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여자] 숲- 최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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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여자] 숲- 최정례

  • 승인 2020-03-24 17:17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나


숲

최정례





한 나무에게 가는 길은

다른 나무에게도 이르게 하니?

마침내

모든 아름다운 나무에 닿게도 하니?



한 나무의 아름다움은

다른 나무의 아름다움과 너무 비슷해



처음도 없고 끝도 없고



푸른 흔들림

너는 잠시 누구의 그림자니?







두터운 소나무 기둥을 안는다. 악어 껍질 같은 나무 표피가 얼굴을 긁는다. 가만히 귀를 댄다. 파도 소린가, 숨소린가. 아니면 혈관을 흐르는 피의 흐름인가. 바람이 쏴아 분다. 어느덧 나도 나무인 듯 했다. 나무는 어쩌면 이토록 아름다울까. 나도 나무이고 싶다. 어둠과 폐허는 어디 갔지? 흔들거리는 초록 뿐이다. 초록의 바다, 심연의 창공을 가르는 새의 날갯짓이 아득하게 멀어져 간다. '마침내 모든 아름다움 나무에 닿게도 하니?'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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