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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아재개그] 세상에서 가장 쩨쩨한 이야기
옛날 충주 땅에 지나치게 절약하며 살아 ‘자린고비’라는 별명이 붙은 지서방이 살았다.
이 자린고비가 장에 나가 버린 조기대가리를 주워들고 와서 안방 벽에 걸어놓고는 끼니때마다 밥 한 숟갈 떠먹고는 한 번 그것을 쳐다보곤 하면서 반찬을 대신하였다. 하루는 그 아들이 밥 한 술 뜨고는 두 번 연속 쳐다보았다.
자린고비는 아들을 향하여 말했다. “얘야! 물켤라.”
아이가 자라 장가를 들 나이가 되었다. 자린고비는 자기의 생각과 합당한 집안의 신부감을 구하기 위해 사방으로 수소문하였다. 얼마 만에 나선 후보는 진주에서 ‘자린고비’라는 별명이 붙은 김서방이었다.
이만한 소문이 난 사람이라면 그 딸은 필시 자기의 며느리 감으로 합당하리라 생각되어 두 사람이 날을 잡아 중간지점인 추풍령에서 만났다. 서로가 인사를 나눈 뒤에 충주 자린고비가 단도직입으로 말했다.
“듣건대 댁에서는 주모가 대단하다고 소문이 났다 하던데 한가지만 묻겠소. 우리가 신고 있는 이 집신 한 켤레를 댁에서는 얼마동안이나 신으시오?”
“그야, 한 일년은 신어야지요.” “어떻게 일년이나 신습니까?”
“그야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맨발로 다니다가 사람이 보는 곳에서는 신고 다닙니다. 그런즉 일년은 족히 신지요.”
이에 충주 자린고비가 말했다.
“너무 헤프시군요. 나는 집신 한 켤레면 3년은 신소. 어떻게 3년이나 신느냐구요? 그야, 사람들 앞에서는 짚신을 신고 서 있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다시 맨발로 걷소 그러니 3년이나 신습니다.”
이번에는 진주 자린고비가 들고 있던 낡은 합죽선을 가리키며 충주 자린고비에게 물었다.
“이 부채를 댁은 몇 해나 부치시고 계시오?” 충주 자린고비는 다 낡아 살만 남은 부채를 펴면서 말했다.
“이 부채는 아마 30년쯤 썼을 거요. 어떻게냐구요? 부채를 살짝 펴서는 부치지 않고 펴놓은 상태로 고개를 좌우로 흔드니 이처럼 오래 쓰겠습디다.”
“너무 헤프시군요. 내 이 부채는 3대째 쓰는 것이지요. 오늘 처음 들고 나온 것이지만 평상시는 부채를 활짝 펴서 철사로 고정시킨 뒤 그 것을 천장에 매달아 놓고는 더울 때마다 그 부채 밑에서 몸을 흔들면 이처럼 대를 물려 사용할 수 있습니다.”
1:1의 피장파장이 된 두 자린고비, 이번에는 충주 쪽에서 다시 물었다.
“사실 우리가 너무 절약을 하다보니 영양실조에 걸릴 염려가 많지요? 그러니 댁에서는 가족들의 영양 보충을 어떤 방법으로 하시오?”
“아 그야 쉽지요. 비싼 고기를 왜 돈을 주고 사서 먹습니까? 고기장수가 동네에 오면 우선 옷소매를 걷어 부치고 고기를 사는 체 하면서 고기를 이리 주무르고 저리 주무르고 하여 팔뚝까지 기름을 잔뜩 묻힙니다. 그러고는 그 고기 기름이 묻은 팔뚝을 물통에다 빤 뒤 그 기름 물에다 무, 고추 양념 등을 넣고 솥에다가 끓이면 훌륭한 고기 국이 되지 않겠소?
우리는 그래서 온 가족이 정기적으로 영양 보충을 한답니다.” 이에 충주 자린고비가 토를 달았다.
“너무 헤프시군요. 고기 기름을 물통에 빨아서 끓이면 한 번밖에 더 먹겠소? 우리는 차라리 그것을 샘에다 빨지요. 그런즉 그 고기 국물이 오래도록 우러나서 여러 번을 먹습니다.”
이에 두 사람은 의기가 투합하여 결국 사돈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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