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학산업진흥원 업무중복 '역할 논란'

  • 정치/행정
  • 대전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업무중복 '역할 논란'

대전시, 행안부 협의 완료...다음달 시의회에 조례 상정예정
기존 출자.출연기관과 업무 중복 우려. 차별성 제시돼야
일각에서는 자리늘리기 수단 악용 우려도

  • 승인 2020-02-13 17:41
  • 신문게재 2020-02-14 2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대전시청2
지역 과학기술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R&D 전담기관인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 설립 전부터 역할론 논란에 휩싸였다.

기존 출자·출연기관과 업무가 중복 되는데다 대덕특구 내 출연연이 대부분 국가 기관으로 감독이나 재정 권한이 없는 지자체 기관의 한계가 분명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시는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에 의거 '대전과학산업진흥원(DISTEP·이하 진흥원)' 지방 출연기관 설립에 대해 행정안전부 협의를 완료하고, 그 결과를 지난 11일 공고했다. 시는 지난해 운영심의위 심의와 행안부 협의(조건부 의결)를 거쳤다. 관련 조례는 올 3월 시의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시는 올 10월 대덕테크비즈센터 내에 진흥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진흥원 조직은 원장을 포함해 총 25명 규모(4개팀)다. 자본금은 출연금 1억원이며 운영비로 운영 첫해 32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진흥원은 대전 과학기술 및 신산업육성 전략·정책수립 연구, 미래기술 수요예축·지역 R&D 투자계획 수립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진흥원 설립을 앞두고 시청 안밖에서 역할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매년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투입해야 하는 출연기관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역할과 성과가 필요하다. 진흥원은 그동안 과학 분야 업무를 수행해온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대전경제통상진흥원과 업무가 중복될 수 있다. 시 사정이 밝은 한 인사는 "마케팅공사가 매년하던 과학축제인 '사이언스페스티벌'을 진흥원에서 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까지 나왔다"면서 "진흥원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 사업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면 진흥원 설립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행안부 의결 조건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했다. 기존 출연기관인 대전테크노파크의 기능을 보강하는 경우와 재단(진흥원)을 신설하는 경우의 장·단점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시 출자·출연 유사 기관 간의 기능 조정을 요청했다. 재단(진흥원)이 수행하고자 하는 사업을 보다 구체화하고, 각 사업별 차별성을 명확하게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시는 이 부분에 대한 자료를 보충해 행안부와 협의를 마무리했지만, 행안부가 우려 목소리를 낸 것이다. 대덕특구 내 출연연이 국가 R&D수행기관이라 이들과 어떻게 연계할지도 고민거리다.

일각에서는 향후 진흥원 조직 구성원이 자치단체장의 자리 늘리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허태정 대전시장 취임 후 진흥원을 비롯해 청년내일재단, 인생이모작재단 등 출자·출연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설립 이후 없애기가 쉽지 않은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과학기술 및 신산업육성에 중요성이 커지면서 서울과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 과학 전문 기관을 운영 중"이라면서 "대전도 지역에 맞는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 수립이나 국가 공모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울공항 인근 도심 상공 전투기 곡예비행... 안전불감증 도마
  2. <속보>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별세
  3. 옛 파출소·지구대 빈건물 수년씩… 대전 한복판 중부경찰서도 방치되나
  4. 차기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화 시작? 5명 한 자리에
  5. AI 시대 모두가 행복한 대전교육 위해선? 맹수석 교수 이끄는 미래교육혁신포럼 성료
  1. [기고] 전화로 모텔 투숙을 강요하면 100% 보이스피싱!
  2. 충남도 "해양생태공원·수소도시로 태안 발전 견인"
  3. ['충'분히 '남'다른 충남 직업계고] 논산여자상업고 글로벌 인재 육성 비결… '학과 특성화·맞춤형 실무교육'
  4. 충남교육청 "장애학생 취업 지원 강화"… 취업지원관 대상 연수
  5. 포스트시즌 준비하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헤드라인 뉴스


텅 빈 옛 파출소·지구대… 수년째 방치돼 ‘도심 흉물’

텅 빈 옛 파출소·지구대… 수년째 방치돼 ‘도심 흉물’

대전 도시철도 판암역 인근 길가에 빈집처럼 방치된 2층짜리 건물은 한때 경찰이 상주하던 파출소였다. 순찰차가 수시로 오가고 경찰이 이곳을 거점으로 판암동 일대 치안을 살폈다. 판암파출소는 2020년 3월 약 2㎞ 떨어진 곳에 새 건물을 지어 이전했고, 기존 건물은 5년째 빈 상태로 남아 있다. 경찰 조직 개편으로 대전에서 파출소와 지구대를 폐지·통합하는 과정에서 남은 청사들이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공실로 남아 있다. 공공청사가 단순 매각 대상으로 처리되면서 장기간 흉물로 전락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옛 중부경찰서마저..

코스피 종가 기준 최고가 경신... 3657.28에 장 마감
코스피 종가 기준 최고가 경신... 3657.28에 장 마감

미중 무역갈등 재격화 우려 속에서도 상승 출발, 3600선을 재탈환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코스피가 종가 기준 최고가마저 경신했다. 1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95.47포인트(2.68%) 오른 3657.28로 거래를 종료했다. 지수는 18.83포인트(0.53%) 오른 3580.64로 개장한 이후 꾸준히 고점을 높여갔고, 장 막판 한때 3659.91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날에도 장 중 한때 3646.77까지 상승, 직전 장중 최고치(3617.86·10월 10일)를 갈아치웠으나 이후 급락해 3561.81로 장을..

`한국의 루스벨트`…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별세
'한국의 루스벨트'…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별세

'한국의 루스벨트'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이 15일 별세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중, 충남고, 충남대를 졸업했다.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24기)를 수료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17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한 후 21대까지 내리 5선을 지냈다. 유성은 물론 대전, 나아가 충청발전을 위해 힘썼고, '법의 정의'를 지키고 소외계층과 사회적약자를 위한 지원에도 앞장섰다. 2023년 12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이듬해 1월 국민의힘에 입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

  • 포스트시즌 준비하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포스트시즌 준비하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 굿잡 일자리박람회 성료…취업열기 ‘후끈’ 굿잡 일자리박람회 성료…취업열기 ‘후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