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뇌졸중과 어지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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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뇌졸중과 어지러움

가볍게 생각했던 어지러움, 뇌졸중 경고일 수도 발음장애나 팔다리 감각 떨어지면 뇌경색·뇌출혈 가능성 의심

  • 승인 2015-10-12 13:59
  • 신문게재 2015-10-13 11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 김태웅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장
▲ 김태웅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장
어지럼증은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다. 평균적으로 매년 전 인구의 15%가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어지럼증의 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갑자기 발생하면 겁부터 나기도 하고 버티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면 내 머릿속에 심각한 병이 있지는 않은지 걱정을 하게 된다.

또 최근 건강강좌나 매스컴에서 어지럼증이 뇌졸중의 신호가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자주 나오면서, 노파심에 미리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어지럼증은 크게 말초신경계 및 전정기관의 이상, 뇌혈관의 이상, 혈액순환 또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심리적인 원인 등에 의해 나타난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귀와 관련되어 많이 발생하며, 대표적으로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이석증으로 불리는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이 있다. 비교적 갑자기 발생하며, 눈앞이 빙글빙글 돌고 구토가 나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어지럼증은 체위변경이나 고개 돌림에 의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으며 어지러울 때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휴식하면 호전될 수 있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혈액순환 또는 심장질환, 자율신경계 이상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자는 누웠다가 일어나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어질하거나 눈앞이 캄캄해지는 듯한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빈혈, 저혈당, 또는 기립성 저혈압 등과 관련이 있으며 숨어있던 심장질환 또는 내과적인 질환이 있는지 혈액검사나 심기능 검사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약물에 의해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혈압, 당뇨, 전립선비대증 등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주의를 해야 한다.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불안증이나 우울증, 과호흡증에 의해 유발되며, 심한 경우 공황장애를 겪기도 한다. 붕 떠있는 느낌, 쓰러질 것 같다는 막연한 어지럼증을 호소하게 된다. 정서적인 불안정, 손발 저림이나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피하고 상담 등을 통해 해소방안을 찾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어지럼증 중에서 중추성 어지럼증은 매우 위험하며 특히나 주의를 요하는 어지럼증이다. 말초성 어지럼증처럼 빙글빙글 도는 듯한 현훈을 느끼기도 하지만 한쪽 팔다리의 감각이나 힘이 빠지는 증상, 걸을 때 한쪽으로 몸이 쏠리는 증상, 물체가 둘로 보이는 증상, 발음장애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같이 생기거나 극심한 두통과 동반된다면 빠른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경우 머리 뒤쪽으로 지나가는 기저동맥의 협착이나 동맥박리, 소뇌 및 뇌간의 뇌경색 또는 뇌출혈 등의 뇌졸중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뇌는 크게 대뇌, 소뇌, 간뇌(뇌줄기) 세 부분으로 구분되며, 이중 소뇌는 균형을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머리 뒤쪽에 있는 소뇌에 문제가 생기거나 소뇌에서 바로 연결되는 간뇌에 문제가 생긴다면 규형장애 및 현훈, 심하면 의식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한 연구에 의하면 다른 신경학적 증상 없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는 급성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50~75세 사이의 환자 중 무려 25%에서 소뇌의 뇌경색이 관찰됐다. 또한 소뇌 부위 뇌경색의 약 10%에서는 다른 신경학적 증상 없이 어지럼증만 보인다고 한다.

어지럼증은 뇌졸중을 경고해 주는 위험신호일 수 있다. 고령이나 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 갑자기 어지럼증이 발생하거나 반복되는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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