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민간인학살 다룬 다큐멘터리 시사회…영국서 세미나 연다

  • 정치/행정
  • 세종

대전 민간인학살 다룬 다큐멘터리 시사회…영국서 세미나 연다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18일 대전서 첫 상영
시민들이 제작비 1200만원 모아 풀뿌리 첫 다큐
29일 영국 런던대SOAS서 유족 증언 세미나도

  • 승인 2018-05-20 08:19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temp_1526686176637.-421146311
시민들의 제작비 모금으로 제작된 대전 민간인학살 다큐멘터리가 국내와 영국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한국전쟁 시 대전에서 자행된 민간인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시민들의 성금으로 제작돼 한국을 넘어 영국에서도 시사회를 갖는다.

대안미디어그룹 '아는 것이 힘이다' 정진호 PD가 연출하고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임재근 교육연구팀장이 기획한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 18일 처음 공개됐다.

이날 롯데시네마 대전 둔산관에서는 대전 골령골 민간인학살 사건 유가족과 다큐멘터리 제작에 성금을 낸 시민들이 모여 함께 시사회를 가졌다.

대전 골령골 민간인 학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경찰과 군인에 의해 대전형무소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이 동구 산내 뒷산에서 법적 절차 없이 처형된 사건이다.



여순사건과 제주4·3사건, 그리고 정치사상범과 징역 10년형 이상 일반사범을 포함해 전쟁 중 서울을 비롯한 경인지구 형무소에서 풀려났다가 다시 검거된 재소자, 다른 형무소에서 대전형무소로 이감된 충남지역 보도연맹원 등 최소 1700여 명 많게는 7000여 명 이상이 대전에서 군과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고 매장됐다.

때문에 대전 산내 골령골은 단일지역 최대 규모의 민간인 희생자가 만들어졌다는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관람석
18일 롯데시마에 대전둔산지점에서 첫 시사회가 열렸다.
시민들이 1200만원의 기금을 모아 제작된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도 대전 골령골의 골짜기 전체가 민간인 학살의 암매장지가 되었고 지금까지 유해가 수습되지 않은 무덤임을 표현한 상징이다

이날 상영된 다큐멘터리는 국가폭력으로 인해 희생당한 민간인들의 이야기와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영상으로 녹여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던 부모가 폭력을 앞세운 국가기관에 의해 구속되고 임의로 처형되는 아픔을 겪은 유가족들의 증언이 오롯이 담겼다.

제작진은 공주 학살사건의 목격자인 이종구(87) 옹부터 제주에서 대전 골령골까지 끌려와 희생된 아버지를 그리는 양성홍(71)씨, 학살된 아버지의 부재를 인정할 수 없어 편지 같은 일기장을 써왔다는 전숙자(70·여)씨까지 현대사의 아픔을 담아냈다.

또 민간인 학살사건을 연구한 성공회대 한홍구·강성현 교수의 인터뷰에서 당시 미군이 작성한 보고문서를 통해 국가폭력과 미군이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유가족
18일 시사회에서 민간인학살 유가족이 다큐를 관람하고 있다.
숨겨진 역사를 지역에서 처음 언론에 공개한 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와 유해발굴에 앞장서는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의 경험담도 다큐멘터리 관람에 소소한 감동을 더했다.

27살 나이에 대전형무소 특별경비대원으로서 수형자를 처형 현장으로 끌고 가는 호송책임자였던 아버지를 대신해 아들 이진훈씨가 증언해 다큐의 극적인 메시지를 만들어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은 해외에서도 초청을 받아 영국 런던대학교 SOAS(동양·아프리카대)의 주선으로 5월 29일 현지에서 영어자막 시사회와 세미나가 열린다.

영국시사회에는 희생자 유족 두 명이 동행해 민간인 학살 증언이 있을 예정으로 민간인학살 사건을 유가족이 직접 해외에 알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이다!'는 6월 4일부터 SNS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일반에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제작진
시사회를 마친 제작진 모습. 데이비드 밀러 박사, 임재근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팀장, 정진호 PD, 노재준 촬영감독, 노원록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사무처장.(사진 왼쪽부터)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세종시, 전국 최고 안전도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