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귀환 계기 오월드재창조 사업 비판 고조… 동물복지 재점검 요구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늑구 귀환 계기 오월드재창조 사업 비판 고조… 동물복지 재점검 요구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5개 환경단체 20일 기자회견
"오월드 사업 재검토해야… 현재 운영 달라져야"
'늑구 돌아와 야구 승리' 이장우 시장 SNS 비판도

  • 승인 2026-04-20 17:29
  • 신문게재 2026-04-21 6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 사태를 계기로 환경단체들은 대전시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생태동물원으로의 전환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숙박 시설 조성 등 전시 중심의 운영 방식이 동물의 휴식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하며, 늑대 생포를 스포츠 성적과 연결한 시장의 태도 역시 동물권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전시는 현재 사업 변경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들은 동물 복지 중심의 운영 개선과 대책 마련을 위한 요구를 지속할 방침입니다.

20260420-오월드 재창조 사업 중단 촉구 기자회견
대전지역 5개 환경단체 회원들이 20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오월드 재창조 사업의 중단 및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대전오월드에서 탈출했던 늑대 '늑구'가 생포된 뒤에도 이번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늑구의 무사 귀환과는 별개로 이번 사태를 통해 대전시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 사업과 동물원 운영·관리 방식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대전충남녹색연합,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와 진보 정당 등 5개 환경단체는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월드 재창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는 생태동물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도 동물복지를 중심에 둔 운영 방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관람 중심의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줄이고 소음과 조명, 인위적 자극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동물복지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월드 재창조 사업에 포함된 늑대 인근 글램핑장 조성 계획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탈출 사태 때 각인된 것처럼 야행성인 늑대가 지내는 공간 옆 야간 활동과 소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숙박·체험 시설을 들이는 구상이 늑대를 비롯해 다른 동물의 야생성과 휴식권을 해칠 수 있고, 상시적인 소음과 관람이 스트레스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미 조성된 관람용 공중 데크와 음악 등 기존 사육·관람 환경 역시 늑대의 생태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오월드 재창조 사업은 2031년까지 3300억 원을 들여 신규 놀이시설을 확충하고 사파리 면적을 넓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전시는 노후한 오월드를 중부권 최대 테마공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지만, 환경단체는 이번 늑구 탈출을 계기로 동물을 오락시설의 부속물처럼 다루는 방식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앞서 늑구가 탈출한 8일보다 앞선 4월 6일에도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놀이시설 중심 재창조 사업에 반대하며 공영동물원으로서의 역할 강화를 요구한 바 있다.

논란은 사업 내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늑구 생포 이후 이장우 대전시장이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 "늑구가 돌아오니 축구, 야구 모두 승리했다"는 게시글을 올린 것을 두고서도 비판이 나온다. 이날 회견에서 조수영 정의당 대전시당 기후정의위원회 위원장은 "늑구 탈출 사태를 겪은 뒤 구조적 문제 해결 의지는 보이지 않고, 연고지 스포츠 성적과 연결해 소비하는 태도 자체가 동물권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 등은 오월드 재창조 사업과 관련해 사업변경이나 재검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5개 환경단체는 "3년 전부터 대전동물원의 운영 방식과 기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며 "앞으로도 사업 재검토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질의서나 간담회 등을 통해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토·설사 초등학교 전교생 역학조사… 학생 7명 입원 치료 중
  2. [춘하추동]사회적인식과 다문화 수용성(acceptance)
  3. 사회복지 현장 맞춤 인재 양성 위해 기업과 의기투합
  4. LG대전어린이집, 바자회 수익금 전달하며 따뜻한 나눔 실천
  5. 대학 '앵커' 사업 대전시·수행 대학 첫 성적표 받는다
  1. 월평정수장 주변 용출수 수돗물 영향 확인… 4곳 모두 소독부산물 나왔다
  2. AI 활용부터 학생 참여형 수업까지…대전 초등교실 변화
  3. [선거현장, 한 컷!] 선거인명부 작성
  4. 학비노조 투쟁 예고에 대전 학교 급식 현장 긴장
  5. [문화 톡] 김경희 작가의 개인전 '함께 빚어낸 결실, 두려움 없는 시작'

헤드라인 뉴스


‘월평정수장 용출수’ 소독부산물 검출돼 긴급 안전점검

‘월평정수장 용출수’ 소독부산물 검출돼 긴급 안전점검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는 월평정수장 후문 주변의 용출수에서 소독부산물이 검출되면서 원인조사와 수도시설물 실태점검에 나섰다. 정수장 내 고도정수처리시설 성능개량공사 과정에서 소량의 정수된 물이 유출돼 지하수와 혼입되었을 가능성을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 대전상수도본부는 관련 보도 이후 시설·정수팀 직원과 공사감리업체, 본부 기술진이 참여해 배수지의 구조물 연결부에 대한 누수 탐사를 실시했다. 배수지는 정수를 마치고 각 가정에 공급하기 전에 저장하는 대규모 물 보관 시설이다. 이와 함께 응집침전지와 여과지 등 주요 정수시설과 고도정수처리..

[지선 D-20] 충청 지방권력 잡아라…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돌입
[지선 D-20] 충청 지방권력 잡아라…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돌입

6·3 지방선거 후보등록 기간이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가운데 여야가 충청권 지방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20일 동안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대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방정부까지 원팀으로 만들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집권 여당의 일당 독주만은 막아야 한다는 제1야당 국민의힘의 혈전이 불 보듯 뻔한 것이다. 동시에 충청권에겐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대전 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제2차 이전 등 각종 현안을 관철할 능력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

"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세종시 지적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세종북부경찰서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비로소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시인한 셈이다. 세종경찰청은 피해자 진술 조력인 참여 등 원칙적 절차 이행을 통해 철저한 원점 재수사를 예고했다. 13일 본보 취재 결과 세종경찰청 강력마약수사대는 지난 5월 6일부터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해뜨는집' 학대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학대 사건의 전말은 세종시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해뜨는집'에 입소한 40대 지적장애의 몸에 멍이 발견되면서 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장 후보 등록하는 허태정, 이장우, 강희린 대전시장 후보 등록하는 허태정, 이장우, 강희린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등록 준비 ‘분주’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등록 준비 ‘분주’

  • 특성화고 일자리 매칭데이 특성화고 일자리 매칭데이

  •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