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대학이 지역발전을 이끈다(1)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대학이 지역발전을 이끈다(1)

강병수 충남대 교수

  • 승인 2018-02-20 14:00
  • 신문게재 2018-02-21 2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강병수
지역인재의 유출은 크게 2개의 경로를 거친다. 하나는 대학을 진학하면서 지역에 좋은 대학이 없어 대거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좋은 일자리가 없어 유출되는 것이다. 2개의 경로를 막고 지역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좋은 대학과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고등교육의 기회균등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각 광역지방자치단체별로 거점국립대학들이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하여 대학을 진학하면서 겪는 지역인재의 외부 유출은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육부가 국립대 지원금을 사립대까지 대폭 확대하여 사립대에 대한 지원액이 국립대에 대한 지원액을 훨씬 능가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서울 소재 우수 대학과 유일하게 경쟁력을 가졌던 거점국립대학 마저도 그 위상이 흔들리면서 지역인재 유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또 하나의 지역인재 유출 경로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이다. 향후 공공기관 채용에 30%까지 지역대학을 배려한다고 하지만 지역 일자리의 대부분은 민간부문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창출되므로 지역의 고용창출은 지역혁신체제가 잘 구축되어질 때 가능하다. 즉 지역소재 대학이 기술을 개발하여 인근 지역기업에게 기술을 이전하거나 창업토록 하고 정부나 지원기관은 지역기업에게 충분한 맞춤형 지원을 할 경우에 가능하다. 1970년대 초·중반 지역 산업과 연계한 거점국립대학의 특성화는 상당한 정도의 인재유출을 극복하고 지역산업 진흥과 함께 좋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였다. 경북대의 전자분야 특성화, 부산대의 기계분야 특성화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기술개발의 핵심축인 지역 대학의 쇠퇴로 지역기업들에게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공급하지 못하면 지역기업들의 혁신은 지지부진해지면서 좋은 일자리 창출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지역 소재 국립대학은 고등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역할에서 더 나아가 서울의 최우수대학 수준으로 교육, 연구 및 기술개발수준이 업그레이드(upgrade)될 때 지역인재 유출방지와 내발적 지역발전도 가능하게 된다.

지역의 대학이 서울의 최우수대학 수준이 되면 대학 진학 때 구태여 서울로 갈 필요성이 없어진다. 기업도 지역 대학이 최고의 인재양성과 기술개발을 해 줄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지방에 착근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지역발전의 핵, 즉 지역의 대학이 쇠퇴하면서 수도권과 지방간의 균형발전은 무너지기 시작했고, 수도권 집중의 결과로 나타난 근린·도시어메니티 등 모든 지역어메니티의 우위로 인해 지역인재의 수도권으로의 유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국민이 다 함께 잘 살고자 하는 지역균형발전을 앞당기는 가장 용이하고 확실한 국가정책의 하나가 지역혁신체제의 핵인 지역 대학교의 위상을 제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방소멸이 더 진행되기 전에 국가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발전 차원에서 대학에 대한 발상의 전환과 함께 적극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강병수 충남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학년도 수능 이후 대입전략 “가채점 기반 정시 판단이 핵심”
  2. 해운대 겨울밤 별의 물결이 밀려오다 '해운대빛축제'
  3. [2026 수능] 국어 '독서'·수학 '공통·선택' 어려워… 영어도 상위권 변별력 확보
  4. 당진시, 거산공원…동남생활권 '10분 공세권' 이끈다
  5. [2026 수능] 황금돼지띠 고3 수험생 몰려…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워
  1. [2026 수능] 분실한 수험표 찾아주고 시험장 긴급 수송…경찰도 '진땀'
  2. 더민주대전혁신회의 "검찰 집단항명, 수사 은폐 목적의 쿠데타적 행위"
  3. 이한영, 중앙로지하상가 집중점검… "실효성 있는 활성화 대책 필요"
  4. 대전경찰청, 14일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앞두고 안전 점검
  5. [2026 수능 스케치] "잘할 수 있어"… 부모·교사·후배들까지 모여 힘찬 응원

헤드라인 뉴스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꿀잼대전’으로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꿀잼대전’으로

한때 '노잼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대전이 전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각종 조사에서 대전의 관광·여행 만족도와 소비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도시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과학도시의 정체성에 문화, 관광, 휴식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대전은 지금 '머물고 싶은 도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2025년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9위를 기록..

대흥동의 `애물단지` 메가시티 건물…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하나
대흥동의 '애물단지' 메가시티 건물…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하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설립을 앞둔 대전 중구 대흥동의 애물단지인 메가시티 건물이 기피시설이란 우려를 해소하고 새롭게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미래 첨단 산업 및 도시재생과의 연계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를 만나 대전 중구 대흥동에 인공지능 산업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메가시티 건물은 2008년 건설사의 부도로 공사가..

축구특별시 대전에서 2년 6개월만에 A매치 열린다
축구특별시 대전에서 2년 6개월만에 A매치 열린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14일 오후 8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볼리비아의 친선경기가 개최된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한 준비 과정에서 열리는 중요한 평가전으로, 남미의 강호 볼리비아를 상대로 대표팀의 전력을 점검하는 무대다. 대전시는 이번 경기를 통해 '축구특별시 대전'의 명성을 전국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전에서 A매치가 열리는 것은 2년 5개월 만의 일이다. 2023년 6월 엘살바도르전에 3만9823명이 입장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 ‘선배님들 수능 대박’ ‘선배님들 수능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