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지면으로 만나는 미술관… 김정헌부터 송병집까지

  • 문화
  • 공연/전시

[전시] 지면으로 만나는 미술관… 김정헌부터 송병집까지

  • 승인 2020-03-26 08:02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 갈증이 계속되는 가운데 독자들을 위해 지면으로 만나는 미술관을 준비했다. 지역작가들이 전시를 속속 열고 있지만, 관람객을 받을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진행 중이거나 혹은 폐막한 전시의 작품을 모아봤다. <편집자 주>

▲IBS Art in Science 과학자의 눈-관찰과 상상 /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 / 4월 29일까지

기초과학연구원 과학자들만이 향유 했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대중과 공유하기 위한 특별한 전시다. 아트인사이언스는 IBS 연구자들이 연구 과정에서 포착한 순간을 온전히, 혹은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창조한 작품들이다.

뇌 위의 모닥불
뇌 위의 모닥불
뇌 위의 모닥불(IBS 혈관연구단)이라는 작품이다. 쥐의 뇌막을 고해상도로 관찰하기 위해, 뇌막 림프관의 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형광 염색을 했다. 혈관은 초록색으로, 뇌막림프관과 대식세포는 붉은색으로 표현했다. 림프관은 힘차고 활발하게 뻗고 있고, 대식세포들은 혈관 주위를 움직이며 병원균의 침입을 감시하고 있다. '활활 타고 있는 모닥불'의 모습은 우리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뇌막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암시한다.



소리붓으로그린그림
소리 붓으로 그린 그림
소리 붓으로 그린 그림(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은 선명한 파란색 염료 분자의 산화 반응을 소리로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실험 과정에서 찍은 사진이다. 스피커의 소리는 접시 안에 물결 패턴을 만들고, 이러한 물결은 공기 중 산소를 용해 시키고, 용액 안의 염료 분자와의 섞임을 조절한다. 모양이 다른 그릇 위에 주파수 생성기, 스피커 등의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2019 신소장품전 '현대미술의 채도' / 대전시립미술관 / 4월 5일까지

말목장터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 아직도 서있는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 아직도 서있는(김정헌) 이 그림은 1980년대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새로운 예술에 대한 이념을 가장 주체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 아직도 서 있는…'은 가로 3m 세로 2m가 넘는 대형 걸개그림으로,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전에 출품한 한국 민중미술의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고가의 정담
고가의 정담
고가(古家)의 정담(情談)(임립)은 임립 작가가 제29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수상한 작품으로, 두텁게 덧바른 물감 위에 나이프와 천을 사용하여 긁고 닦아내고 선을 긋는 작업을 반복해 완성됐다. 차분히 가라앉은 형상들은 정겨운 고향 정취가 흠씬 묻어나는 작가의 초기 작품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송병집 개인전 / 화니갤러리 / 전시 종료

송병집 메타리얼리티
송병집 - Meta Reality -The Birth of Venus, 130.3 x 130.3cm, Mixed Media on canvas, 2020
현대사회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현상과 가치는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변형되어 실재를 넘어선 또 다른 메타리얼리티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송병집의 작업에서 접근법은 선택되고 채집된 이미지를 연산작업을 통해 시각화하고 다시 전자매체를 통해 화면 위에서 유영하는 이미지를 찾고 조율한다.

대상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표현을 리얼리티라고 한다면 메타리얼리티는 리얼리티가 가지고 있는 진실과 인식의 문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들어낸다.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스스로의 시간이 더해져 타자가 느끼는 미래적 시간의 관계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용덕 개인전 / 이공갤러리 / 전시 종료

퍼즐일구오 2020-15-1
퍼즐일구오 2020-15-1
퍼즐일구오 2020-100 162x130
퍼즐일구오 2020-100 162x130
퍼즐일구오의 연작 시리즈 모티프는 어린시절 돌을 주어 날라 가족들과 힘을 모아 지은 집이다. 작가는 고유한 시간인 '기억'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퍼즐일구오 연작은 한옥을 다양한 각도에서 그리면서 화면 가득 채우고 있다. 마을 전체를 표현한 것으로 유년 시절에 보았던 집과 동네를 유화물감 혹은 혼합 재료를 사용해 두툼하게 올리며 기억의 층들을 한층 더 깊이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류정선 개인전 / 이공갤러리 / 전시 종료

작가는 우리가 느끼는 일상의 감정 중 8할은 좋지도 나쁘지도 괴롭지도 않은 회색감정에 포함되지 않을까 고민한다.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방치된 감정을 짚어보고자 했다. 돌이 구를수록 둥글어지듯이 어른들은 감정표현에서도 무뎌지거나 좀처럼 잘 드러내지 않는다. 반대로 아이들의 동화는 언제나 헤피엔딩이다. 이상과 일상이 함께할 때 비로소 어른이 되었음을 느낀다는 작가의 말이다.

밝은 세상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72.7cm_2018
밝은 세상Ⅰ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72.7×72.7cm_2018
새는 의지를 갖고 날기를 멈추고 내려앉았다.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질 만큼 강한 햇살이 눈부시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시각을 잃었으니 물리적인 촉각에 의지해야 한다. 날개는 퇴화하고 다리는 더 발달할 것이다. 걸어 다니는 새를 새라고 할 수 있을까.

밝은세상Ⅱ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9
밝은세상Ⅱ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9
밤 10시쯤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다. 가득 쌓인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띠리리릭. 띠리리릭. 규칙적인 리듬으로 알람이 울렸다. 일상을 깨우는 낯설음이었다. 일상을 파고드는 생경한 느낌. 그것을 이미지화하여 그려내고 싶었다. 주로 이질적이거나 상반되는 것들이 부딪힐 때 그 경계, 간격, 틈새가 드러남을 느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울공항 인근 도심 상공 전투기 곡예비행... 안전불감증 도마
  2. 옛 파출소·지구대 빈건물 수년씩… 대전 한복판 중부경찰서도 방치되나
  3. <속보>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별세
  4. 차기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화 시작? 5명 한 자리에
  5. AI 시대 모두가 행복한 대전교육 위해선? 맹수석 교수 이끄는 미래교육혁신포럼 성료
  1. [기고] 전화로 모텔 투숙을 강요하면 100% 보이스피싱!
  2. 충남도 "해양생태공원·수소도시로 태안 발전 견인"
  3. ['충'분히 '남'다른 충남 직업계고] 논산여자상업고 글로벌 인재 육성 비결… '학과 특성화·맞춤형 실무교육'
  4. 충남교육청 "장애학생 취업 지원 강화"… 취업지원관 대상 연수
  5. 포스트시즌 준비하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헤드라인 뉴스


납세자 늘어도 세무서 3곳뿐… 대전시 세정 인프라 태부족

납세자 늘어도 세무서 3곳뿐… 대전시 세정 인프라 태부족

대전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납세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세무서가 3곳에 불과해 세무서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전시의 2024년도 주요 세목별 신고인원은 2019년 대비 부가가치세 17.9%, 종합소득세 51.9%, 법인세는 33.9% 증가했다. 또 대전의 2023년도 지역내총생산(GRDP)은 54조원으로, 전년 대비 3.6% 성장해 전국 17대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납세 인원 역시 2019..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가치 재확인… 개방 확대는 숙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가치 재확인… 개방 확대는 숙제

조선시대 순성놀이 콘셉트로 대국민 개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3.6km)'. 2016년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주·야간 개방 확대로 올라가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의 주·야간 개방 확대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주간 개방은 '국가 1급 보안 시설 vs 시민 중심의 적극 행정' 가치 충돌을 거쳐 2019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제한적 개방의 한계는 분명하다. 평일과 주말 기준 6동~2동까지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전국 대학 실험실 발생 사고 매년 200건 이상…4월 사고 집중 경향
전국 대학 실험실 발생 사고 매년 200건 이상…4월 사고 집중 경향

최근 3년간 대학 내 실험실에서 발생한 사고로 매년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갑)이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최근 3년간 전국 대학 연구실 사고로 총 607명의 부상자와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대학 내 실험실 사고로 지급된 공제급여는 총 8억 5285만 원에 달한다. 특히 4월에 매년 사고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2023년 4월에 33명, 2024년 4월에 32명, 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

  • 포스트시즌 준비하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포스트시즌 준비하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 굿잡 일자리박람회 성료…취업열기 ‘후끈’ 굿잡 일자리박람회 성료…취업열기 ‘후끈’