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윤민호의 '연상의 여인'

  • 문화
  • 문화/출판

[나의 노래] 윤민호의 '연상의 여인'

  • 승인 2019-12-02 10:37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1145590808
게티이미지 제공
대학 1학년 첫 축제. 처음 맞는 대학 축제여서 궁금하고 재미났다. 우리 과 동기 몇 명과 그때 처음 단체 미팅이란 걸 했다. 어느 학교 남자들이었는지는 생각이 안 나는데 어설프고 설익은 만남이었다. 나를 비롯 내 친구들도 다 촌스럽기 짝이 없었다. 숫기도 없는 고만고만한 여대생들이 과 친구의 주선으로 미팅이란 걸 했는데 밥도 안 먹고 차도 안 마시고 바로 축제장으로 가서 가수들 노래를 들으며 수줍게 멀뚱히 앉아 있었다. 이선희가 'J'를 열창하면 우리는 말도 안하고 박수만 쳤다. 우리 미팅 남녀들은 그냥 앞만 바라보고 별 얘기도 없었다. 이런 게 미팅인가? 그러다 사회자가 노래를 불렀다. 사회자가 사회도 보고, 노래도 하고 참 희한했다. 노래는 '연상의 여인'. 사회자가 열창을 하는데 대학 축제장에서 저런 노래를 부르나 싶었다. 트로트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장르를 섞은 듯한 노래인데 하여간 열창을 하는 사회자가 가상했다.

올 가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이 노래를 다시 들었다. 가수는 윤민호. 처음 봤다. 나이가 꽤 들었다. 대학 축제 생각이 나 유튜브로 다시 들었다. 첫 음반으로 노래였다. 와~ 이 가수 노래 정말 잘한다~. 정말이지 윤민호라는 가수가 이렇게 노래를 잘해? 고음으로 뻗어올라가는 대목이 압권이었다. '사랑했던 여인 연상의 여인~'. 높은 음과 낮은 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나훈아가 부른 '연상의 여인'도 들었는데 깔끔하지 않았다. 축축 늘어지고 꺾는 창법이 윤민호의 '연상의 여인'을 따라가지 못했다. 윤민호는 명불허전이다. 지금이야 연상연하 커플이 워낙 많아 새로울 게 없지만 1980년대 만해도 연상연하 커플이 드물어 연상의 여인에 대한 남자들의 로망이 있었던 듯 하다. 오래된 창고에서 진품을 발견한 듯한 노래 윤민호의 '연상의 여인'.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4.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5.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1.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2.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3.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4. [부고]김창세 세무사 빙모상
  5. 대청호 조류경보 발생 139일만에 전부 해제

헤드라인 뉴스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도간) 통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가 사실상 전폭 지원사격을 약속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