치 재정·권한 확보 방안이 대폭 후퇴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선거 전 두 시도 통합은 무산됐고 양 당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어디 이뿐인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역시 뻐걱거리고 있다.

국힘을 제외한 여야 6당이 추진하는 개헌안에 560만 충청인의 염원인 '세종=행정수도' 명문화는 빠져 있다.

국회와 청와대 완전 이전을 골자로 하는 행정수도특별법은 국토위 법안소위에 두 차례나 올랐지만, 처리가 불발됐다.

여야 모두 행정수도 완성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이에 대한 헌법적 또는 법적 지위 마련엔 뒷짐인 이유는 뭔가.

이래놓고 무슨 염치로 충청에서 표를 달라 할 수 있겠는지 의문이다. 그런데도 표를 달라고 한다면 참으로 후안무치한 처사 아닌가.

정치권 금언(金言) 중에 민심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고 했다. 민심의 준엄함을 빗댄 말이다.

6·3 지방선거 여야 승패는 전통적 스윙보터 충청권 민심에서 판가름 날 것 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충청 홀대와 패싱은 여야 모두에 득이 될 리 만무함은 분명해 보인다.

충청인의 속은 쉽게 알 수가 없다. 예나 지금이나 한쪽으로 쏠림 없이 중용(中庸)을 지켜온 까닭이다.

선거전 분명히 해 두고 싶은 게 있다. 뽑아주면 선거가 끝난 뒤 현안을 챙기겠다는 감언이설은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선거 전까지 여야는 구체적 성과를 내놓고 충청의 표를 달라고 하는 게 맞다. 강제일 정치행정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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