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사회복무요원 보살핀 지구대 경찰

  • 사회/교육
  • 사건/사고

길 잃은 사회복무요원 보살핀 지구대 경찰

  • 승인 2016-07-07 17:59
  • 신문게재 2016-07-07 7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대전 중부서 서대전지구대 김두수 경위
교육 기간 동안 사회복무요원 숙식해결까지


“아들이 납치된 것 같아요!”

지난 3일 오후 8시 서대전지구대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한 여성이 “아들과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목소리는 떨렸고 울음도 약간 섞여있었다.

김두수(56) 경위는 신고자를 진정시킨 후 자초지종을 물었다. 한시가 급했지만 재촉하지 않았다.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아이를 찾아 나설 수 있어서다. 아이 엄마가 숨을 고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아들은 21살, 서천 한 복지관에서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이었다. 그는 다음날 교육 때문에 미리 대전에 올라갔단다.

그런데 모르는 여자가 아들 전화를 받은 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낯선 이는 “내가 잠깐 데리고 있다가 보내겠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엄마는 불안한 마음에 114에 전화를 걸었다. 아들이 내린 서대전역에서 가장 가까운 지구대를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상담원은 서대전지구대로 전화를 돌려줬고, 현재 김 경위와 통화하게 된 것이다.

엄마는 “아들을 꼭 찾아 달라”고 사정했다. 아들이 시각·정신장애를 앓고 있어 더욱 불안하다고 했다. 김 경위는 아들 인상착의를 묻고는 동료 경찰관들과 수색에 나섰다.

서대전역과 서대전네거리, 오류동 근처를 샅샅이 뒤졌다. 20여분이 지났을까. 김 경위는 한 모텔 앞에서 아들 K씨를 발견했다. 엄마 말대로 그는 말이 어눌했고 앞도 잘 보이지 않아보였다.

사정은 이랬다. K씨는 낯선 남녀가 음료수를 사주겠다고 하자 이들을 무작정 따라갔다. 이들은 K씨에게 무언가 가입할 것을 요구했지만 대화가 통화지 않자 그를 버려두고 자리를 떴다.

김 경위는 K씨를 숙소까지 안전히 데려다 줬고 엄마에게 기쁜 소식을 알렸다. 그러곤 그는 2박3일 교육일정 동안 아침저녁으로 K씨를 보살폈다. 늦잠을 자고 있는 K씨를 깨워 씻겼고 아침을 먹였다. 저녁에는 집에 있는 반찬을 들고 가 저녁을 함께했다. ‘내가 돌봐줘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김 경위는 지난 6일 교육을 마치고 돌아가는 K씨를 배웅했다. 서천행 기차표를 K씨 손에 쥐어줬다. K씨는 승강장까지 나온 김 경위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김 경위는 “그날 밤 K씨 어머니 전화를 받고 처음엔 놀랐지만 반드시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컸고, 3일간 내가 보살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서천으로 내려가는 날 자장면이 먹고 싶다고 해 자장면을 사줬었는데 맛있게 먹는 그 모습이 눈에 밟힌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울대 10개 만들기 동행 모델' 띄운다… 한밭대 등 국공립대 연대 STU 제안
  2. 대전 서대전IC 구봉터널 차량 16대 추돌사고…12명 부상(영상있음)
  3. 짙은 안개에 미세먼지까지… 충청 출근길 사고 잇따라
  4. [썰] 권선택의 민주당 대전시장 '판' 흔들기?
  5. 세종 파크골프 저력… 신현주 선수, 中 챔피언십 왕중왕전 우승
  1.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관광 소비액 5조원 목전 둔 대전
  2.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3. ‘반려견과 함께’
  4. 대전 대덕구, 덕암야구장 반려동물 놀이터 개장
  5. 출연연 '공통행정' 채용 임박… 8개 과기계 노조 공동 성명 "연구현장 장악, 중단하라"

헤드라인 뉴스


이 대통령 "추가 정부부처 분산 없다"… 세종 행정수도 의지 확고

이 대통령 "추가 정부부처 분산 없다"… 세종 행정수도 의지 확고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추가 정부 부처 분산은 없다”고 못 박았다.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회 국무회의에서 ‘균형성장을 위한 지방 우대방안’과 관련한 토의에서다. 토의 중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이 ‘부산 이전 성과’를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부산으로 옮겨서 실제로는 예측했던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며 "그래서 농식품부를 광주로 보내달라고 그러고, 강원도는 관광 도시니까 문체부를 강원도로 보내달라고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수부가 유일한 예외'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다시 한번 명확하게..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공유숙박, 체류형 관광모델 활성화 필요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공유숙박, 체류형 관광모델 활성화 필요

대전은 최근 타지에서 유입되는 방문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25년 기준 9000만 명이 넘는 외지인이 지역을 찾았다. 주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부터 '빵의 도시'란 이름에 걸맞게 성심당을 비롯한 여러 제과점을 탐방하는 이른바 '빵 관광'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쇼핑과 식·음료 업종에 소비가 집중되다 보니 방문객을 지역에 머물게 할 핵심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방문객이 대전에서 지갑을 열고, 소비하게 되면 그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대전 방문..

공공기관 2차 이전 `빨간불` … 지역 발전 고려 최우선해야
공공기관 2차 이전 '빨간불' … 지역 발전 고려 최우선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이른바 '집중 전략'을 언급하면서 대전과 충남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응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집중 전략'은 사실상 행정통합 지역과 기존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을 집중 배치하겠다는 의중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사실상 행정통합 무산과 1차 공공기관 이전 수혜를 받지 못한 대전시와 충남도 입장에선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충북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한 국토 재배치와 균형발전 문제는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 ‘반려견과 함께’ ‘반려견과 함께’

  •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