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죽음만을 기다리는 질환?

  • 문화
  • 건강/의료

치매는 죽음만을 기다리는 질환?

약물ㆍ치료법 발달로 진행 늦추고, 원인따라 완치도 가능

  • 승인 2012-08-16 14:19
  • 신문게재 2012-08-17 13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유성동 유성한가족 진료부원장
▲ 유성동 유성한가족 진료부원장
우리나라에서 치매환자는 노령화에 따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 1위로 조사되기도 했다.

치매환자의 치료 관리에 소요 되는 비용은 점차 가중되고 있으며 중증치매환자에 소요되는 비용은 경증치매환자의 2배 이상의 비용이 소모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제 사회적 비용을 떠나서 치매환자가 환자 가정에 주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중증치매환자로 인해 발생하는 가족들의 고통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가정을 피폐하게 만든다. 이러한 치매는 정말 불가항력이고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는 질환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비록 만성퇴행성 질환의 일종으로 그 진행이나 발병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으나 최근의 여러 가지 약물들과 환자관리의 기술들이 발전함에 따라 치매의 발병 및 진행을 늦추고 가족들과의 좋은 추억을 남기면서 생의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됐다.

뇌졸중이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이라면 치매는 서서히 발병하고 계속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군이다. 치매는 정상적이던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뇌에 발생한 여러 가지 질환으로 인하여 여러 인지 기능을 상실해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는 상태다. 치매라는 용어자체는 질병의 명칭이 아니다. 기침이나 가래가 감기, 폐렴, 기관지염, 천식 등 여러 가지 질병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증상인 것처럼 치매는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알츠하이머병, 뇌경색, 교통사고, 뇌염, 뇌암, 갑상선기능이상, 비타민 B12결핍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치매는 인지의 여러 영역에 걸쳐 그 기능을 감소시킨다. 기억장애는 초기에는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시작해 점차 오래된 일들을 잊게 된다. 치매는 언어영역에서도 장애를 가져 온다. 단어를 점점 잊어버리게 돼 사용하는 단어의 숫자가 줄어들고 발음이 또박또박하지 않으며 복잡한 대화를 할 수 없게 되고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인다. 더욱 진행되면 이치에 맞게 이야기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일상생활의 실행능력이 떨어지게 돼 옷차림에 관심이 적어지고 처리해야 할 복잡한 일을 회피하며 집청소나 간단한 수리 등을 잘 못하게 된다. 더욱 심해지면 옷을 입는다든지, 숟가락을 사용하는 등의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동작들에도 장애가 생긴다. 공간감각 등도 떨어져 집을 못 찾고 헤매며 배회하기도 한다.

치매는 환자 자신뿐 아니라 돌보는 가족들에게도 고통을 준다. 가족들은 치매 환자로 인해 직접적인 신체적 고통 외에 수치감, 우울감, 죄책감, 등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환자에 대한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

치매는 불치병이 아니다. 치매에 걸렸다고 모든 희망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치매는 다양한 원인과 경과를 가진다. 각각의 원인에 따라 완치도 가능하다. 또한 완치가 불가능한 퇴행성 치매라 하더라도 질환자체를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으나 최근에 만들어진 다양한 약물과 치료법 등을 통해 병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병의 진행, 증상발현을 늦추고,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문제행동의 개선을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최근 정부는 2차 국가치매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늘어나는 치매환자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정말로 시급한 사항이다. 정부는 치매의 조기검진을 통해서 치매환자를 빨리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음으로써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을 늦추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 건강검진의 검사 문항을 확대하고 검진연령을 66, 70세, 74세로 했다. 치매약물은 비교적 고가의 약물이나 저소득층 치매환자에 대해서는 치매치료관리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가족들이 돌보기 어려운 치매 환자들은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장기요양 등급판정을 받고 이에 따라 시설에 입소 또는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과거 치매는 걸리면 죽을 때만을 기다리는 질환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누구나 치매는 걸릴 수 있으며 원인에 따라 완치도 가능하며, 악화를 막을 수도 있는 질환이다. 숨기거나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거점국립대 첫 여성총장… 미래인재 육성·교육 균형발전 기대
  2. 취임한달 영호남 챙긴 李대통령 충청만 박탈감
  3. 교육청-학교 책임 떠넘기기? "대전가원학교 지금 당장 휴업하라"
  4. [사건사고]물놀이 50대 다이빙 후 하반신 마비호소…교통사고 70대 운전자 사망
  5. '다시 집, 다시 학교로' 학업중단 위기 청소년 품는 대전교육청 남학생가정형Wee센터
  1. 4년제 대학 신입생 74.7%가 일반고 출신… 기회균형선발 9.3%
  2.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3.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4. 갑천 국가습지 보전대책 본격화…교란식물 제거·울타리 설치
  5. 재료연 AI가 실험하는 자율실험실·전기연 대형 시험설비 현장 가 보니

헤드라인 뉴스


일제시대 보문산별장 복원… 한·일교류 상징시설 될까

일제시대 보문산별장 복원… 한·일교류 상징시설 될까

일본인이 조선의 온돌과 일본의 다다미를 결합해 보문산에 지은 별장의 복원 공사가 완료됐다. 별장 주변에 나무를 심어 조경 복원만 남겨두었으며, 쓰지 만타로의 아들이면서 대전에서 나고 자란 쓰지 아츠시(87) 씨의 바람대로 일본과 한국 교류의 상징이면서 시민 휴식시설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시 공원관리사업소는 보문산 야외음악당에 오르는 길목에 있는 쓰지 만타로(1909~1983)가 지은 근대식 별장의 복원을 최근 마쳤다고 밝혔다. 보문산 중턱에 정남향으로 세워진 2층 건물로 현관과 햇볕 잘 드는 테라스를 겸한 복도, 침실 1·..

대전시 스포츠 마케팅 매력에 `흠뻑`
대전시 스포츠 마케팅 매력에 '흠뻑'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인 한화이글스의 성적과 인기가 치솟으면서 대전시가 이를 활용한 도시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끈다. 6월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7월 1일 한화이글스 소속 류현진 선수를 대전시 홍보대사로 위촉한다. 이와함께 류현진·오상욱 선수-꿈씨패밀리 굿즈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홍보대사는 도시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대내외 시정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정한다. 대전시는 펜싱황제 오상욱과 트롯가수 김의영, 축구선수 황인범, 배우 이필모 등 20여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늘어나는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늘어나는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

전국적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7013세대로 전월보다 2.2%(591세대) 늘었다. 이는 2013년 6월(2만 7194세대) 이후 11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3년 8월부터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2만 2397세대로 83% 비율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사랑카드 7월1일부터 본격 운영 대전사랑카드 7월1일부터 본격 운영

  • 더위 피하고 밥값 아끼고…구내식당 ‘북적’ 더위 피하고 밥값 아끼고…구내식당 ‘북적’

  • 무더위 날리는 물줄기 무더위 날리는 물줄기

  •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