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69. 당신의 휴가지는 어디입니까?

  • 문화
  • 뉴스 스나이퍼

[뉴스 스나이퍼 sniper] 69. 당신의 휴가지는 어디입니까?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07-1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초등학교 동창회 단톡방에 공지가 올라왔다. 오는 8월 11일 천안시 북면의 물가로 휴가 및 피서를 가자는 내용이었다. 얼른 달력을 살폈다. '와, 어쩜 그렇게 안 도와주는 거니!'

그날도 야근이었다. 그렇다면 불참하든가 대근(代勤)의 방법으로 참석하는 방법 밖에 없다. 대근에는 당연히 돈이 든다. 하지만 동창회에선 그런 것을 전혀 감안해 주지 않는다. 그럼 어찌 해야 할까?

친구와 술을 꽤 좋아하는 특유의 스타일인 까닭에 아무래도 후자에 무게가 더 쏠린다. 휴가는 통상 7월 중순부터 8월초에 집중된다. 휴가(休暇)는 직장과 학교·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을 뜻한다.

사외보 [WITH LH]의 7월호에 '반갑다 여름아, 남은 일은 휴가 뒤에 부탁해~'라는 앙케이트(enquete) 글이 실렸다. 그럼 어떤 내용이 실렸는지 살펴본다.



"휴가 계획 세울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이란 질문에는 휴가기간이 34.72%, 여행 경비가 27.38%, 휴가계 낼 타이밍 26%, 같이 갈 사람 11.9%로 응답했다.

"여름휴가로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는?"이란 질문이 이어졌다. 그림 같은 유럽이 40.99%, 풀빌라가 있는 동남아 30.85%, 시간이 허락된다면 미주 20.86%, 가깝고 경제적인 일본 7.3%의 순으로 게재되었다.

그렇지만 작금 발발한 일본의 '수출 규제'라는 핫이슈로 말미암아 일본행 관광객은 뚜렷하게 감소 추세로 치환될 게 뻔하다. 아무튼 해외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뭘까?

마음에 드는 숙소 선정 37.27%, 여행하기 좋은 날씨 36.68%. 입맛에 맞는 음식 18.12%, 현지에서의 의사소통(언어) 7.93%로 나왔다. '여름휴가에 딱 좋은 국내 여행지는?'이 다음 질문이었다.

딴 세상 같은 제주도 41.28%, 교통체증 없는 호캉스 32.62%, 알려지지 않은 지방 소도시 18.41%, 백사장과 먹거리가 있는 부산 7.68%가 뒤를 이었다. 참고로 '호캉스족(hotel vacance族)'은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끝으로 "여름휴가는 며칠이 가장 좋을까?"가 또 다른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5일 이내가 38.93%, 1주일이 37.46%, 3일 이내 12.88%, '길수록 좋다'는 10.73%를 기록했다.

여름휴가가 짧은 우리 한국인에 반해 유럽은 휴가기간이 한 달 이상이나 되는 국가가 많다고 들었다. 부럽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한 달 이상 휴가를 갈 수 있는 직장은 과연 있을까?

단언컨대 직장에서 내 책상이 빠질까 두려워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게 현실일 터다. 올해 필자는 환갑을 맞는다. 그러나 아내가 건강이 안 좋은 바람에 해외여행은 진작 포기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제주도로의 여행 도모 역시 버린 지 오래다.

다만 충남 보령의 섬이든가 부산, 아니면 여수 등의 바다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싱싱한 해산물에 소주 두어 병 마시고 날갯짓 하는 갈매기를 따라 마음이나마 바다 건너로 훌쩍 떠나고픈 게 욕심이라면 욕심이다.

남들 다 간다는 회갑 해외여행도, 제주도조차 갈 수 없는 '처량한' 신세이고 보니 그렇다면? 답은 이미 도출되었다. 어려서 한 번 가본 적이 있는 곳이 바로 북면의 계곡이다. 따라서 얼추 50년 만에 다시 찾는 맛은 정말로 쏠쏠할 듯 싶다.

더욱이 그 휴가지(休暇地)로의 동행자들은 모두 고향 초등학교의 살가운 '죽마고우'에 다름 아니던가. 음악을 하는 친구도 온다고 했으니 술을 한 잔 마신 다음엔 나훈아의 <남자의 인생>을 신청하여 부르고 볼 일이다.

"어둑어둑 해질 무렵 집으로 가는 길에 / 빌딩 사이 지는 노을 가슴을 짠하게 하네 / 광화문 사거리서 봉천동까지 전철 두 번 갈아 타고 / 지친 하루 눈은 감고 귀는 반 뜨고 졸면서 집에 간다 / 아버지란 그 이름은 그 이름은 남자의 인생~"

김연자 밤열차
한데 술은 한 잔 술이 서운한 법이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한곡 더! 이번엔 김연자의 <밤 열차>다.

"뜨거운 눈물 흘려야하는 사랑 / 빈 가슴 부여잡고 차창에 기대어 / 밤 이슬 내리는 창 밖을 보며 / 아쉬움에 자꾸만 뒤돌아보는데 / 기적소리 울음소리 나를 나를 나를 울리네 / 이제 가면 못 볼 사랑 보고플 사랑 / 다시 오면 안 됩니까 말을 해 줘요 / 밤 열차는 미련 없이 떠나가는데~"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수능 앞 간절한 기도
  1.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2.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3. 공장·연구소·데이터센터 화재에 대전 핵심자산 '흔들'… 3년간 피해액 2178억원
  4.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5. 대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 1만 6131명… 교육청 "수험생 유의사항 필독해야"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