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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아재개그] 김진기 사건
선천적인 언어 장애자가 있었다.
그는 ‘아’자를 ‘이’자로 밖에 발음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이를 테면 ‘아버지’를 ‘이버지’로 ‘학교’를 ‘힉교’라고 말하는 것이다.)문제는 그가 그렇게 발음하면서도 막상 본인은 똑바로 발성하는 것으로 알고 산다는 것이었다.
그가 전방의 군부대에서 복무 중이던 제대 말엽의 어느 날 인근 읍내로 외출할 일이 생겼다. 그 날의 암호는 ‘고구마’였다.
그는 몇 번이나 ‘고구마’를 되뇌이고는 볼일을 마쳤다.
그가 귀대할 때는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칠흑 같은 밤이었다.
부대 위병소에 가까이 다다랐을 무렵 캄캄한 어둠 속에서 “정지! 암호!”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신 있게 ‘고구마’하고 수하에 응대했다.
그러나 초소의 보초는 ‘고구마’가 아닌 고구미‘로 들렸기 때문에 다시 “암호!” 하고 외쳤다.
그가 다시 “고구마”하고 응답했다.
초병은 그가 거푸 ‘고구미’라고 말하자 야음을 틈타 침투하는 간첩이려니 하는 의심이 부쩍 솟구쳤다.
초병이 그에게 겨눈 총에 힘을 가하며 또다시 “암호!’하고 소리쳤다.
그가 또다시 “고구마”하고 답했다.
순간 ‘탕!’총성이 울렸다. 총알이 그의 폐부를 꿰뚫었다.
그가 쓰러지면서 뇌까렸다.
“씨필, 김진기?”
(고구마라고 댔는데도 총을 맞았으니, 그러면 ‘씨팔, 감잔가?’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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