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55. 꼰대에 대한 함의(含意) 단상

  • 문화
  • 뉴스 스나이퍼

[뉴스 스나이퍼 sniper] 55. 꼰대에 대한 함의(含意) 단상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06-1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글이다. 이 시를 새삼 톺아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제는 한 줄의 댓글로 마음에 큰 생채기를 입었다. 모 시민기자 단체카톡방이 근저였다. 필자가 저서 홍보를 과도하게 했다는 의미인지 하여간 "불편하니 책 광고 좀 그만하라."는 노골적 댓글이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올렸던 글과 사진을 모조리 삭제했다. 너무도 힘들게 출간한 저서(著書)였다. 때문에 몇 번 언급한 것이었거늘 그게 맘에 안 든다고 모두가 보고 있는 단톡방에 버젓이 항의의 글을 올리다니…….

차라리 개인적 문자로 그와 연관된 얘길 했더라면 그렇게까지 마음에 상처는 안 받았을 것이었다. 사족이겠지만 저서를 출간한 작가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건 자신의 글을 출간해 준 출판사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이며 예의인 까닭이다.

마음에 큰 상처가 나자 불현듯 '이제 나도 꼰대의 반열에 든 것일까?'라는 자문자답의 늪에 함몰되는 느낌까지 해일로 다가왔다. 아무튼 그 댓글은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시에서의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는 대목을 동무 삼게 만드는 단초를 제공했다.

남북이 분단되는 바람에 언제부턴가 '동무'라는 호칭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는 '늘 친하게 어울리는 사람'이란 의미의 고운 우리말이다. '어떤 일을 짝이 되어 함께 하는 사람'이란 뜻까지 지니고 있기에 실은 자주 쓰고 볼 일이다.

6월 4일자 조선일보 '윤희영의 News English' 칼럼에 "한국에서 '꼰대'란 무엇인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정의하길 '거들먹거리는 나이 든 사람'이라고 했단다.

또한 '아랫사람이 커피를 갖다 주지 않으면 짜증이 난다'에 이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에겐 보복을 가한다'는 부분까지 추가됐다. 한데 이는 과연 사실일까? 이와 연관된 글을 잠시 더 살펴본다.

= "어원이 불확실한 현대어(modern word of uncertain origin)인 '꼰대'는 아랫사람들의 절대적 복종을 바라는(expect unquestioning obedience) 나이 든 남성을 주로 지칭한다. 이들은 남을 비난하는 데는 잽싸면서(be quick to criticize others) 자기 잘못은 결코 인정하지(admit his own mistake) 않는다.(retaliate against them)." =

시민기자로 입문할 당시, 필자의 나이는 불과(?) 40대 중반이었다. 따라서 그때는 중간(中間)에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필자도 모르는 사이에 그만 '꼰대'의 반열에 올랐다. 기자는 자아도취적 직장 상사, 고압적인 아저씨, 부패한 정치인도 대표적 꼰대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세월호 사고 당시 선원 대부분은 도망가고 그대로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따랐던 학생 304명은 몰사하면서 불거진 맹종(blind obedience)의 위험성도 꼰대 거부감을 부추겼다고 첨언했다.

떠올리기는 싫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 달아나지 않고 학생들을 구하다 목숨까지 잃은 선장과 선원들이었더라면 그들은 분명 우뚝한 영웅(英雄=hero)이 돼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기자의 지적처럼 '꼰대 정신'에 함몰되는 바람에 그 영광의 직위(職位)마저 뿌리치는 우(愚)를 범했다.

어쨌거나 댓글로 입은 상심(傷心)의 상쇄(相殺)는 다른 작가 모임 단톡방에서 이뤄졌다. 사실대로 이실직고했더니 위로와 격려의 댓글이 빠른 피드백(feedback)으로 양산(量産)되어 도착했다.

"남이 잘 되는 걸 못 견뎌 하는 사람이라며 치부하고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는 변함없이 홍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지금 시간은 새벽 2시.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다.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는 정호승 시인의 주장처럼 이 글을 마치는 대로 밖에 나갈 참이다. 비를 맞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 자칫 생성되었을 수도 있는 그릇된 '꼰대 정신'을 시원한 빗줄기에 모두 씻어내고자 한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속보>대전 갈마동 타이어업체서 화재
  2. 세종 스마트시티 2100세대 분양 초읽기…11월 견본주택 오픈
  3. 대덕대 야구부 창단 4년만에 프로선수 배출
  4. 국방부, 대전 문화동 부지 '전면 매각' 추진…터전 잃을 위기 화훼단지
  5. 대전 용두동2구역, 분양가 이견에 사업 표류… 이자 눈덩이
  1. 글로벌 바이오기업 머크, 대전에 4300억 원 생산거점 구축
  2. [중도일보 독자권익위원회] "골목상권 살릴 소비촉진, 지역언론이 이끌어주길"
  3. 국립한밭대 동문 윤통섭 비전세미콘 회장, 발전기금 1억원 기부
  4. 대전 둔산신협, 서구 월평2·3동 저소득계층 위한 겨울이불 전달
  5. 국산 밀·콩, 학교급식 타고 식탁으로… 세종 나성중서 소비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머크, 대전 추가투자 가능성 시사… 지역경제 동반성장은 과제로

머크, 대전 추가투자 가능성 시사… 지역경제 동반성장은 과제로

머크(Merck)가 대전 생산센터 준공을 계기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전 바이오산업의 확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AIST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연구시설 확충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대전이 머크의 아시아·태평양 생산거점을 넘어 연구개발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열린 머크 대전 생산센터 준공식에서 머크 독일 본사와 독일 정부 관계자들은 대전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규모 생산시설 건립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외국인투자지역 입주에 따..

대전 갈마동 타이어 판매점 화재 진화완료…2~3층 창고에서 발생 추정돼
대전 갈마동 타이어 판매점 화재 진화완료…2~3층 창고에서 발생 추정돼

30일 오전 10시 2분께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타이어 판매점에서 발생한 화재가 4시간 31분 만인 오후 2시 33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짙은 연기와 거센 불길이 치솟으면서 화재발생 직후부터 150건 이상의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으며, 대전소방본부는 대전시와 산림청 헬기 2대와 소방장비 98대, 인력 238명을 투입해 화재 진압과 방수 작업을 벌였다.소방당국은 최초 신고 18분 만인 오전 10시 20분께 관할 소방서의 모든 소방력을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현장 주변에서는 교통 통제와 주민 대피도 진행됐다.타이어판매점..

`대전 예수` 와이스, 한화 돌아올까… 독수리 군단 마운드 재건 변수로
'대전 예수' 와이스, 한화 돌아올까… 독수리 군단 마운드 재건 변수로

한화이글스의 가을을 뜨겁게 달궜던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가 다시 독수리 군단의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재도전에 나섰던 와이스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풀리면서 한화 복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와이스에게 걸려 있던 2027시즌 500만 달러 규모의 구단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지급하면서 와이스는 새로운 소속팀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와이스에게 올해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시즌이었다. 지난해 한화에서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