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과는 굶는과? 취업난에 사라져가는 국어국문학과

  • 사회/교육
  • 교육/시험

국문과는 굶는과? 취업난에 사라져가는 국어국문학과

정부 지원, 신입생 기피 등 국문과 통폐합 추세
"국가 근간 이루는 학문...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 승인 2019-10-09 21:36
  • 신문게재 2019-10-10 6면
  • 김유진 기자김유진 기자
1133386944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9일 제 573돌 한글날을 맞았지만 한글과 한국어 연구의 근간인 국어국문학과가 대학가에서 사라지고 있다.

인문학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대학의 어학 계열 전공이 살아남기 위해 이름을 바꾸거나 통폐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대학 중 국어국문학과가 설치돼 있는 곳은 충남대와 목원대 뿐이고, 타 학과와 통합된 학교가 더 많다. 배재대는 한국어문학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한남대는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를 통합, 국어국문창작학과로 명칭을 바꿨다. 대전대도 마찬가지로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가 '국어국문창작학과'라는 하나의 전공으로 묶여있다. 우송대와 한밭대의 경우 국어·국문을 다루는 학과가 설치되지 않았다.

대학들의 이런 통폐합은 고육지책이라는 분위기다. 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 또한 신입생들의 인문학 계열 기피 현상도 학과 축소, 통폐합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사립대 국문과 졸업생 박 모 씨는 "입학 할 때부터 선배들에게 국문과는 굶는과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말이 좋아서 이 학과에 입학했는데,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찬밥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국어국문학 뿐 아니라 어학 계열 전공들은 신입생 모집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거나, 폐과되는 경우도 있다. 한남대 독일어문학과는 지난 2013년 폐과를 결정한 이후로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있으며, 프랑스어문학과는 일어일문학과와 '일본·프랑스어문학과' 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현재 해당 학과는 외국어문학부로 운영, 일본어와 프랑스어 중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어학을 비롯해 어학 계열 전공들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국학의 한 분야인 국어학, 국문학을 연구하는 학과가 지속적으로 축소된다면 취업 위주의 학과만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학문 연구보다는 취업 대비에 중점을 맞추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대학 경영 차원에서 비인기 학과를 유지하기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소수 학과를 위한 지원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의 근본적인 역할인 학문 연구를 위해서는 어학을 비롯한 인문학 계열 전공 유지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수익 한남대 국어문화원장은 "국어가 민족과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인데, 국문학과가 축소되는 것은 우리 사회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학문의 다양성을 위해서 여러 학과들이 소규모라도 남아있어야 한다. 또한 인문학 계열을 소수 정원이라도 유지하는데 국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교육행정 몰리고 시설직은 주춤…교육청 공채 경쟁률 '온도차'
  4.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5.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1.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4.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5.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대전시민의 당뇨와 비만의 만성질환 관리부터 감염병 예방과 임산부·아동 건강을 살피는 보건소가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인구 1만 명당 보건소에 근무하는 인력을 비교한 결과 대전은 부산의 절반 수준이고, 대구와 광주, 울산, 인천보다 적어 시민 건강을 담당하는 보건소 인력 배치가 가장 적은 광역시로 파악됐다. 22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의 5개 보건소에 근무하며 시민의 공공보건 의료를 뒷받침하는 인력이 광역시 중에서 가장 적은 상황이다. 2024년 말 지역보건의료기관총람 기준으로 대전 5개 보건소 근무 인원은 총 540명으로..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대전에서 어린 자녀 2명을 태우고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음주운전 사고 증가가 우려되면서 단속 강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2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과 음주운전 혐의로 30대 여성 A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21일 오후 8시 40분께 대전 서구 변동의 한 오거리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하던 중 맞은편 도로에서 우회전하던 승용차와 택시를 잇따라 들이받은..

[기획시리즈]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기획시리즈]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