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도자화가 유혜원이 선보이는 감각의 시간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도자화가 유혜원이 선보이는 감각의 시간들

김용복/ 극작가, 예술 평론가

  • 승인 2019-08-27 17:42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대전MBC M갤러리에서 21일부터 27일까지 유혜원 도자화 개인 부스전이 이어진다.

그는 전시회 주제를 '청화빛이 물든 감각의 시간들'이라 했다. 감각에는 청각도 있고, 미각도 있으며,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시각도 있는 것이다. 물론 도자화가 유혜원이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시각에 의한 감각일 것이고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초감각으로 우리에게 다가 올 것이다. 유혜원은 젊다. 아직 세상 삶을 충분히 겪어보지 못한 그가 초감각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초감각 인식에서 다루는 감정은 감각이 우리의 인식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시각을 통해 우리의 인식세계가 바뀐다면 우리는 바뀐 감각을 통해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보자, 도자화가 유혜원이 말하는 감각의 시간들을.



"나는 한동안 달에 집착했었다. 그림마다 달을 넣었고 달 밝은 밤 물을 떠다놓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나 그것의 순수성은 길게 가지 못하고 결국은 내 욕심이고 집착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깨닫는 순간 끌어안고 있었던 집착이라는 하얀 덩어리에 소심했던 순간들은 거친 바람을 따르면서 격렬하게 요동치게 되고, 가냘폈던 슬픔들을 해소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해서 탄생된 작품이 달항아리에 숨겨진 '비극의 카타르시스'이다."

1
비극의 카타르시스 40×40cm 1250℃산화 800℃ porcelain
나는 다채로운 공간 안에서 늘 혼란에 빠지곤 한다. 어떤 날은 눈부신 오페라의 강렬한 조명을 원하고 어떤 날은 창밖의 스잔한 빛에 집착을 하며, 어떤 날은 더 깊고 깊은 내가 없는 곳을 향해 달려가기도 한다. 청화의 빛깔은 나를 무척 닮았다. 블루도 아닌 코발트도 아닌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그 창백하고도 격렬한 빛깔.

나는 왜 블루를 고집하는가. 나는 왜 꼭 너여야만 하는 것인가.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무시하더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것들.

곳곳에 흩어진 시선들을 선과 색 그리고 농담으로 분열시켰다가 응집시켰다 적잖이 혼란에 빠졌던 그 순간과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블루는 단순히 블루로 머물지 않는다. 그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은 시간과 공간의 이야기다.

나는 그 공간 안에서 환희와 기쁨, 슬픔 고독과 휴식이라는 사유의 시간을 통해 영원한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고 했다.

도자화가 유혜원이 공간 안에서 환희와 기쁨, 슬픔 고독과 휴식이라는 사유의 시간을 통해 영원한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고 했다. 아리따운 애숭이 화가 유혜원이 갈망하는 영원한 자유란 무엇일까?

그것은 생을 받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상대(相對)적이고 유한(有限)한 세계로부터 절대(絶對)적이고 무한(無限)한 세계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상대적이고 유한한 세계는, 지금 유혜원이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같이 태어남과 죽음이 있고 고통과 번뇌가 가득찬 세계가 아닐까? 그런 세계는 미모의 여인들은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거기에 젊은 화가 유혜원은 지적인 매력에 자존심까지 강한 여인이다. 그래서 그는 영원한 자유를 갈망하는지도 모르겠다.

물어보자, 유혜원 도자 화가에게.

이 세상에서 여인들이 누리는 행복, 특히 예술가들이 누리는 행복은 찰라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은 오히려 괴로움만 더해 줄 뿐이기에 영원한 자유를 갈망하는게 아닌가?

2
시기하는 자유 40×40cm 1250℃산화 800℃ porcelain
자유의 무게와 모양은 각각 다르다. 물질의 자유, 종교의 자유, 권력의 자유, 따가운 시선으로부터의 자유, 도덕의 자유, 무겁거나 가볍거나하는 자유의 무게, 내 자유의 무게는 무거운가 가벼운가. 여러 모양의 자유가 마치 춤을 추듯 부딪히고 시기하며 끌어안고 사랑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그 모든 것을 포용하듯 안정된 공간에서 움직이고 사라지며. 자유라는 이름으로 놀고 있다. 가벼워지고 다시 무거워지고 서로를 시기하듯 춤을 추듯.

나는 어떤 자유를 갈망하는가.

김용복/ 극작가, 예술 평론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동래구, 제3회 온천천 빛 축제 개최
  2. 김포시농기계임대사업소, 노후농기계 불용품 매각
  3. 상명대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4. 천안 벽산 블루밍 파크포레, 사업계획 승인 및 도급계약 모두 마쳐
  5. 천안시보건소, '생명존중 안심마을' 4곳 지정
  1. 한기대 STEP, '열정 가득' 온라인 서포터즈 3기 출범
  2. 나사렛대, 기아자동차 정주훈 상무 초청 '경영인의 날' 성료
  3. 충남창경센터, 'The Future with AX Forum' 개최
  4. 한기대, 충남경제정책 경연대회 우수상·장려상
  5. 천안문화재단,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재창작 공연 개최

헤드라인 뉴스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을 운영할 주체가 최근 결정되면서 대전 시민들의 고속·시외버스 운송체계가 동구 용전동과 유성구 구암동의 두 개의 복합터미널의 양강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전교통공사는 11월 19일 주식회사 루시드 및 금호고속주식회사와 유성복합터미널의 공동운영사로 결정하고 5년에 추가 5년 연장 가능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2010년부터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4차례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2020년 대전시의 공영개발로 전환됐다. 시가 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버스 15대가 동시에 승객을 승하차하는 플랫폼을 갖추고..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부터 전국에서 누리호 관련 행사가 진행되며 4차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다. 23일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2시 54분에서 1시 1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이날부터 12월 4일까지며 이 기간 중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이번 발사는 기존과 달리 늦은 시간 진행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의 궤도 진입을 고려한 시간이다...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은 고유가 행진을 이어가 주목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고환율로 인한 원유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간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ℓ당 25.80원 오른 1729.72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38.54원 오른 1636.5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4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내 기름값도 10월 넷째 주를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