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영화 '변호인'에서 돼지국밥 먹방을 선보인 송강호. |
장국에 만 밥을 장국밥이라 한다. 장국을 붓고 산적과 혹살을 넣어서 파는 밥을 말하는데 이를 달리 온반溫飯, 장탕반醬湯飯, 탕반湯飯이라 이르기도 한다.
옛날에는 시중에 고급 음식점이 이 장국밥집뿐이었다. 그 집에서는 문간에다 둥그렇게 큰 등을 달고 이 등에다 울긋불긋한 종이를 돌려 붙인다. 이렇게 장식을 하면 지나가는 사람이 이 집이 장국밥집인 줄 알았고, 이 등만 보면 시장한 사람은 배에서는 회가 동하기 마련이었다.
장국밥의 특징은 맛있는 간장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국물이 맑으면서도 풍미가 좋고 또한 아주 좋은 고기를 한 입에 들어갈 만하게 만든 산적과, 기름기가 조금씩 붙은 쇠족을 맛있게 우린 국물들 이 세 가지 맛은 일반 가정에서는 흉내 내지 못할 특유한 맛이었으므로 당시에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 장국밥집에서는 술을 팔지 아니하므로, 만약 손님이 술을 마시려면 그 집 심부름꾼에게 돈을 주어 근처에 있는 ‘바침술집’에서 사다가 먹었다.
‘바침술집’이란 옛날에 주세酒稅가 없었고 전매품專賣品이 또한 없었기 때문에 아무나 술을 만들어 팔았는데 이렇게 술만 만들어 파는 집을 ‘바침술집’이라 하였다. 그 ‘바침술집’ 문간에는 병을 크게 그려 붙이고 그 병에다 ‘바침술집’이라 써놓았다.
그런데 장국밥집에는 한낮의 점심 손님보다는 밤에 밤참 손님이 더 많았다. 옛날 재상宰相이나 세도勢道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낮에는 대궐이나 관청에 출근을 하였다가 집에 돌아오고, 밤에는 청탁운동을 하려는 사람이나, 권력에 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찾아올 뿐 아니라, 친구들이 찾아와 밤늦도록 이야기를 하다가 시장하면 부리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려 앞세우고 장국밥집을 찾아갔다.
장국밥집에서는 이런 사람을 위하여 뒤에다 별도의 방을 마련하여 접대를 하였는데, 그 집 앞에는 재상이라도 들어닥치면 일반 손님들은 모두 일어나 뒷골목으로 숨었다가 그들이 뒤채로 들어가면 다시 나와서 먹었다.
이 장국밥은 간장을 가지고 맛있게 국을 끓여 밥을 말아먹는 것이 일품이라 하여 ‘장국밥’이라 이름 지어 부르게 된 것이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 메르스 경로 식사하는 김무성 전 대표 가족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해 6월10일 부산시 사하구 목촌돼지국밥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이 국밥집은 부산의 첫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81번)가 식사를 했던 곳이다. 식사자리에는 전 김 대표의 딸 김현진 씨와 자녀도 함께 했다./사진=연합 DB |
▲ 정치인들에게 '국밥'과 '시장'은 '서민 이미지'와 직결되는 아이콘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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