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자명한 이치를 국민에게 다시 일깨워준 일대 사건이다. 1960년 '3·15 부정 선거'를 계기로 독립된 헌법 기관으로 출범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감시와 견제장치 없는 무풍지대로 있다. 선관위는 4년 전인 2022년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사태로 전 국민적 공분을 부르며 선관위원장이 사퇴하는 홍역을 치르고도 내부 혁신을 등한시해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촉발했다.
청년층의 분노가 큰 것은 핵심 가치로 여기는 공정성 및 국민 주권을 훼손한 사건으로 보기 때문이다. 헌법 기관으로 막강한 위상을 가진 선관위가 헌법이 보장한 국민 주권인 참정권을 유린한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실도 잇따라 밝혀지며 성난 민심에 불을 붙였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집중됐던 송파구는 배분에 실패해 용지 4만여장 이상이 남아도는 것이 드러났고, 선거철에 유독 휴직·휴가자가 급증한 것은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국민은 선관위를 해체하는 수준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분노한 민심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개헌을 통해 헌법상 독립기구인 선관위 지위를 손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선관위에 대한 직무 감찰이 가능하도록 감사원법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선관위를 해체하는 수준의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선관위에 의해 국민의 참정권이 훼손당하는 국가는 민주국가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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