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계룡맨션재건축사업 주민 이주 압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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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계룡맨션재건축사업 주민 이주 압박 논란

  • 승인 2016-07-14 18:09
  • 신문게재 2016-07-14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빈집 집기류 철거하고 빨간 페인트칠

상수도마저 빨래줄처럼 임시설치돼 겨울 걱정


▲ '사람 사는 주택입니다' 대전 중구 계룡맨션재건축사업의 주민들이 폐허가 된 이웃집과 붉은 페인트 속에 지내고 있다.
▲ "사람 사는 주택입니다" 대전 중구 계룡맨션재건축사업의 주민들이 폐허가 된 이웃집과 붉은 페인트 속에 지내고 있다.
대전 중구 문화동 계룡맨션에 30년째 거주한 서모(77ㆍ여)씨는 오늘도 점심때가 돼서야 문밖에 처음 나왔다.

해가 진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서씨는 5층에 있는 자신의 집에 갇히든 바깥출입을 못하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한다며 집기류를 부수고 창문은 뜯어내고 현관문까지 부서진 아래층 빈집을 거쳐 자신의 집까지 오르내리는 계단이 두렵기 때문이다.

폐허처럼 부서진 아래층에서 인기척이라도 들리면 밤새 잠들지 못하는 생활을 3년째 이어가고 있다.

서 씨는 “재건축하려면 보상해서 주민을 모두 이주시키고서 건물을 헐어내야지 빨간색 페인트를 칠하고 대문과 집기류를 부숴 보란 듯이 폐허처럼 만들어놨다”며 “억울하고 분해도 힘없고 도와주는 이 없어 조용히 지낸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옆 동에 사는 임모(58)씨는 빨랫줄처럼 늘어진 상수도 배관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계룡맨션재건축조합이 지난 3월 상가건물을 허물 때 지하층에 있던 상수도 시설까지 부수고 대신 설치해준 게 손가락 굴기의 파이프를 거주 세대에 얼기설기 연결해 준거다.

막대기에 걸쳐진 채 빨랫줄처럼 늘어진 상수도 파이프를 보면서 임씨는 올겨울이 오기 전에 집을 비우라는 암묵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임씨는 “멀쩡한 수도관마처 부숴 남은 주민들은 전깃줄처럼 늘어진 임시수도관에 의지해 지내고 있는데 올 겨울에 저 수도관이 당연히 얼어붙지 않겠냐”라며 “보상협의가 안 되거나 분양신청을 안 한 주민들이 압박을 당하는 거다”고 주장했다.

2005년 재건축사업 시행인가를 받은 중구 문화동 계룡맨션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은 2017년 말까지 사업기간 연장을 준비하고 있다.

2008년 6월이었던 사업기간은 조합의 요청에 의해 2011년 6월까지 연장됐고 다시 2015년 6월까지 확대된 이후 2016년 6월을 거쳐 2017년말까지 사업기간 연장될 전망이다.

2013년 재건축주택 빈집에 집기류와 창문을 뜯어내는 공사를 벌인 뒤 폐허가 된 주택에서 쫓기듯 주민 이주가 이어져 지금은 120세대 주택에 10여세대만 거주하고 있다.

남은 주민들은 재건축조합이 보상협의가 안 된 세대에게 명도소송 후 법원 공탁을 거쳐 소유권을 확보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절차를 제대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계룡맨션주택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올가을쯤에 착공을 할 예정으로 임시 수도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페인트를 칠한 것은 공용부분이 아닌 곳이고 명도소송도 곧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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