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홍보실이 뭐길래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홍보실이 뭐길래

  • 승인 2017-08-21 15:52
  • 신문게재 2017-08-22 3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현장에선 알려드릴 수 있는 게 없네요. 이따 홍보실을 통해서 알아보세요.”

현장 취재를 나온 기자의 질문에 공무원들이 하는 첫 마디다.

얼마전 대전 중앙시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9일 오전 3시 53분께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본부에 들어왔다. 이 불은 출동한 119 소방대원들에 의해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소식을 듣고 기자도 현장으로 향했다. 오전 10시, 현장은 참담했다. 입구 주변의 점포부터 공중화장실 옆 점포까지 13개 점포가 전부 불에 탄 상태였다.

큰 화재라 그런지 진화된 지 6시간이 넘게 지났지만, 천장에선 연기가 여전히 새어나오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서자 매캐한 냄새가 났고 눈이 아파졌다.

모두 타 재가 되어 있었다. 3~4개 점포는 간판조차 모두 타버려 어떤 점포였는지 알 수도 없었다.

화재 현장 근처에는 소방차 2대로 소방관들이 조금씩 남아있는 잔 열기를 정리하는 중이었다.

경찰의 통제선이 쳐져 있어 안쪽 깊숙이 볼 수는 없었지만, 지붕이 모두 불에 타버려 천장이 뚫려 있는 건물도 목격됐다.

이 때 두 세명의 소방관이 경찰 통제선 밖으로 나와 쉬려는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통제선 안의 상황이 궁금했다. 기자는 쉬는 소방관에게 “안에 아직 불이 남아 있는 건가요? 천장은 왜 뚫렸어요? 연기는 왜 나요? 화재가 어디서 부터 발생했는지 알 수 있나요?”여러가지를 물었다.

그러자 한 소방관이 “스트로폼 같은 데 안쪽에 빠지지 않은 열기가 남아 있다. 정리 중에 있다. 연기는 …”, 이 소방관은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지켜보던 다른 소방관이 “아니, 그런걸 왜 설명하고 있어요. 저기 기자면 홍보실 통해 알아보세요. 현장에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라며 딱 잘라 말했다.

실제로 홍보실에선 기자가 묻는 대답에 자세히 알려준다. 하지만, 기자가 현장에서 묻는 질문은 현장의 상태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홍보실 관계자도 현장 소방관들에게 묻고 다시 기자에게 알린다.

답을 바로 옆에 두고 빙빙 돌아가라는 말이다.

이 같은 일은 한 두번 있는 일이 아니다. 기자가 사건이나 사고 현장에 가면 자주 있는 일이다. 대전 경찰이나 소방, 구청 직원을 포함한 일선 공무원들은 기자를 만나면 “홍보실 통하세요”라고 대답하도록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물론, 기자들의 질문에 무조건 답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그렇다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질문에 무조건 “홍보실 통하세요”란 말로 기자가 즉각 대응할 수 없도록 만든 것도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일선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어떠한 질문에도 의연하게 대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구창민 기자 kcm26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청권 앵커 첫 성적표… 충남 S, 대전 A, 세종·충북 C
  2. 호남에 반도체 짓는데 송전선로는 충남으로?… 지역 주민 반발 확산
  3. 최교진 교육부 장관 충남대 방문… ‘서울대 10개 만들기’ 실행 속도
  4. 정부출연 연구기관 핵심임무 다시 짠다…연내 대국민 보고회
  5. 단순 사기 송치 ‘의정부 모텔 신생아 사건’… 검찰 보완수사로 살해방조 밝혀
  1. [춘하추동] 공감하는 사회를 바라며
  2. 성평등부·법무부 이전 나비효과… 정부세종4청사 건립 현실화
  3. 충남대-공주대 통합 향방 가를 투표 돌입…10일까지 찬반투표
  4. 대전 수능 지원자 2.4% 감소…졸업생은 증가, ‘N수생’ 변수 부상
  5.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 통합 찬반 투표 시작

헤드라인 뉴스


추석 앞두고 돌아온 온통대전…골목상권 ‘훈풍’ 불까

추석 앞두고 돌아온 온통대전…골목상권 ‘훈풍’ 불까

추석 명절을 앞두고 대전 지역화폐인 '온통대전'이 새롭게 업그레이드 돼 돌아오면서 지역 상권에 모처럼 소비가 살아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보기와 외식 등 명절 소비가 늘어나는 데다 9월 한 달간 캐시백이 15%로 확대되면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서도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대전시와 소상공인 등에 따르면 온통대전은 이달 1일부터 다시 운영에 들어갔다. 월 충전 한도는 30만 원으로, 9월에는 기본 캐시백 10%에 추석 특별 혜택 5%포인트가 더해져 15%가 적용된다. 추석을 앞두고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가 본격..

대전·세종·충남 취업자 수 4만 9300명 늘었다… 전국 증가폭의 ‘4분의 1’
대전·세종·충남 취업자 수 4만 9300명 늘었다… 전국 증가폭의 ‘4분의 1’

대전·세종·충남지역의 8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 93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은 제조업과 상용근로자를 중심으로 취업자 크게 늘며 지역 고용 확대를 이끌었다. 9일 국가데이터처와 충청지방데이터청이 각각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 3개 시·도의 취업자는 모두 238만 5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 9300명(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전국 취업자 수는 2915만 1000명으로 같은 기간보다 18만 4000명(0.6%) 늘었다. 이는..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릴레이 외침… 전 국민에 닿는다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릴레이 외침… 전 국민에 닿는다

22년 만의 골든타임을 지켜내기 위한 사투.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외침이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범국민 공감대 확산으로 이어져 낡은 '관습헌법'의 틀을 깨고, 국가균형성장의 대전환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물밑에선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로 탄생한 행정수도의 틀이 점점 굳건히 다져지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와 여·야 정치권의 결단만 남겨두고 있기에 국회 여의도 의사당 앞 외침이 더욱 절실하게 들려오고 있다. 실제 허허벌판의 세종시는 어느덧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 ‘들어가라’ ‘들어가라’

  • ‘나눔의 의미도 배우고 책도 읽고’ ‘나눔의 의미도 배우고 책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