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월호 교훈 잊었나, 해경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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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교훈 잊었나, 해경 대응 논란

부산=정진헌 기자

  • 승인 2026-06-24 06:41
  • 수정 2026-06-24 10:58
  • 정진헌 기자정진헌 기자
부산해양경찰서 전경
부산해양경찰서 전경.(사진=정진헌 기자)
지난 6월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해양경찰청은 전국 구조대장과 구조·구급대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수색구조 역량강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해양경찰청은 이 자리에서 "현장 중심의 수색구조 체계를 구축하겠다", "국민의 생명을 더욱 신속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겠다", "구조역량의 핵심은 현장 대원"이라고 강조했다.

장인식 해양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직접 구조대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미래형 수색구조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21일 오후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는 그 다짐을 무색하게 만드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사람의 생명이 바다에서 꺼져가는 절박한 순간.

과연 해양경찰은 국민에게 약속한 '신속한 구조'를 수행했는가.

국민들은 묻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경 부산 남구 오륙도 선착장 인근 해상에서 사람이 바다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2 신고를 통해 해양경찰 상황실로 전달된 긴급 상황이었다.

상황실은 광안리파출소와 영도파출소에 출동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영도파출소 구조정은 당시 기관고장 선박 구조 임무를 수행 중이어서 즉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알려졌다.

결국 광안리파출소가 현장에 도착해 익수자를 구조했지만 여성은 이미 위중한 상태였고 끝내 생명을 잃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사고 현장과 불과 수 분 거리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해양 인명구조 전문조직인 중앙해양특수구조단(중특단)이 있었다.

중특단은 단순한 행정부서가 아니다.

해양사고와 인명구조를 위해 고속정과 전문 구조요원, 특수장비를 갖춘 최정예 구조부대다.

해경이 평소 국민들에게 자랑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정작 사람이 물에 빠져 생명이 꺼져가던 그 순간, 중특단은 출동하지 않았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상황 전파 수단인 TRS 재난통신망이다.

해경 내부에서는 모든 관련 부서가 동일한 상황을 청취하는 체계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들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상황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움직이지 않았는가.

왜 "중특단을 보내자"는 한마디조차 나오지 않았는가.

왜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는가.

국민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

해양경찰청은 워크숍에서 "구조역량의 핵심은 현장 대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장의 구조 역량은 이번 사고에서 어디에 있었는가.

또 "국민의 생명을 더욱 신속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륙도 바다에서 생명을 잃은 시민의 가족들에게 이 약속은 어떻게 들릴까.

구조는 결과론으로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구조 실패 의혹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당시 상황실의 판단은 적절했는지.

중특단 출동 검토는 있었는지.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실은 무엇을 했는지.

본청 상황실은 상황을 인지했는지.

출동 가능한 구조자원이 있었는지.

골든타임은 존재했는지.

이 모든 의문은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특히 이번 사안은 내부 조사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은 수없이 개혁과 쇄신을 약속했다.

재발방지 대책도 수없이 발표했다.

구조 역량 강화도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화려한 워크숍도, 보여주기식 훈련도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해내는 것이다.

해양경찰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현장 사고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구조체계에 허점이 있었다면 인정해야 하고,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면 책임을 져야 하며,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면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해양경찰청이 19일 워크숍에서 약속한 "현장 중심 구조체계"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홍보가 아니라 철저한 진상규명이다.

국민의 생명은 구호가 아니라 행동으로 지켜진다.

세월호의 교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륙도의 바다는 지금도 해경에게 묻고 있다.

"그날, 당신들은 최선을 다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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