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의 말씀 세상] 나눔으로 위기를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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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기의 말씀 세상] 나눔으로 위기를 극복하자

이홍기/ 원로목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26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성경은 "주는 자가 복을 받는다"고 말한다. 나누면 백신이 되지만 움켜쥐고 있으면 바이러스가 된다.

옥수수를 재배하는 두 농부가 있었다. 둘은 모두 최상의 씨앗으로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 한 사람은 좋은 종자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고, 다른 한 사람은 자기만 간직하였다. 세월이 지나자 좋은 종자를 나눠준 농부의 밭에는 좋은 옥수수가 풍성하였다. 반면에 자기 혼자만 좋은 종자를 차지한 농부의 밭은 점점 수확량이 떨어졌다. 그 좋던 종자의 품질마저 유지되지 않았다. 한 사람이 좋은 종자를 나눠준 농부에게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좋은 종자를 나누려 하지 않는데, 왜 당신은 나눠 줍니까?" 그 농부는 이렇게 대답했다. "옥수수 밭에 바람이 불어 꽃가루가 날릴 때 주변에 나뿐 종자가 있으면 점차 나쁜 종자로 변해갑니다. 그러므로 좋은 종자를 주변에 나눠주면 좋은 품종이 그대로 유지 된답니다."

그렇다. 좋은 것일수록 나눠 가져야 좋은 세상이 된다. 성경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였다. 내가 이웃을 사랑하면 그 이웃이 또 다른 이웃을 사랑하여 모두가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 이것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원리다.

각박한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각자도생(各自圖生)하도록 이끈다.

요즘 세상은 "너는 너, 나는 나" 라고 하면서 인정머리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 때문에 우리는 근원적으로 외롭고, 외롭기에 각자도생을 도모한다. 그래서 삶이 고단하다.

고단한 세상을 신나는 세상으로 만들어 가려면 이기적인 세상의 흐름에 맞서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우리는 한 몸에 붙어있는 지체(肢體)다. 슬픔도 기쁨도 함께 나누는 지체들이 곁에 있다는 믿음을 가질 때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다.

다윗은 시를 통해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害)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고 읊조렸다. 소름이 끼치는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 때 두려움이 없는 것은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온 국민이 심한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친구 간에 밥한 끼, 차 한 잔도 못 나누고 가까이 가면 나도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 두려움을 극복해 가려면 앞 서 말한 좋은 옥수수씨앗을 나누어주는 농부처럼 따뜻함을 주는 선행으로 면역력을 키워가야 한다.

전주에서는 경찰에게 야단맞은 고3학생이 마스크 10장을 파출소에 두고 갔다. 어린 소녀는 칭찬스티커와 돈 1만7000여 원을 주민센터에 기부하는 모습이 온 국민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노숙자들이 굶어죽게 됐다. 정부와 지방단체가 감염을 우려하여 무료급식시설을 폐쇄하였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배고픔을 해결할 대안이 마땅치 않았는데 종교단체에서 음식꾸러미 나눔을 고안했다. 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는 서울역과 영등포역 등 전국노숙인 시설 7곳에 3월 급식비 1750만 원 전달했다. 이 외에도 온 국민의 따뜻한 격려와 지원이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팍팍하고 고단한 삶이지만 착한 사람들이 많이 있기에 위안이 되고 희망을 갖게 된다.

계절은 봄인데 마음은 아직도 겨울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그러나 잠시 나라 밖을 보자.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선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미국에서는 국민들이 대형마트 앞에서 커트를 끌고 긴 줄을 선 것을 보면 전쟁을 앞둔 비장함 마저 느껴진다. 이들은 생수와 휴지 생필품을 마구잡이로 커트에 담고 있다. 생필품 진열대는 텅텅 비어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물건은 충분하니 일주일치만 사라"고 당부했지만 믿지 않는다.

반면에 우리는 어땠는가, 확진자가 수백 명이 나오고 전 국민이 대구지역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시기에도 사재기는 없었다. 대구 시민들은 조용히 집에 머물면서 침착하게 일상을 보냈다. 이처럼 사재기가 없다는 것은 한국사회가 위기상황에서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 밑바탕엔 공동체를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여!

요즘 외신들이 "한국의 시민의식이 코로나 극복의 강력한 무기"라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주눅 들지 말고 자긍심을 갖자.

이번 코로나19의 감염력을 통해 한 사람의 부주의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 반대로 한 사람의 선행이 사회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도 확인했다. 콩 한조각도 나눠먹는 정(情)으로 서로 나눔과 봉사로 마음의 백신을 만들어 가자.

이홍기/ 원로목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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