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울고, 복직 거부에 울고, 경단녀(경력단절녀) 두번 울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육아에 울고, 복직 거부에 울고, 경단녀(경력단절녀) 두번 울다

통계청, 올해 대전 내 4만9000명 경력단절여성
육아, 결혼, 임식 순으로 나타나, 작년엔 결혼 1위
제도 뿐만 아니라 사내 인식 도 개선돼야

  • 승인 2019-12-09 18:12
  • 신문게재 2019-12-10 5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111
<사진출처=연합>
#올해로 3년째 서구 둔산동의 A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는 A(28) 씨는 올 초 결혼한 후 지난 9월 임신을 했다. 입사 당시 육아휴직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최근 회사 측에 육아 휴직서를 제출했지만, 상사에게 돌아오는 말은 "올해부터 육아휴직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이유는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졌고 인력 문제로 사내 많은 인원이 피해를 본다는 점이었다. 상사는 "만약에 돌아올 시기에 자리가 남아있다면 그때 돼서 받아주겠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만 반복했고, 그렇게 A 씨는 임신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경력단절 여성이 됐다.

결혼, 출산 등으로 일을 그만두고 대전에 사는 경력단절 여성이 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에서 지난달 발표한 '경력단절 여성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전 내 경력단절 여성은 4만9000명이었고, 기혼여성 대비 비중은 18.7%로 나타났다. 전국수치로는 169만 9000명이었으며 기혼여성 대비 비중은 19.2%였다.

올해 수치는 2014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재취업한 여성들의 사례가 많았다고 추정되지만, 여전히 대전 내에서는 인식, 제도 등이 열악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경력단절 여성이 직장을 그만둔 사유를 살펴보면 육아, 결혼, 임신, 자녀교육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는 결혼이 1위였으나 올해는 육아가 1위로 올라섰다.

서구의 C 건설회사에서 4년간 근무했던 B(29) 씨는 "선배가 육아휴직을 사용했는데, 다음날 바로 선배의 책상을 치우는 장면을 봤다"라며 "주변 여성들의 경력이 금방 단절되는 상황을 보고 그나마 공무원은 육아휴직 제도가 잘된 것 같아 지난달부터 경찰 공무원 준비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전 내에서는 경력단절 여성 지도와 상담은 고용노동부가 진행하고, 여성가족부는 교육 후 직접 취업 연계까지 진행하고 있다.

매년 새롭게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진로적성탐색, 취업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년 비슷한 수준의 경력단절 여성 현황을 볼 수 있다.

문제는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예산이 우선순위에서 밀려 예산 집행에서부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전고용복지센터 관계자는 "정책 관련해서 가장 기본적인 예산이 꾸준히 상승하는 수준으로 잡혀야 체계적인 지원 및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데, 간혹 전년도와 똑같은 예산으로 집행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내에서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가 아닌 자연스럽게 권장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며 "근무조건에 대해 불합리한 회사에 대해 감사팀에서 수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 광덕면 물놀이 관리지역 현장 안전점검 실시
  2. 천안시, 여름 휴가철 하천·계곡 불법행위 특별단속
  3.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4. 대전교육청 교육국장에 명달호… 9월 1일자 181명 인사
  5. [현장에서 만난 사람]세계 최대 반도체 공정 장비 제조 기업 ASML 한종호 매니저
  1.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2. 천안시, 고액·상습 체납자 가택수색…승용차 압류·공매 착수
  3. 천안시, 2026 을지연습 전시종합상황실 근무자 사전교육
  4. 천안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스마트폰 가족치유캠프' 운영
  5. 대전농협-기성농헙-고향주부모임대전시지회, 이심점심 중식지원 봉사활동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트램 또 지연되나…8개월째 호남선 비개착공사 시공사 선정 난항

대전 트램 또 지연되나…8개월째 호남선 비개착공사 시공사 선정 난항

2028년에서 2030년으로 개통이 미뤄진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또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서대전 지하차도 구간 가운데 호남선 직하부 비개착공사에 대한 시공사 선정이 8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난이도는 높은데 사업비 단가는 낮게 책정된 탓에 입찰 과정에서 업체 사업 포기와 유찰이 반복된 것이다. 일각에선 트램 사업 주체인 대전시가 국가철도공단에 위탁만 해놓고 손 놓고 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12공구 일대 서대전 지하차도 구간(699m) 중..

홈플러스 충청권 5곳 영업 재개…상품 채우기 ‘속도전’
홈플러스 충청권 5곳 영업 재개…상품 채우기 ‘속도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긴급운영자금 2000억 원을 확보하면서 충청권에서도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장기간 문을 닫았던 점포가 재개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상품 입고가 충분하지 않은 곳도 있어 매장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7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던 전국 67개 점포를 대상으로 가오픈을 진행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대전 유성점과 가오점, 세종점, 충남 논산점과 보령점 등 5개 점포가 영업 재개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영업 재개는 지난달 13일 임시 휴..

중고차 `숨은 수수료` 없앤다지만… 소비자 부담은 그대로?
중고차 '숨은 수수료' 없앤다지만… 소비자 부담은 그대로?

정부가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차량 판매가격에 포함하는 '총액 표시제'를 도입한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확인한 차량 가격과 실제 구매가격이 달라지는 원인인 '숨은 수수료'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중고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중고차 판매업자가 인터넷 플랫폼 등에 차량을 광고할 때 차량 가격뿐만 아니라 매도비, 알선수수료, 성능보증보험료 등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각종 수수료를 판매가 총액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현재 소비자가 중고차 시장에서 차량을 구매할 경..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

  •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