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세도가의 밤참으로 사랑받은 '장국밥'

  • 문화
  • 송교수의 우리말 이야기

[우리말]세도가의 밤참으로 사랑받은 '장국밥'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35. 장국밥

  • 승인 2016-05-10 09:5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영화 '변호인'에서 돼지국밥 먹방을 선보인 송강호.
▲ 영화 '변호인'에서 돼지국밥 먹방을 선보인 송강호.


장국에 만 밥을 장국밥이라 한다. 장국을 붓고 산적과 혹살을 넣어서 파는 밥을 말하는데 이를 달리 온반溫飯, 장탕반醬湯飯, 탕반湯飯이라 이르기도 한다.

옛날에는 시중에 고급 음식점이 이 장국밥집뿐이었다. 그 집에서는 문간에다 둥그렇게 큰 등을 달고 이 등에다 울긋불긋한 종이를 돌려 붙인다. 이렇게 장식을 하면 지나가는 사람이 이 집이 장국밥집인 줄 알았고, 이 등만 보면 시장한 사람은 배에서는 회가 동하기 마련이었다.

장국밥의 특징은 맛있는 간장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국물이 맑으면서도 풍미가 좋고 또한 아주 좋은 고기를 한 입에 들어갈 만하게 만든 산적과, 기름기가 조금씩 붙은 쇠족을 맛있게 우린 국물들 이 세 가지 맛은 일반 가정에서는 흉내 내지 못할 특유한 맛이었으므로 당시에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 장국밥집에서는 술을 팔지 아니하므로, 만약 손님이 술을 마시려면 그 집 심부름꾼에게 돈을 주어 근처에 있는 ‘바침술집’에서 사다가 먹었다.

‘바침술집’이란 옛날에 주세酒稅가 없었고 전매품專賣品이 또한 없었기 때문에 아무나 술을 만들어 팔았는데 이렇게 술만 만들어 파는 집을 ‘바침술집’이라 하였다. 그 ‘바침술집’ 문간에는 병을 크게 그려 붙이고 그 병에다 ‘바침술집’이라 써놓았다.

그런데 장국밥집에는 한낮의 점심 손님보다는 밤에 밤참 손님이 더 많았다. 옛날 재상宰相이나 세도勢道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낮에는 대궐이나 관청에 출근을 하였다가 집에 돌아오고, 밤에는 청탁운동을 하려는 사람이나, 권력에 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찾아올 뿐 아니라, 친구들이 찾아와 밤늦도록 이야기를 하다가 시장하면 부리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려 앞세우고 장국밥집을 찾아갔다.

장국밥집에서는 이런 사람을 위하여 뒤에다 별도의 방을 마련하여 접대를 하였는데, 그 집 앞에는 재상이라도 들어닥치면 일반 손님들은 모두 일어나 뒷골목으로 숨었다가 그들이 뒤채로 들어가면 다시 나와서 먹었다.

이 장국밥은 간장을 가지고 맛있게 국을 끓여 밥을 말아먹는 것이 일품이라 하여 ‘장국밥’이라 이름 지어 부르게 된 것이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 메르스 경로 식사하는 김무성 전 대표 가족
<br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해 6월10일 부산시 사하구 목촌돼지국밥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이 국밥집은 부산의 첫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81번)가 식사를 했던 곳이다. 식사자리에는 전 김 대표의 딸 김현진 씨와 자녀도 함께 했다./사진=연합 DB
▲ 메르스 경로 식사하는 김무성 전 대표 가족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해 6월10일 부산시 사하구 목촌돼지국밥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이 국밥집은 부산의 첫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81번)가 식사를 했던 곳이다. 식사자리에는 전 김 대표의 딸 김현진 씨와 자녀도 함께 했다./사진=연합 DB


▲ 정치인들에게 '국밥'과 '시장'은 '서민 이미지'와 직결되는 아이콘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 DB
▲ 정치인들에게 '국밥'과 '시장'은 '서민 이미지'와 직결되는 아이콘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 DB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2024년 한층 나아진다
  2. [독자칼럼]국가 유산청 출범을 축하 한다.
  3. 월드비전 위기아동지원사업 전문 자문위원 위촉
  4. 2024 금산무예올림피아드 임원 출정식
  5. [인사]대전 MBC
  1. [인터뷰]91세 원로 시인 최원규 충남대 명예교수
  2. 연이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한국가스기술공사 근절 대책 밝혀
  3. 대전서부경찰서, 여름철 자연재난대비 대책회의
  4. 산내종합사회복지관과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사업본부 협약
  5.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사업본부-대전M치과의원 복지증진 위한 협력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올해 한층 나아진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올해 한층 나아진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가 2024년 한층 나아진 여건에 놓일 전망이다. 2023년 홍수 피해를 입은 세종동(S-1생활권) 합강캠핑장의 재개장 시기가 6월에서 10월로 연기된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상설 피크닉장'이 설치되는 건 고무적이다. 17일 세종시 및 세종시설공단(이사장 조소연)에 따르면 합강캠핑장 복구 사업은 국비 27억여 원을 토대로 진행 중이고, 다가오는 장마철 등 미래 변수를 감안한 시설 재배치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하천 점용허가가 4월 18일에야 승인되면서, 재개장 일..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5·18민주화운동을 맞는 마흔 네 번째 봄이 돌아왔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1980년 5월 민주화 요구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뜨거운 열기로 분출되었는데, 대전에서는 그동안 교내에서 머물던 '계엄령 해제'와 '민주주의 수호' 시위가 학교 밖으로 물결쳐 대전역까지 진출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광주 밖 5·18, 그중에서 대전과 충남 학생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민주화 물결을 다시 소환한다. <편집자 주> 1980년 군사독재에 반대하며 전개된 5·18민주화..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법원이 의대증원 처분을 멈춰달라는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의대교수·전공의·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서 1심과 같이 '각하'(소송 요건 되지 않음)했다. 다만 의대생들의 경우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기각(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 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의료계가 재항고할 것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