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56. 자녀는 애만지며 길러야

  • 문화
  • 뉴스 스나이퍼

[뉴스 스나이퍼 sniper] 56. 자녀는 애만지며 길러야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06-1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결혼하여 아들을 낳은 날은 그해 8월이었다. 지금이야 집집마다 에어컨이라도 있기 망정이지만 당시엔 언감생심이었다. 푹푹 찌는 염천 더위의 월세 한옥 집은 창문마저 이웃과 접한 담까지 육중하게 우뚝 솟아 무더위를 가중시켰다.

급기야 더위를 못 참은 아내는 찬물로 목욕을 시작했다. 딸의 해산(解産)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오신 장모님께서는 혀를 차셨다. "너, 그러다가 이담에 골병 든다." 장모님의 예언은 현실이 되었다.

가뜩이나 고삭부리(몸이 약하여서 늘 병치레를 하는 사람)인 아내는 지금도 8월이면 더욱 골골거린다. "하지만 당시엔 어쩔 수 없었어! 냉수로 샤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이지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거든." "......!!"

아들을 봤을 당시, 대한민국 인구정책은 나무만 봤지 정작 숲은 간과하는 청맹과니(사리에 밝지 못하여 눈을 뜨고도 사물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의 주먹구구였다. 둘도 많다며 자녀는 하나만 낳으라고 강조했다.

성실하게(?) 그 말을 좇아 아들 하나로 만족코자 했다. 그러나 홀아버지께서 돌연 타계하시는 변괴가 발생했다. 엄동설한에 장례를 치르고 나니 가뜩이나 외롭던 마음에 한풍(寒風)이 더욱 들어찼다. "여보, 우리 아이 하나만 더 낳자!"

아내를 설득하여 4년 뒤 1월에 딸을 보았다. 그 딸이 아들과 함께 우리 집안에 웃음과 기쁨, 만족과 행복의 화수분으로 작동했다. 오빠에 뒤질 세라 툭하면 학교서 상장을 받아왔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교 1등을 독주했다.

'똑똑한' 서울대학교 입시관계자가 이런 미래의 동량(棟梁)을 놓칠 리 없었다. 서울대 수시모집으로 당당히 장학생으로 합격한 딸은 동(同) 대학원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재원(才媛)의 딸을 같은 대학 출신의 사위가 아내로 입도선매(立稻先賣)했다. 딸은 지난 1월에 외손녀를 선물했다. 한데 외손녀의 생일 역시 딸과 같은 1월이다. 이제 겨우 생후 다섯 달이건만 벌써부터 책에 욕심을 내는 걸로 보아 녀석도 제 엄마 아빠의 DNA를 닮았지 싶다.

아내는 그래서 "우리 외손녀는 장차 하버드 대학까지 갈 재목(材木)"이라며 입에서 침을 튀긴다. 딸에 이어 아들도 8월이면 '아빠'가 된다. 그런데 아들 또한 딸과 마찬가지로 손자의 생일이 아들과 같은 8월이기에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막상막하(莫上莫下)이자 와룡봉추(臥龍鳳雛)랬다고 아들 역시 딸을 뛰어넘었다. 아들은 대학생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순위로 꼽는 글로벌기업의 과장이다. 회사에서도 인정받아 올 초부터 서울대에서 특별교육을 받았다.

어제 마침내 교육을 마치면서 우수상까지 받았다는 전갈이 왔다. 그 상장을 인증샷(認證shot)으로 받곤 너무도 고맙기에 한참을 울었다. 찢어지게 가난했기에 중학교조차 갈 수 없었던 박봉의 경비원 아들이 그예 일을 냈구나!

고유정이라는 여자의 악행이 세인들에게 경악을 몰고 왔다. 고운 이름과 달리 악녀(惡女)에 다름 아니었던 그녀는 [고유정 현 남편 "아들 살해된 것 같다" 고소장 검찰 제출]이라는 뉴스를 낸 머니투데이의 6월 14일 자 보도와 같이 현 남편에 의해 의붓아들 살인죄 혐의로까지 고소당했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은 그 죄만으로도 사후(死後) 지옥행이 뚜렷하다. 한데 이번엔 지난 3월 2일 숨진 채 발견된 A씨의 친아들 B군(4)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니 이쯤 되면 진짜 악마가 따로 없는 셈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그간 전 남편 살해 및 시신훼손·유기 과정이 고유정의 치밀한 사전 계획에 의한 범죄로 보이는 정황이 수사로 밝혀지면서 의붓아들 사망도 고유정과 관계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고 한다.

친아들(딸)이든 의붓아들 역시 사랑과 칭찬으로만 길러야 마땅하다. 당연한 상식이겠지만 자녀는 애만지며(애만지다 =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 어루만지다) 길러야 이를 본받아서 자신의 자녀에게도 사랑으로 보답한다.

여하간 8월에 만나게 될 손자 또한 제 아빠와 엄마를 닮을 터다. 손자와 손녀가 제 아빠와 엄마 이상으로 공부 잘하고 사물에 대한 애정(愛情)과 효심(孝心), 예의까지 깍듯하길 기도한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 인지면 당율저수지서 물고기 1천여 마리 집단 폐사
  2. 세종 행정수도 완성, '특별법 제정+α'가 필요하다
  3. 2375명 중수청 특례임용 지원… 대전청 비수도권 ‘선호지’ 될까
  4. 공공기관 이전 발표 임박에 충청권 지자체 '후끈'
  5. 충남대 ‘NEXUS’ 승부수… KAIST·기업 역량 모아 '서울대 10개' 도전
  1. '휠체어' 타고 75일 유럽 여행기… 세종시서 듣는다
  2. 전직 소방간부 자녀 근평 7위→2위… 전 둔산소방서장 벌금형
  3. KAIST, 물방을 맺히는 신기술로 열전달 5.5배 향상 개발
  4. 기업은 대학 안으로, 성과는 중부권으로… 충남대 IoC 구상
  5. 사이버 보안 (주)필상, 일본 사업화 중기부 프로그램에 선발

헤드라인 뉴스


KAIST·기업·출연연 총결집… 충남대 ‘NEXUS’ 승부수

KAIST·기업·출연연 총결집… 충남대 ‘NEXUS’ 승부수

정부의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국정과제에 따른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패키지 지원대학 선정에 충남대가 KAIST와 기업,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량을 결집한 대학 혁신모델로 도전한다. 대학 한 곳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대전에 집적된 과학기술 역량을 교육과 연구, 산업으로 연결해 중부권 대학과 기업으로 확산하고 지역 청년의 취업과 정주까지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충남대가 제시한 모델은 'NEXUS 과학기술대학·융합연구원'이다. 특히 KAIST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첨단산업 인재양성과 공동연구를 추진한다는 점에..

충청권 시중은행 가계부채 50조 넘었다... 금리 인상 기조에 부채 적신호
충청권 시중은행 가계부채 50조 넘었다... 금리 인상 기조에 부채 적신호

충청권 시중은행 가계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50조 원을 넘어섰다. 가계 빚이 최고점을 찍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짐과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23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6월 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50조 90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6월 22조 8090억원으로, 1년 전..

충청권 기름값도 하락세…대전·세종은 전국 평균 밑돌아
충청권 기름값도 하락세…대전·세종은 전국 평균 밑돌아

충청권 주유소 기름값이 전반적인 하락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역별 가격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전은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국 평균보다 20원 이상 낮은 수준을 보인 반면 충남과 충북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6~20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62.5원으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1.7원 떨어지면서 1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충청권에서는 대전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38.36원으로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약 24..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처서 무색한 폭염…음악분수 보며 휴일 만끽 처서 무색한 폭염…음악분수 보며 휴일 만끽

  • 가족과 함께 해서 즐거운 한여름 밤 독서하기 가족과 함께 해서 즐거운 한여름 밤 독서하기

  •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