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의 '방송 타임머신'] 청양 칠갑산이 대전 보문산으로 변신?

[박붕준의 '방송 타임머신'] 청양 칠갑산이 대전 보문산으로 변신?

  • 승인 2017-10-26 08:00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박붕준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 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지금은 취재차량이 언제나 스텐바이지만 1980년대만해도 차량이 부족해 충남지역으로 취재를 나갈 때 차량을 배정받기란 로또 당첨만큼 어려웠다. 더구나 지금같이 도로 사정이 좋을때가 아니어서 주행시간도 오래 소요돼, 다녀온 후 바로 다시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취재 현장에 가면, 기자의 오프닝 컷(기자가 얼굴을 보임)은 기본! 청양 칠갑산 취재를 마치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두 시간정도는 차 안에서 꿀맛같은 휴식을 맛보며, 오는 길에 국도변 쟁반짜장으로 배도 채우고 방송국 도착까지는 행복 그 이상이다.

그런데 도착해 프리뷰하니 오프닝 발음이 어정쩡하지 않은가!

"다시 청양으로 가야하나?"

멀기도 하지만 차를 또 배정받아야만 한다. 내 잘못으로 청양으로 다시 갈 생각을 하니 깐깐한 부장의 얼굴이 떠 오른다.

"이건 아니지!" 카메라 선배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제의한다.

"선배! 카메라 들고 일단 나가죠!" 도착한 곳은 청양 칠갑산이 아닌 가까운 대전 보문산.

칠갑산에서 촬영한 영상대로 아름드리 나무 숲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보문산 나무 숲이 칠갑산 산림 규모와 비슷해야 이것을 배경으로 기자의 잘못된 오프닝 컷을 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칠갑산같은 보문산을 찾아 헤매다 드디어 비슷한(?)장소를 발견하니 선배와 일맥상통(一脈相通)이다.

바로 리포트 작업(?)에 들어간다.

"기자는 지금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한국의 알프스 청양 칠갑산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멋지게 내레이션을 하지만 그 날은 기자의 현장 오프닝 샷은 잠깐이다.

카메라 화면이 오래 홀드(한 장소만 고정)되면 보문산을 꿰뚫고있는 시청자들에게 혹시나 발각(?)되지나 않을까 가슴 졸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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