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크리스마스로 본 다문화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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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 크리스마스로 본 다문화융합

김성회(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회장)

  • 승인 2019-12-17 16:28
  • 신문게재 2019-12-18 22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김성회
김성회(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중앙회장)
2019년 연말이다. 크리스마스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예수 그리스도 탄생일(성탄절)로 알고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일이 아니다. 사실 예수가 어느 날 태어났는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12월 25일이 성탄절로 정해진 것일까? 물론 성탄절은 12월 25일만이 아니다. 그리스정교와 같은 동로마 교회에서는 성탄절을 1월 6일로 기념한다. 율리우스력으로 보면 12월 25일이고, 그레고리력으로 보면 1월 6일이기 때문이다. 그날은 로마에서 낯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이었다. 그래서 그날을 로마의 최고신이었던 '미트라(태양신)'가 탄생한 날로 기념하였다.



그런데 로마에서는 하루를 전날 일몰시간에서 다음날 일몰시간까지 계산하였다. 즉, 일몰 이후에는 새날이 시작된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24일 일몰이 시작된 후 미트라신이 탄생한 날을 '새튜날리아'라고 정하고 축제를 즐겼다. 이것이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가 된 것이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는 로마의 태양신 탄생 축제일과 예수의 탄생일을 결합시킴으로서 탄생한 것이다.

원래 미트라신은 '빛, 불'을 뜻하는 신으로 페르시아 조르아스터교의 신이며, 인도 힌두교에서는 미트라신이다. 이것이 불교에 전해지면서 '마이트레야'신이 되었다. 이 마이트레야신이 중국과 한반도로 넘어오면서 '미륵'이라 불리게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륵부처'이다. 그러고 보면 12월 25일 로마의 동짓날인 크리스마스는 빛과 불 = 태양 = 미래, 구원 = 그리스도, 미륵부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참고로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의 모임'라는 말로 그리스어에서는 X라는 글자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X 마스' 라는 용어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것을 프랑스에서는 '노엘'(Noel), 독일어로 '바이나흐튼'(Weihnachten), 스페인어로 '나비다드'(Navidad)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캐롤 중에서 '노엘'과 '팰리스 나비다(메리 크리스마스)'가 만들어지고 불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다문화 융합은 산타클로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원래 산타클로스의 원형은 터키 남부에서 태어난 성 니콜라스 주교이다. 그는 이웃과 아이들에게 인정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니콜라스는 자신의 선행을 숨기고 싶어 했기 때문에 가난한 이웃의 굴뚝으로 금화를 던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금화가 화롯가에 걸어둔 양말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선행이 서유럽으로 전해졌고, 12세기 초부터 프랑스 수녀들이 니콜라스 탄생일인 12월 6일 전날 저녁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었다. 니콜라스의 이름도 콜로우스라고 변형되어 전해졌다. 이것을 미국으로 건너간 네덜란드인들이 '신타(sinta성녀) 콜로우스라고 하여 '산타클로스'가 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산타클로스의 고향은 눈 덮인 핀란드가 아니라 터키 남부의 항구도시인 셈이다.

또 크리스마스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크리스마스트리이다. 크리스마스트리의 연원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로마시대에 집에 악령이나 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전나무나 상록수를 현관 문 안쪽에 걸어두는 관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게르만족의 성목숭배사상과 결합되어 '크리스마스트리'로 탄생한 것이다. 우리로 치면 서낭당의 나무숭배와 비슷한 셈이다.

원래 유대교나 기독교는 다른 신을 믿거나 숭배하는 이단을 배척하는 종교로 이름이 높다. 하지만, 그토록 독실한 유일신 종교에서도 인류의 다문화 융합현상만은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김성회(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반딧불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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