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꿈의 구장'은 왜 환영받지 못하나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꿈의 구장'은 왜 환영받지 못하나

이상문 행정과학부 차장

  • 승인 2019-08-04 13:40
  • 신문게재 2019-08-05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이상문기자
이상문 기자
필자는 야구를 사랑한다. 특히 지역구단인 한화 이글스에 애착이 크다. 야구를 좋아한 인연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야구전문기자도 2년 반이나 했다. 덕분에 팔도를 다니며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 구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광주나 대구의 신축 경기장은 단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신축 구장에 비견하면 대전은 초라했다. 조금 부끄럽기까지 했다. 가장 부러운 점은 '관람 편의'였다. 최신 구장들은 야구를 잘 볼 수 있는 좌석 배치와 주변 환경, 그리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단순히 의자를 바꾼다고 가능한게 아니다. 최고의 경기를 보기 위한 선수 시설도 마찬가지다. 타 구단 선수들의 대전 구장 불만도 가까이서 들었다.

최근 대전시가 대전 야구장 신축계획을 내놨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달 25일 "야구장 형태는 개방형으로 하되 향후 돔구장 증축이 가능한 구조로 만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이후 지역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야구장 신축의 부정 여론이 여전한데다 돔구장 무산이나 유치 경쟁으로 인한 피로감이 크다. 단순히 한화의 시즌 성적(현재 꼴찌)으로 바라보는 허 시장의 시각은 문제가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 구장도 '감지덕지'라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대전시가 발표한 계획대로라면 사업비가 1500여억원이 들어간다. 타 지역의 사례를 보면 1000여억원의 세금으로 지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한밭종합운동장 신축도 해야 한다. 수십년간 '신축야구장 조성'이 공염불이 된 것은 비용에 비해 사업의 당위성이 밀렸기 때문이다.

야구장을 짓는 출발점(이유)이 잘못된 것 같다. 프로야구는 하나의 지역 축제다. 매년 열리는 지역 축제를 여는데 수많은 세금이 쓰인다. 클래식·국악 등 공연이나 전시 관람을 위해서 공간을 만든다. 야구를 즐기는 시민들을 위한 시책이다. 대전시는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돔구장·선상야구장'이나 도시 환경 변화에 따른 '위치 이전' 등 신축 당위성 확보에 실패했다. '원도심 활성화'로 포장했지만 부실하다. 특히 환경 문제로 수년째 갈등일 빚고 있는 '보문산 관광개발'을 엮는 것은 사업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4차산업도시 대전의 집약된 시설 배치나 야구 경기 외 활용, 원도심 활성화 대책 등이 좀 더 면밀해야 한다.

한화의 자세도 중요하다. 민간 기업이라는 이유로 사업성만 따져서는 사업이 쉽지 않다. 150만 대전시민 나아가 충청민들이 연고 구단이라는 이유로 '한화'를 사랑한다. '충청'이글스가 아닌 '한화'이글스다. 주인 의식을 갖고 적극 투자를 해야 한다. 단순히 이전 사례만, 사업성만 고민해서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과감하고 선도적인 자세가 필수다.

신축야구장 조성이 환영받기 위한 대전시와 한화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문 행정과학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강당골 계곡 대대적 정비 박차
  2. 대전시, 산업단지 조성 전략 수정할까
  3. [주말사건사고] 폭염 여파 정전에 대전·충남 곳곳서 화재 발생
  4. 경기 광주시, 470만 명 중부권 광역급행철도 JTX ‘조기 추진’ 촉구
  5. 대전에 없는 '대전지방중수청'… 출범 전부터 청사 논란
  1. 충남대·공주대 통합 첫단추…14일 단일안 윤곽 나오나
  2. 성남시, 1기 분당신도시 정비구역 확대 가능성 검토
  3. 대전시 조건 안 맞는 중수청 대안 냈었다… 청사 선정 배경 논란
  4. 세종시 신규 사무관 8명... 새로운 출발 다짐
  5. 李정부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 발표 코앞…충청권 들러리 되나

헤드라인 뉴스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바뀌었지만 경쟁력은 제자리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바뀌었지만 경쟁력은 제자리

낡은 시설을 바꾸면 전통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낙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거대한 유통 공룡들과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의 전통시장들도 현대식 지붕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장하며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현대화 사업의 종착지는 단순히 '쾌적한 시장'이 아닌 '사람이 모이는 시장'이어야 한다. 화려해진 외형에 비해 정작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당길 차별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은 외..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대전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넘게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 속도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정부의 유류가격 인하 조치로 가격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해 추가 하락 기대감은 다소 약해지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7.70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평균 1999원 안팎과 비교하면 140원 이상 낮아졌다. 다만 최근에는 하락 폭이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가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대규모 추가 세수를 미래와 청년, 지방, 교육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2027년 예산안이야말로 편성 단계부터 오롯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그려내는 예산"이라며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담대한 꿈을 뒷받침하는 그런 방안들을 내년도 예산안에 잘 챙겨 담아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운영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우선 대규모의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