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지역발전의 새로운 해법, 로컬브랜드

  • 오피니언
  • 독자위원회 & 독자위원 칼럼

[독자권익위원 칼럼] 지역발전의 새로운 해법, 로컬브랜드

김규식 선양소주 사장

  • 승인 2026-06-18 17:04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김규식
김규식 선양소주 사장
지역발전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국가 예산 확보나 대기업 투자 유치, 산업단지 조성과 같은 대형 사업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지역 성장에 필요한 요소들이다. 그러나 지역의 미래가 외부의 지원만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기반시설이 갖춰져도 지역 안에서 성장하는 기업이 없고, 사람들의 소비와 경제활동이 살아나지 않으면 지속적인 발전은 어렵다.

최근 지역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녹록지 않다. 소비는 위축되고 기업들은 인건비와 원자재 부담에 직면해 있다. 온라인 중심의 유통환경은 지역 상권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 역시 현실이 되고 있다.

이제는 지역발전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의 경쟁력은 결국 지역 안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업이 있다.

기업은 단순히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주체가 아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인재를 키우고, 협력업체와 상권을 연결하는 경제 생태계의 중심축이다. 기업이 성장하면 지역경제도 함께 성장한다. 결국 지역을 살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경쟁력 있는 지역기업을 키우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품의 품질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시대다. 소비자는 제품과 함께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이야기를 소비한다. 무엇을 파느냐보다 왜 선택해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브랜드는 단순한 상표가 아니다. 기업의 철학과 신뢰, 차별성을 담아내는 자산이며 소비자와의 약속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떤 브랜드인가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로컬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로컬브랜드는 단순히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역의 특색과 이야기, 문화와 정체성을 담아내면서도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말한다. 지역성은 출발점일 뿐이다. 결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힘이 있어야 진정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성심당은 좋은 사례다.

성심당은 이제 단순한 빵집을 넘어 대전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성심당을 찾기 위해 대전을 방문한다. 빵을 사기 위해 들른 방문객은 식당을 찾고, 주변 상권을 이용하며, 도시를 경험한다. 하나의 브랜드가 지역의 이미지를 만들고 사람을 불러들이는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성심당의 성공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장에 그치지 않는다. 브랜드가 지역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대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종과 충남에도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기업과 상품들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그 가치를 브랜드로 키워내는 일이다.

민선 9기를 준비하는 지금, 지역발전 전략 역시 한 단계 진화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지역 정책이 기업 유치와 기반시설 확충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지역에서 성장하는 기업들이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외부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에서 시작한 기업을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일 역시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투자다.

지역의 미래는 결국 지역 안에서 만들어진다. 지역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업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시민들이 함께 응원하고 소비하는 과정이 쌓일 때 지역은 더 큰 힘을 갖게 된다.

로컬브랜드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다. 지역의 가치와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이며, 지역의 얼굴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성장하면 기업이 성장하고, 사람과 자본이 모이고, 지역의 인지도가 높아진다. 결국 지역발전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러한 작은 성공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이제 지역발전의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지역에서 시작한 기업이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그 브랜드가 다시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대전·세종·충남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김규식 선양소주 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우리 위성이다,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진 사출 지켜보며 환호
  2.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3.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4. 대전대학교 대전광역시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가족·돌봄 지원 협력체계 구축 공동협약
  5. 우송정보대 앵커사업단, 산학연 EXPO서 현장형 인재양성 성과 공개
  1. [대전노인신문] 노인대학 강의가 열리는 날
  2. 건양대, 로고스AI와 손잡고 ‘데이터 주권 AI’ 인재 양성
  3.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 ‘인구활력+지역’ 전환
  4.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한 달…“국립대 통합 재추진 필요” 민병권 대표 제언
  5. 취임 100일 맞은 허태정 대전시장 "국가반도체연구소 유치,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총력"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시가 내년부터 70세 이상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을 월 3만원 한도로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 이용자 3명 중 1명 이상이 지원 한도를 넘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방식도 현재 사실상 무료 이용에서 본인이 교통비를 먼저 결제한 뒤 이용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제도 변경에 따른 고령층의 체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어르신 무임교통카드 이용자는 모두 11만 1997명이다. 이들의 1인당 월평균 교통비 이용액은 2만 8586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 3만 원을 초..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예술·체육인 병역특례 제도가 5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일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후 병역 혜택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언행을 보이면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궁극적 폐지'를 공식화하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안까지 나오면서다.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이 그동안 누적돼 온 형평성 논란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8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줄여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는..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상권에 집중되면서 정책 실효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발행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 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31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국비도 올해 1조 1500억 원에서 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확 앞둔 황금 들녘 수확 앞둔 황금 들녘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