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소설] 아웃터넷(OUTERNET) 72. 「아웃터넷」의 사랑

[최민호 소설] 아웃터넷(OUTERNET) 72. 「아웃터넷」의 사랑

  • 승인 2018-02-0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정말 후루마쓰 선생님은 열반에 도달하신 걸까요?"

나리코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이 처음이라는 나리코.

한국어를 그렇게 능숙하게 하면서 처음 밟아본다는 한국.

나리코는 서울에서 안면도로 향하는 길에 창밖의 풍경에 시종 눈을 못 떼었다.

그리고 드디어 안면도에 들어서자 양 옆으로 늘어서 있는 안면도 소나무 숲에는 아! 하고 신음같은 탄성을 흘리고 말았다.

아버지가 모시던 야마노아마고우치 산.

그곳도 이런 소나무 숲이었던 것이다.

안면도 소나무는 적송은 아니지만 나무 기둥이 붉고 쭉 뻗은 모습이 더욱더 아버지의 소나무를 닮아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나리코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자신도 모르게 사무치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의 나라예요.

저 나리코가 아버지의 나라에 왔어요.'

아버지 후루마쓰.

인간이라기 보다는 나무같은 삶을 살다 간 아버지.

그리고 나무가 된 아버지.

아버지는 생전 고기 반찬 한번 들지 않으셨다.

"후루마쓰 선생님은 왜 그렇게 「아웃터넷」에 집착하셨을까요?

진실로 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였겠지요?."

나리코는 이번에는 고개를 저었다.

순원은 더 이상 아버지의 말 못하는 상처를 건드리는 것 같아 말을 멈추었다.

"아니에요. 아버지는 본인이 도통하기 위해 「아웃터넷」을 만드신 것이 아니었어요. 그 이유를 저는 이번에 깨달았어요"

".............."

"아버지는 앞으로 살아남을 인간들을 위해서였어요.

아버지는 사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구상의 기상재해나 지진, 홍수등 재난을 많이 걱정하셨어요.

그러면서 늘 안타깝게 생각했죠. 인간들이 마구 나무를 베어내고 석유를 마구 써버리고, 그리고 바다를 마구 메우면서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너무 안타깝게 여기셨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사람들의 소비를 막을 길은 없습니다. 더우기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 소득이 올라가면서 자원은 더욱더 소비될 수 밖에 없게 되지요.

그런 점에 아버지는 늘 가슴 아프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웃터넷」으로 이제 세상은 기적적으로 변할 거예요"

"그렇겠지요. 식물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인류 최대의 발명이 될 것입니다.

식물재배 기술도 획기적으로 발전하겠지요. 식물과 대화를 할 수 있으니..."

"아닙니다. 아버지는 「아웃터넷」으로 식물과의 대화만을 원했던 것은 아닙니다"

"........."

"식물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자 했던 점도 있기는 있지요. 그렇지만, 결국 인간의 지혜보다 식물이 더 나을 수는 없었습니다. 당연하지요. 아버지는 영감을 얻었을 뿐이지요.

식물과 대화를 하신 후 아버지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아버지가 의미를 더 두게 된 것은 식물이 아니었습니다"

"뭡니까?"

"인간이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확실히 그렇다고 믿어요.

「아웃터넷」이 세상에 알려지면 이제 사람들은 분명히 동물과의 대화를 시도하려고 할 것입니다. 사실 「아웃터넷」은 동물이 더 만들기가 쉽지요. 감정이 더 분명하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사람들은 꽃에 만족하지 않고 동물에게 같은 원리를 적용하여 동물 「아웃터넷」을 개발해 내고야 말 것입니다. 성공할 것입니다"

"아버지는 식물의 지혜를 구한다면서, 동물에게 기대할 것은 없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나리코씨가?"

"제 생각이었죠. 맞습니다. 동물에게 기대할 것은 없습니다. 다만, 동물 「아웃터넷」이 만들어지면, 이제 인간들은 동물과의 대화가 가능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제 육류 고기는 못 먹습니다."

순원에게 충격이 왔다. 그렇다. 아프다고, 죽기 싫다고 분명히 의사를 표시하는 동물을 도축하면서 우리는 식육을 할 수 있을까?

사회적인 반성과 켐페인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후루마쓰 씨는 식물은 다르다고 하였다.

식물은 채취에 따른 고통이 없으며 오히려 자기 종을 번식하기 위해 기꺼이 스스로를 먹이로 제공한다고 하였다.

동물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야 아무리 잔혹한 인간이라도 동물을 지금까지 같이 학대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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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말하셨어요.

이산화탄소가 지구를 멸망하게 하지는 않는다고요. 결코 홍수나 가뭄이 인간을 해할 수는 없다고요. 그러한 요소와 조건을 인간이 제공하지 않는다면요.

인간이 멸망하는 것은 인간의 욕심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기상재해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결국 욕심이 재해를 끌어들이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인간의 욕심을 버려야 하지요. 특히 사육이라는 이름으로 뭇 생명을 그토록 잔인하게 해치면서까지 자기의 맛과 식욕을 채우는 인간은 심성이 갈수록 포악해 질 수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갈수록 이기적이 되는 것이지요.

생명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결국 인간은 수많은 인과관계에 의해 무엇일지도 모르는 재앙으로 멸망한다고 믿었습니다.

「아웃터넷」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자연과의 대화와 소통.

자연과 생명들과의 평화로운 공조.

「아웃터넷」이 바로 이러한 외계와의 대화 채널입니다.

평화와 안전의 시작이죠. 대화라는 것은. 특히 자연과의.."

순원은 막힌 가슴이 열리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는 식물만을 먹고 살아야 하는가?'

「아웃터넷」의 창조자는 인류 문화의 신기원은 탐식의 욕망을 절제하면서 다시 열리게 된다고 했다.

인간이 자연의 생명을 존중하고, 식물이 제공하는 영양분을 섭취하며, 식물과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 보다 건강해지고 질병이 예방되며, 동시에 심성도 고와질 것이라 하였다.

불교에서 말하는 미륵불의 환생이 바로 이러한 동물을 살육하는 것을 자제하면서 성경에서 말하는 양과 뱀이 어린아이와 같이 노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하였다.

악의와 살기가 없는 세상.

욕망은 결국 자연을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했다.

후루마쓰씨는 보고 싶었던 것이다.

「아웃터넷」으로 인해 앞으로 식물이든 동물이든 세상은 평화롭게 대화와 소통하는 대우주가 열릴 것이라고.....

(계속)

우보 최민호

최민호컷1
최민호 전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전)국무총리 비서실장, 행정중심도시 복합도시 건설청장, 행자부 소청심사위원장, 행자부 인사실장,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2002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사무차장(운영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전)배재대학교 석좌교수, 공주대 객원교수, 고려대 객원교수,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 위원(2016)으로 활동했으며 현)홍익대 초빙교수이다.

단국대 행정학 박사, 일본 동경대 법학 석사, 연세대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를 거쳐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영국 왕립행정연수소(RIPA)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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