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 주도적 죽음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공감 톡] 주도적 죽음

김소영(태민) 수필가

  • 승인 2018-05-1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안락사
불치병에 걸리지 않았지만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를 원하는 104세 데이비드 구달 박사(왼쪽)가 호주 퍼스 공항에서 스위스로 떠나기 전 손자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DB
'그는 왜 안락사(조력자살)를 선택했을까?'

지금 호주의 데이빗 구달 박사로 인해 '안락사'의 논란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생물학자, 생태학자였던 구달 박사는 올해 104살이었다. 그는 4년 전까지도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집념이 강했다.

그러나 신체의 노화로 더 이상 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며 안락사를 택했다고 한다.

'죽음을 선택할 권리'

우리에게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사실 안락사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 정치적인 문제 등의 크고 작은 문제부터 자살 확산 우려와 암묵적 살인방조, 안락사 유도 등 복잡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누구도 삶과 죽음 둘 다 겪어 본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죽음 이후를 알지 못하기에 죽음을 두려워하고 생을 연장하기 위해 불로장생을 꿈 꿔왔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진 듯하다. 많은 이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야말로 자신의 임종 대비 활동을 통해 당당히 죽음을 준비한다고 한다.

어쨌든 구달 박사처럼 주도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가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는 스스로 주사의 밸브를 열어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 행복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나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기 좋아하지만 이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즐기기가 어렵다. 내 나이가 되면 아침에 일어나 일단 밥을 먹고는 점심을 먹을 때까지 가만히 앉아있기만 한다" 고 구달은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인생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과연 죽고 나서도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병들어 고통이 있기 전에 행복하게 죽기 위해 안락사를 선택했다고 했지만 죽음 이후에도 과연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인류가 존재한 이후 죽음의 그림자는 모든 시대, 모든 사람을 막론하고 사람의 뒤를 따라다녔다. 따라서 사람들은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인해 언제나 걱정하며 때론 삶의 부질없음을 한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의 참된 의미를 아는 사람은 자신의 육체와 영혼의 희망을 '내세'에 내주지 않는다.

공자는 "삶을 알지도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논한단 말이냐?"라고 말했다. 이는 생명의 의의는 오로지 삶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말과 상통한다. 따라서 적극적인 자세로 진실하고 기쁘게 삶을 영위해야 인생의 참맛을 알 수 있으며, 그런 노력 자체에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하시다 스가코는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 역시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말인 것이다.

이 두 사람의 말을 유추해 보면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를 생각하면 어떻게 살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없다. 그럴 때 바로 죽는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뇌경색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산책을 하다가 난폭 운전을 하던 자동차에 치여 반신불수가 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생일이 올 때마다 지나온 삶의 의미와 기쁨을 곱씹으면서 죽음과 마주하는 것이 어떨까?

김소영(태민) 수필가

김소영 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2. 가을 제철 수산물 가격 들썩… 꽃게·전어 두 배 급등
  3. 온통대전,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한다… 정부 지원율 변화도 관심
  4. 스토킹 피해 신고했던 전 연인 살해 40대 구속
  5. 대전혁신센터, 스케일업 투자지원 민간운영사 업무협약
  1. 대전시의회, 이효식 대전도시공사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2.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3. '양성자 암치료센터' 건립 나선 세종, 중부권 첨단의료 거점 노린다
  4. '충효예 정신' 충남 교육현장에 본격… ‘사랑의 일기’는 축소 운영
  5. 박수현 충남지사, 'UNDP AI 허브' 충남 유치 사활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11월 중대 기로…법안 심사에 예산 확보전까지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입법과 예산 확보 절차가 맞물리면서 중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11월 국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심사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을 뒷받침할 재원 확보가 시험대에 함께 오르면서다. 여기에 세종시 재정 문제와 얽힌 핵심 법안까지 일몰을 앞두고 마지노선에 봉착하면서 정기국회 내 현안들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내달부터는 내년도 본예산에 대한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가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장 이번 예산 심사에선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계획안을 다루게..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AI 혁신의 새 장을 열다'

대전의 미래 산업과 대한민국 소프트웨어(SW)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거점인 '대전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28일 14시 대전시 서구 월평동서 공식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교육 과정은 AI 활용 인재를 양성하는 네이티브 과정(5개월)과 인공지능 올인원 과정(18개월)으로 운영된다. 대전시와 진흥원은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 개소를 시작으로 지역 AI 및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이끌어갈 핵심 거점으로 이끄는 한편, 대전시는 대전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고, 지역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르포] 합친 지 27년, 도시 이름까지 바꿨다… 단바사사야마의 생존법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해법으로 추진된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첫 출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구축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주민 동의와 재정·권한 이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통합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행정통합을 경험한 일본과 대만 역시 행정 효율화와 재정 기반 강화라는 기대 속에 주민 갈등과 재정 부담,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숙제를 마주했다. 본보는 일본의 헤이세이 대합병과 오사카 행정체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

  •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