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베이비 붐 세대와 시니어 창업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덕훈]베이비 붐 세대와 시니어 창업

[논단]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전통재래시장학회장

  • 승인 2012-01-12 14:21
  • 신문게재 2012-01-13 20면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전통재래시장학회장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전통재래시장학회장
요즈음 시니어 창업, 실버창업이 증가하여 통계적으로는 좋게 나타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11년 12월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청년 취업자는 365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8000명 감소했다. 반면 50대(0.7%포인트)와 60세 이상(0.5%포인트)은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고용률이 자연스럽게 오르는 측면이 있지만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가족이 가게를 운영하는 가장의 일을 돕는 '가족노동'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한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11년 10월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만9000명 증가한 310만3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는 2011년 3월 이후 꾸준히 10만 명 이상 늘어나 9월에는 19만2000명이 증가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마땅한 재취업 자리를 찾지 못해 식당과 편의점, PC방 등 영세 자영업 창업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2000년대 중반 '자영업 대란'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인구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후 제2의 일자리를 자영업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재취업등 다른 수단이 없는 50대 이상이 인생 2막을 위한 선택으로 창업전선에 뛰어 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50세 이상 인구는 2001년 10월 997만5000명에서 지난달 1520만3000명으로 522만8000명(52.4%) 늘었다.

50대 이상 시니어 창업을 우려하는 것은 자녀들이 대학 재학중이거나 결혼준비중이라 돈이 많이 들어갈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령화시대를 맞이하여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일할수 있는 시간은 오히려 짧아져 오래사는 위험, 즉 장수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50대들은 아직은 젊은이라 생각하여 은퇴한 뒤 2~3년 동안 쉬다보면 초조와 경제적 이유로 식당 차려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패 확률이 70% 수준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처럼 도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특별한 기술 및 자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 비교적 창업이 쉬운 음식업, 숙박업, 도소매업 등 생계형 업종에 대거 쏠리고 있는 현상은 전략적으로 보더라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식당의 경우 3년 이상 생존 확률은 43%이고, 5년 이상 역시 30%에 불과해 추후 줄 폐업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과 미국에도 각각 단카이 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정년연장을 통해 65세까지 일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연금제도 또한 잘 돼 있어 은퇴 이후에도 여유있는 생활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도둑놈) 등의 용어가 나올만큼 빠른 명예퇴직으로 미국이나 일본등의 선진국보다 무려 10년 이상 직장활동 기간이 짧아 경제적으로 어려운 반면, 자녀교육과 주택문제 등으로 인한 소비 지출부분은 오히려 이들보다 훨씬 커 노후를 대비한 경제적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니어 창업에서 전문가들은 급한 마음에 창업하지 말고 1년은 준비하는 마음과 체면보다는 서비스정신으로, 퇴직금을 올인하지 말고 가족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성공의 깃발이 보인다고 한다.

가족만큼 믿을 수 있는 동업자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배우자와 함께 점포를 운영하면 부부가 함께 인생2막을 준비할 수 있어 좋고 자녀를 점포 운영에 참여시키면 인건비를 절감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갖기 때문에 점포경영의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대박이나 떼돈보다는 직업유지의 느낌으로 창업해야한다. 그리고 많은 고객과 단골이 생길 때까지 노력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웃을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을 비롯한 서해안 '물폭탄'… 서산 420㎜ 기록적 폭우
  2.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재선출'
  3. 세종시 북부권 중심으로 비 피해...광암교 붕괴
  4. 천안교육지원청, 호우 특보 관련 비상대책회의 개최
  5. "위험경고 없었다" 금산 수난사고 주장 엇갈려
  1. 19일까지 충청권에 180㎜ 더 퍼붓는다…침수 피해 '주의'
  2. 이장우 "3대하천 준설 덕에…더는 물난리로 불편 없도록"
  3. 새솔유치원, '북적북적 BOOK 페스티벌'로 독서 문화 선도
  4. [문예공론] 점심 사냥
  5. 8년간 재활용품 수집으로 모은 1천만원 기부한 86세 이형진 할아버지

헤드라인 뉴스


폭우 오후 다시 온다…19일 새벽까지 시간당 50㎜

폭우 오후 다시 온다…19일 새벽까지 시간당 50㎜

충남권 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밤사이 강수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우려했던 추가 침수 피해는 가까스로 피해갔다. 그러나 서해상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구름대가 점차 접근하는 중으로 오늘(18) 오후부터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예상돼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1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우려했던 강수는 밤사이 소강상태를 보이며 지역에 간헐적으로 비를 뿌렸다. 17일 오후 9시부터 18일 오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천 춘장대 30㎜, 연무 16㎜, 태안 14.5㎜, 부여 10.9㎜, 대전 정림 9..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올해로 10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KITS:Korea International Tourism Show)가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7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KITS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시산업원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관광업계 정보 제공의 장과 관광객 유치 도모를 위한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해 상호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KITS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별 특색을 살린 여행 콘텐츠와 국제 관광도시 및 국가 홍보, 국내외 관광 콘텐츠 간 네트워..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해주는 꿀벌은 작지만 든든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박, 참외, 딸기 역시 꿀벌들의 노동 덕분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약 90%를 담당하는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수분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꿀벌응애'라는 외래종 진드기 등장에 따른 꿀벌 집단 폐사가 잦아지면서다. 전국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밀듯 '꿀벌 살리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대전 지역 양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위험한 하굣길 위험한 하굣길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